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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낭독리뷰] 시드 마이어 : 컴퓨터 게임과 함께한 인생 나는 인터넷 게임을 하지 않는다. 핸드폰 게임도 마찬가지다. 과거 한 15년 전쯤에는 콘솔 게임인 엑스박스를 잠시 했다. 그것도 다양한 게임이 아니라 위닝 11 정도만 하는 정도였다. 아, 그보다 좀 더 전에 스타크래프트를 잠시 하기도 했군! 불을 내뿜는 마린이란! 게임은 그다지 내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일하면서 거의 매일 밤 철야를 해야 할 때 시간 때우기 정도였고, 애니메이션 업계를 때려치운 백수의 시기에 무료함을 달래준 게 위닝 11 정도였다. 난 가만히 엉덩이 붙이고 혼자 키보드나 조이스틱을 두드리는 것보다 밖에서 어슬렁거리는 걸 즐겼다. 다치고 전혀 활동적이지 못하게 된 지금은 밖에서 배회하는 걸 극도로 꺼리기는 하지만 게임보다는 책 읽는 것이 백만 스물 한배 정도는 좋다. .. 2021. 7. 27.
[인문/낭독리뷰] 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 - ADHD, 아스퍼거 등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를 위한 부모 가이드 이 책은 미국 양육활동가이자 작가로 발달장애인인 자신의 아이와 보다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부모들과 함께 틸트 페어런팅(TiLT Parenting)을 설립,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실천적 양육법을 전파하는 데보라 레버의 양육 에세이다. 장애인복지관에 있다 보면 저자가 말하는 '다른' 아이가 많다 보니 그렇지 않은 아이가 되려 '다른' 아이가 된다. 이 책은 이처럼 다른 것에 대한 기준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언제쯤이면 타인에게 우리 아이가 다르다고 설명하면서 머리를 조아리고 무릎을 꿇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올까 싶다. 깊은 한숨부터 내뱉고 읽게 된다. 옮긴이의 말이 책 말미가 아닌 서두에 있는 이유를 알만하다. 어쩜 이리 조목조목 옳은 말만 하는지 울컥하지 않을 .. 2021. 7. 17.
[에세이/낭독리뷰]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 - 가장 예쁜 마음을 가장 예쁘게 담아서 당신에게 몇 장 읽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가슴이 몽글몽글 해지는 지기는 오랜만이다. 신림과 모란을 몇 번이나 오가는 동안 마지막 지하철이라는 방송이 듣고 나서야 헤어질 수 있었던 20년이 훌쩍 지난 기억이 새록 살아난다. 이미 죽어 없어진 연애 세포를 각성시키는 듯하다. 잊고 살았다. 아내의 다정함을. 연애를 시작하고 사람 많기로 소문난 도심 한복판의 놀이공원에서 손에 땀이 차도 내 손을 놓지 않고, 더위를 먹고 기진맥진한 내게 음료를 닦아 건네주고, 최선을 다하지만 언제나 중간밖에 도달하지 못하는 횡단보도를 나보다 한걸음 뒤에 건너고 휠체어에 앉은 내 눈을 맞추려 무릎을 굽혔던 아내의 다정함을 잊고 살았다니 참 미안해진다. 얼굴은커녕 그동안 작가의 글을 접해보지 못했는데 섣불리 여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뭐 .. 2021. 7. 10.
[자기계발/낭독리뷰] 필요가 피로가 되지 않게 - 군더더기 없는 인생을 위한 취사선택의 기술 제목의 라임이 맛깔난다. 필요에 의해 사고, 관계를 계속 늘리는 일들은 결국 우리를 피로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걸 콕 집어 낸 제목이 흥미롭다. 프로까지는 안 되더라도 아마추어 다짐러 정도는 되는 탓에 책상이 점점 손을 델 수 없을 정도가 돼야 정리를 다짐하지만 그것도 정돈이 아닌 수준에서 한쪽으로 쑤셔 넣는 정도라서 이 책은 필요로 한다. 예상했다. 이 시대는 물욕보다 관계욕으로 피로해지는 게 아닐까 했는데 역시나 저자도 물건에 집중하지 않고 시작은 사람 관계의 피로도를 주목한다. 지하철 여성전용칸을 두고 '차별'에 관한 주제로 연결 짓는 내용은 하는 일이 그렇다 보니 장애인 차별과 관련하여 연결된다. 그러면서 역차별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심리도 엿본다. 자신감이란 포장된 일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저자는.. 2021. 7. 8.
[소설/낭독리뷰] 투마이 투마이 그의 산티아고 고행길을 함께 걷는 듯했던 여행 에세이를 읽은 후 독특한 그의 이름을 기억했다. 그리고 꽤나 독특했던 좀비 소설 스노우 글로브에 그의 이름은 각인됐다. 두 번째 소설집이라니 읽기를 망설이지 않았다. 11편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은 '삶의 희망'이라는 제목은 이 시대, 아니 현생은 망했다고 읊조리는 우리 모두가 찾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가슴 벌떡인 것과는 달리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 명확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엉망이 돼버린 인생에 대한 상실이 끝내 회복되지 못하는 것과 투마이가 관계있을까? 이미 귀신이 된 채 같은 구간을 맴돌아야 하는 택시 운전사는 어떻고? 아포피스는 그 열정적 사랑의 불씨를 만들기 위해 지구로 35,000km의 속도로 맹렬하게 돌진하는 걸까? 지구의 종말을 예측하면서.. 2021. 7. 4.
[소설] 우나의 고장난 시간 19살. 눈 떠보니 51살이 된 여자의 이야기. 갑작스러운 신체의 변화에 더해 낯선 가이드, 그것도 한참 어린 남자에다 자신보다 팽팽한 엄마의 방문에 혼란스러운 우나를 보면서 기이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가 1년에 한 번씩 시간을 오가는 시간 여행자라면 그것도 판타스틱하지 않을까 싶었다. 눈 떠보니 다시 10대의 정점에 서있을지 모르지 않은가. "어느 누구도 운명을 가지고 장난치면 못 쓰는 거야." 85쪽 그러다 리프 된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녀의 혼란도 짐작되기도 하고 또 그녀가 어릴 때나, 돈 많은 중년으로 돌아온 때나 어쨌든 세상에서 그녀는 관심 밖에 있을 뿐이라는 서글픈 사실이 현타로 느껴지기도 했다. 1991년, 27살의 우나의 리프는 집중되지 않았다. 뭐 몇 해는 그러기도 했지만. 본인 .. 2021. 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