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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낭독리뷰] 나이 드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 적게 벌어도 잘사는 노후 준비의 모든 것 저자의 이력이 생소해 눈길이 갔다. '노후설계사'라니 한국에도 이런 직업이 있나? 하기야 사람이 늙는다는 건 어디나 마찬가질 테니. 중년이 넘어서고 대책 없이 훅 늙어버리면 대략 난감인 걸 뻔히 알면서도 우린 자식들 뒷바라지에 계획 세울 시간이 없다는 게 문제겠지. 여하튼 저자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쉰이 훌쩍 넘은 나는 계획을 세워야 할 때는 분명해 공부하듯 읽는다. 작가의 말에서 자신의 컨설팅 경험뿐만 아니라 여러 논문이나 학술지 같은 전문적인 데이터와 의료 및 법률 전문가의 자문까지 총망라된 노후대비 지침서로 손색이 없다고 자부한다고 적고 있다. 저자의 분류대로라면 나도 '돌봄 퇴직' 시기에 들어선 시기라 첫 장부터 남 얘기 같지 않다. 아직 연세에 비해 정정하신 대다 경제적으로도 넉넉하셔서 본격적으로.. 2021. 9. 1.
[에세이/낭독리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별일 아니었어 가수. 그것도 유명 경연 프로그램에서 상위권 진출자이자 아이돌이지만 미안하게도 낯선 그가 3년간 SNS로 사람들과 소통한 글이라기에 팬심은 없지만 관심이 생겼다. 고민 상담하는 아이돌이라니. 난 케첩보다는 설탕 듬뿍 뿌려진 핫도그가 훠월씬 좋지만 어쨌거나 그가 털어놓는 통통한 핫도그에 얽힌 어릴 적 이야기는 고민 상담소 주인을 할만하다, 싶은 생각의 깊이가 전해진다. 짧은 질문과 더 짧고 쿨한 답이 오간다. 한데 읽다 보면 그 어떤 글보다 더 오래 머물게 된다. 그의 생각에 나의 생각이 얹혀 책장을 쉽게 넘기지 못한다. '나와 잘 맞는다고 좋은 사람이 아니고, 나에게 맞지 않는다고 나쁜 사람도 아닌데 정작 나는 좋은 사람인지'를 묻는 그의 질문이 내내 마음을 긁고 있다. 그도 관계에 지쳐 본 걸까, 라는.. 2021. 8. 22.
[소설/낭독리뷰] 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SF 소설을 읽는다. 게다가 초능력자들의 누아르라니. 표지부터 심상치 않아 정말 냉큼 읽고 싶었던 책이다. "딱 냉장고 온도로 얼어 죽지도 썩어 문 드러 지지도 않는 4도 정도." 37쪽 ​ 정희 아줌마의 말은 딱 4도 정도 되는 온도의 감정이 실렸다, 는 생각이 들 정로 궁서체스러워 그냥 멋졌다. 트렌치코트에 빨간 립스틱에 매니큐어의 조화가 순식간에 그려지지 않아서 살짝 당황스럽긴 하지만(이런 여인네에게 근접해 본 적이 없는지라) 어쨌든 멋지다. 무슨 신비를 간직한 비밀경찰 같지 않은가. ​ 허약하지만 객기에 가까운 지랄 같은 용기스러움을 탑재한 진에게 감취진 히어로급 능력이 있는 건지 읽어 나갈수록 흥미진진해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끝을 보는 건 정말 순삭이다. 근데 .. 2021. 8. 21.
[자기계발/낭독리뷰] 제갈량의 지혜를 읽어야 할 때 난세에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띠지를 보다 '지금이 난세인가?' 싶다가 팬데믹이니 4차 산업혁명이니 뭐다 하는,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난세 중에 난세가 아닐까 싶어 그의 지혜를 얻어 보려 한다. 제갈량의 일화는 끝도 없지만 요 근래 들었던, LG가 가을 야구에 앞서 서건창 선수를 트레이드한 일을 두고 기사 제목으로 읍참마속을 꼽았다. 고사의 결과는 그의 실패한 전략이다. 제갈량은 한 수 앞을 내세워 단도리를 칠만큼 전략을 지시했건만 마속의 경솔한 판단으로 전투에 패한다. 이 일로 아끼는 마속을 울며 참수한 일화가 읍참마속(泣斬馬謖)이다. 그는 믿지 말라던 유비의 충고에도 부하 장수를 믿고 최선의 전략을 지시할 만큼 신의가 두터웠다는 점은 돋보였다. 삼국지를 읽는 듯, 그때의 장수들의 이름을 다시 .. 2021. 8. 19.
[에세이/낭독리뷰] 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다 '자주 마음에 들고 가끔 싫은 게 아니고?'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자존감이란 굴레에서 그다지 자유롭지 못한 나지만 '자주 싫다'라는 제목에 마음이 쓰였다. 작가는 일상에서의 소재로 무심한 듯 느껴질 정도로, 살짝 바스락거린다고 느낄 정도로 기름기를 쏙 빼버린 마음을 담는다. 그렇게 청소기 소리에서 노모의 지친 마음을, 지나는 연인의 다툼에서 사랑의 감정을, 막 유치원에서 나온 모녀의 모습에서 인생을 담는다. 그러다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그의 모습에서 지쳐가는 소리를 내고 있는 내가 보여 울컥해 버렸다. "사랑을 '하다'보다 '빠지다'라고 표현하는 사람. 빠진 깊이만큼 아파본 사람이면 좋겠다." 60쪽 나도 이런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써 낼 줄 아는 마음도. 작가는 보통의 .. 2021. 8. 16.
[에세이/낭독리뷰] 우리는 예쁨 받으려고 태어난 게 아니다 학문적에서 페미니즘과 현실에서 페미니스트, 그 어디에서도 이렇다 할 명함을 내놓기가 어려운 입장에서 그리고 작가의 도 읽지 않은 입장에서 이 책을 손에 들고 있는 이유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딸이 있어서다. 녀석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할까 싶어서다. 작가도 말했다시피 딸도 소녀에서 여성으로 변모하는 중이므로. 된장녀로 시작하는 시원하고도 적확한 지적은 그동안 된장녀의 된장을 손가락 끝조차 묻혀보지 못한 지질한 부류들에게 던지는 조소 같음이리라. 사실은 그 '찐'된장녀들에게는 찍소리도 못했을뿐더러 실은 사귀어 볼 수준도 안 돼서 어깃장 놓는 수준이라는 말에 웃음이 터졌다. 아니 웃펐던가? 나 역시 그런 지질한 족속 중에 하나였을 테니. 내가 한창 학창 시절이었던 때는 공공연히 남자들 로망이 셔터맨이었.. 2021. 8.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