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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259

[모가디슈] 끝까지 쫄깃한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 지명인지 불란서 와인 이름인지 제목조차 생소한 이 영화의 흥분 포인트는 무엇이었을까 복기해 본다. 1990년임에도 시대 상황이 의아할 정도로 생소했다. 이때 UN에 가입도 못했다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림픽의 열기가 뜨거웠던 1988년 그 해, 난 고3이었다. 물론 4월과 5월이면 최루탄 꽃이 피어나긴 했어도 그래도 올림픽을 무사히 치러내며 세계화를 뜨겁게 외쳤던 때라 아프리카 대륙의 생소한 나라의 지지를 받아야만 했다는 사실이, 그것도 북한보다 한참 뒤처진 정치 상황이 웃프기까지 했다. 영화는 남한의 UN 가입이라는 절체절명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보여준다. 한반도가 아닌 제3의 땅에서조차 남한과 북한이라는 이념의 갈등과 긴장을 소말리아의 내전이 동족 간의 비극을 차용해 보여준다. 그러.. 2021. 10. 19.
[21-031/프리 가이] 버그가 바꾸는 세상 하루에 갇힌 가이(라이언 레이놀즈), 아침에 눈 뜨면 물고기에게 인사를 하고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커피를 마시며 은행으로 출근해서 바닥에 엎드리고 얻어 맞고 밟히는 일상이 반복되는 모습은 어딘가 와 닮았다. 만들어진 세상, 프리 시티를 벗어 날 수 없는 인생. 가이나 투루먼이나 웃으며 일어날 정도로 자신의 세상을 좋아하는 것까지 닮았다. 그리고 탈출하는 것까지. 프리 시티에 사는 가이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막연하게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상형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어느 날, 절친 버디(릴 렐 하우어리)에게 막 털어놓는 순간 눈앞에 나타난 밀리(조디 코머)를 따라가다 기차에 치이고 다시 일상이 반복된다. 가이는 상상 속에만 있던 이상형이 현실에 나타나자 일상의 변화를 시도한다. 매일 마시던 아메리.. 2021. 10. 2.
[더 길티] 새롭다 그리고 소름 돋는다. 1999년 미국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기초로 제작된 이 영화는 구스타프 몰러 감독 데뷔작이기도 한 덴마크 영화로 넷플릭스에서 제이크 질렌할을 내세워 리메이크했다. 원작을 보지 않아 비교할 순 없지만 , 가 연상됐다. 큼지막한 눈을 가진 그의 죄책감이나 불안하고 두려움에 휩싸인 감정 연기는 보면 볼수록 빠져들게 된다. 근무 중 사고로 경질되어 긴급신고센터에서 근무하는 조(제이크 질렌할)는 재판을 앞두고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동료에게도 날카롭게 반응한다. 퇴근을 앞둔 시간 걸려온 전화를 응대하다 납치 사건이라 직감하고 다급하게 긴급 구조 요청을 하며 시간을 끈다. 목적지와 인적 사항을 알아내기 위해 애쓰는 조와는 달리 구조는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조는 불법적인 방법까지 동원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옳.. 2021. 10. 1.
[싱크홀] 재난은 웃음 거리가 아니다 도심 한 복판 느닷없는 싱크홀로 빌라 한 동이 통째로 쑥 꺼져버린다는 있을 법한 소재로 시작된 영화 은 애초에 재난을 웃음 코드로 재해석하는 게 무리였을지도 모른다는 질문을 남긴 건 아닐까? 변두리이긴 하지만 11년만에 서울로 입성한 동원(김성균)은 부추기는 김대리(이광수) 탓에 뿌듯함을 주체하지 못하고 집들이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이사 첫날부터 껄끄러운 관계가 된 만수(차승원)는 우연찮게 대리운전 때문에 합석하게 되고 만취가 된 이들이 있는 빌라가 폭우로 느닷없이 꺼져버린 싱크홀로 빠진다. 영화의 중심은 분명 재난인데 이 재난에 빠져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영화를 재난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건 아닌가 싶다. 이사 첫날 맞닥뜨리는 만수와 동원의 위 아랫집의 갈등은 억지스럽고, 체육관 사범에 사진사, 대리 .. 2021. 9. 20.
[스틸 워터] 정의가 진실은 아니다 아직 개봉 전 영화로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출연 배우나 영화를 기다리고 계신 분이라면 읽지 마세요. 2007년 이탈리아 유학 중 룸메이트 살인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아만다 녹스 사건을 모티프로 제작된 영화로 낯선 도시의 이방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로 인한 고립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과연 정의는 무엇인가를 묻는다. 석유 시추공으로 일하는 빌(맷 데이먼)은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자 정리 해고당하고 일자리를 찾는 와중 유학 중 살인 누명을 쓰고 수감되어 있는 딸 앨리슨(아비게일 브레스인)의 면회를 위해 프랑스 마르세이유로 날아간다. 앨리슨은 무죄를 주장하며 면회 중 빌에게 은밀히 쪽지를 건네고 빌은 딸의 당부대로 변호인을 찾아 답변을 듣는다. 부정적인 변호인의 태도에 뭔가 석연치 않다고 느끼고 우연히 알게 된.. 2021. 9. 12.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꽃은 지더라도 화려함은 남는 세상에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좋아하는 책, 영화, 음악, 전시, 신발 게다가 표현하는 말투까지. 뭐 많을 수도 있겠지 그런데 그런 사람을 연인으로 만날 확률은? 이런 판타지 같은 청춘 멜로인 를 봤다. 오글거린다기보다 보는 내내 간질간질거렸다. 수줍어 어쩔 줄 모르는 무기(스다 마사키)와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좋아하는 키누(아리무라 카스미)의 우연처럼 만들어진 사랑의 시간이 조마조마하고 달달해서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예매한 미이라 전시회를 놓치고 각자 무료한 모임에 참석한 무기와 키누는 막차를 놓칠새라 죽기살기로 내달리다 우연히 부딪힌다. 결국 막차를 놓친 둘은 밤새 수다를 떨면서 서로가 너무 잘맞는다는 묘한 감정에 휩싸이고 무기의 집에서 다시 밤을 지새운다. 서로에게 빠져들.. 2021. 9.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