본문 바로가기

#두목139

[암살: Assassination] 역사의 진실만큼 집중되지 못한다. 일제치하에서 독립을 위한 독립군의 활약상을 다룬 이야기는 유영식 감독의 아나키스트(2000)를 비롯 그동안 심심치 않게 등장한 화두다. 비운의 시대, 이데올로기의 아픔을 그리면서도 민족적 봉기나 거대한 항전을 다루는 영화는 보지 못한 것같다. 역시 독립군의 처절한 투쟁을 매국노 "암살"이라는 비밀 결사대의 제한적인 작전으로 보여주다 보니 인물 중심적 이야기가 되버린 느낌이 많다. 거기에 하나의 임무에 여러 캐릭터가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보니 강렬하지 않고 밋밋한 느낌이다. 플롯 자체가 하나의 작전에 비밀리에 사람들이 모이고 내부에 배신자가 생기고 결국 조직은 와해되는 스토리는 감독의 전작인 도둑들이나 전우치 등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좀 다른 이유는 역사에 대한 사실 혹은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 2015. 10. 10.
[션사인 러브: Sunshine Love] 지금 당장이 찌질하다고 해서 모두 비루한 인생은 아니다. 는 지금 당장이 찌질하다고 해서 모두 비루한 인생은 아니므로 청춘은 어디까지나 진행형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당장의 목표가 공무원으로 신림동 고시촌에서 10년째 머무르는 길호(오정세)는 그 많던 꿈들을 결국 "나는 공무원이다"라는 다짐으로 귀결시키고 현실 역시 그 자리에 머무른다. 달호와 마찬가지로 고시촌에서 머무르는 군상들 역시 공부는 뒷전이고 만화와 무협으로 현실을 도피한다. 이들은 닿을 수 없는 이상향처럼 상상 속에 조차 공무원이라는 설정이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을 토로하고 있다. 결국 화려한 도심 빌딩 위로 달리는 은하철도 999에 자신들을 태우고 현실에서 탈출 하려한다. 영화는 시험에 족족 떨어지며 "쓸모없는 인생"으로 스스로 낙인 찍는 청춘들에 대한 답답함을 대변한다. "돈도 없고, 집.. 2015. 10. 9.
[인문/글쓰기] 글쓰기는 주제다: 남영신의 주제 중심 글쓰기 수업 개인적으로 책을 읽는 것과는 별개로 글을 쓴다는 것 자체에 재미를 느낀다. 물론 영화나 그 밖에 것들에 대해서도 말이다. 오롯이 내 개인적인 생각들로 느낀 것들을 정리한다는 것이 즐겁다. 그러다 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글쓰기에 관련된 여러 책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읽은 책들은 막연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 책은 교과서 같다는 느낌이다. "왜? 글을 쓰려는가?"에 대한 질문이나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는가?"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글을 쓰는 방법론적인 내용이랄까. 는 제목처럼 "주제"와 "주제화"에 대한 관점을 중심으로 글쓰기를 설명한다. 틀을 갖춘 글쓰기를 경험해보지 못한 내가 읽기에 앞부분에 설명하고 있는 이론적인 부분은 좀 딱딱하고 어렵다. 하지만 "주제"를 정하고 그로부터 "주제화.. 2015. 10. 7.
[문학/과학/인문] 과학, 인문으로 탐구하다: 융합과 통섭의 지식 콘서트 5 또 하나의 흥미로운 책을 읽었다. 21세기는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들 하면서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것이 "융합"인데 어렵고 복잡하다고 느끼는 과학이 인문과 어떤 연관성을 지닐까 하는 호기심으로 읽게 된 책이다. 한국문학사에서 융합을 주제로 지식 콘서트 시리즈를 펴냈는데 그 중 다섯 번째로 라는 책이다. 사실 과학이라고 하면 수학과 버금가게 딱딱하고 어려운 학문으로 여겨지는데 이런 고정관념을 확 바꿔버렸다. 이 책은 단순히 과학에 대한 지식을 설파하는 책이 아니라 과학에 얽힌 철학, 문학, 미술, 음악, 화학 등 거의 모든 학문에 대한 연관성을 쉽게 이야기한다. 또한 과학과 다른 학문이 만나 융합적 관계를 지닐 때 새로운 혁신이 만들어 진다는 설명은 꽤나 흥미롭다. 특히 갈릴레오를 비롯한 역사 .. 2015. 10. 5.
[뮨: 달의 요정 :: le gardien de la lune Mune]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한 영화 추석 맞이 대작이 쏟아지는 사이에 홍보조차 안된 애니메이션 한편이 눈에 띄었다. 프랑스 애니메이션이라기에 보지도 않고 바로 예매를 해버렸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미국 애니메이션으로 대변되는 디즈니나 드림웍스, 픽사는 가족애에 편중되거나 뮤지컬 형식이고 일본 제패메이션이야 워낙 장르나 스토리 자체가 광범위 해서 딱히 특징지을 수는 없지만 지브리 스튜디오나 도에이 동화, 매드 하우스 등의 판타지는 말 그대로 끝장난다. 이런 프랑스 애니메이션의 특징 지을 수 있는 것은 색감이다. 말 그대로 환상적인 색감. 너무 아름답다. 역시 눈을 호강시키는 아름다운 영상미를 보여준다. 원령공주의 사슴신,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움직이는 성,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의 거신병이나 오무가 모티브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어.. 2015. 10. 4.
[포커스: Focus] 반전을 위한 반전은 집중되지 않는다. 오랜만에 윌 스미스의 매력적인 영화를 봤다. 나이가 꽤 들었음에도 여전한 그의 울퉁불퉁한 복근이 부럽다. 영화 는 단어에 대한 사전적 의미에 충실한 영화다. 사전적 의미를 보면 "초점을 맞추다" 혹은 "익숙해지다"라는 뜻이다. 영화는 매력적인 니키(윌 스미스)와 제시(마고 로비)를 전면에 내세워 프로젝트식의 사기, 소매치기 집단의 활약상(?)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소매치기의 정석을 이야기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주머니 속 지갑을 한번쯤 만져보게 하는 효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게다가 천재적인 니키의 사기에 대한 철학과 절제를 보여주며 관객들로 하여금 범죄에 동참하게 만든다. 그리고 니키의 다음 작업을 기대하게 만드는 효과까지 불러일으킨다. ​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어떤 여인이 등장하면서 녀석이 달라졌어"라.. 2015.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