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는 미국 내 인종 갈등에 관한 영화이면서 소수자에 대한 지독한 편견과 불평등을 고발한다. 그러면서 사회적 약자의 시선에서 사회적 부조리를 담담히 바라본다. 영화는 엄마도 가정부였고 그 엄마도 가정부였으니 자신도 가정부가 될거라고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에이블린(바이올라 데이비스)은 자신은 노예라는 인터뷰로 시작한다.
영화는 흑인에 대한 가혹한 고문이나 폭력같은 장면은 없지만 기득권을 가진 백인에 의해 운명지어지는 흑인들의 삶이 그 어떤 폭력보다도 가혹하다고 느껴진다. 병균을 옮긴다며 화장실의 변기를 사용할 수 없게 법안을 만들려는 아주 밉상인 힐리(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를 통해 지독한 차별과 불평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반면 백인이지만 흑인 가정부들의 이야기를 알리려는 스키터(엠마 스톤)는 조용히 흑인 가정부들의 용기를 되찾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조력의 모습을, 힐리에게 왕따를 당하는 셀리아(제시카 차스테인)와 가정부 미니(옥타비아 스펜서)의 유대를 통해 불가능 할 것 같았던 인종차별의 벽을 허문다는 희망을 이야기 한다.
영화는 유년시절을 키워준 엄마와도 같은 가정부들에게 성년이 되면서 군림하는 계급의 모순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단순히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차별과 시대의 부조리를 넘어 그들의 "삶"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만든다. 그저 눈물샘을 자극해 공감을 끌어내는 게 아니라 마음을 울리는 영화다. 에이블린이 힐리에게 "지치지도 않나요?"라고 한 후 길을 따라 묵묵히 그러면서 화면 끝까지 걸어가는 마지막 장면은 한참을 먹먹하게 만든다.
글 : 두목
이미지 : 구글 영화 "The He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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