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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

[암살: Assassination] 역사의 진실만큼 집중되지 못한다.

by 두목의진심 2015.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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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치하에서 독립을 위한 독립군의 활약상을 다룬 이야기는 유영식 감독의 아나키스트(2000)를 비롯 그동안 심심치 않게 등장한 화두다. 비운의 시대, 이데올로기의 아픔을 그리면서도 민족적 봉기나 거대한 항전을 다루는 영화는 보지 못한 것같다. <암살> 역시 독립군의 처절한 투쟁을 매국노 "암살"이라는 비밀 결사대의 제한적인 작전으로 보여주다 보니 인물 중심적 이야기가 되버린 느낌이 많다. 거기에 하나의 임무에 여러 캐릭터가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보니 강렬하지 않고 밋밋한 느낌이다.


플롯 자체가 하나의 작전에 비밀리에 사람들이 모이고 내부에 배신자가 생기고 결국 조직은 와해되는 스토리는 감독의 전작인 도둑들이나 전우치 등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암살>이 좀 다른 이유는 역사에 대한 사실 혹은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첨가한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보인다. 독립군의 비밀 작전을 관객이 함께 호흡하기에는 속도감이나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아쉬움들은 결국 여러 대사들로 소회하고 있는데 조선 독립의 회의적인 하와이 피스톨(하정우)의 "매국노 몇명 죽인다고 독립이 되나?", 안옥윤(전지현)의 "알려줘야지, 계속 싸우고 있다고"나 독립군에서 어쩔 수 없는 배신자로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변절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염석진(이정재)의 마지막 자조적 외침이 이유가 될 수 있을까. "몰랐지. 독립이 될지 몰랐지!" 어쨌거나 누구는 민족의 독립을, 누군가는 생존을, 누군가는 돈을, 또 누군가는 매국노로 살 수 밖에 없었던 시대의 아픔이 조명된 영화다.


혹 사견일지 모르지만 하와이 피스톨에 건네진 미쯔코의 청첩장 봉투와 마지막 김구가 받는 마지막 독립군 자금이라는 봉투와 같다는 점을 보면 이 영화의 백미는 마지막 장면에 변절자를 처단하는 통쾌함을 주는 게 아니라 시종일관 매국노였던 강인국(이경영)이 결국은 알려지지 않은 독립군 자금을 대던 인물이었다는 점이 어쩌면 시대의 아픔을 역설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일제의 개로 살면서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독립군 자본을 대고 그 독립군의 총에 죽어야 하는.

 


암살 (2015)

Assassination 
8.6
감독
최동훈
출연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오달수, 조진웅
정보
액션, 드라마 | 한국 | 139 분 | 2015-07-22
글쓴이 평점  

 

 

 

 


글 : 두목

이미지 : 구글 영화 "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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