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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자기계발/낭독리뷰] 나이 드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 적게 벌어도 잘사는 노후 준비의 모든 것

by 두목의진심 2021.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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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력이 생소해 눈길이 갔다. '노후설계사'라니 한국에도 이런 직업이 있나? 하기야 사람이 늙는다는 건 어디나 마찬가질 테니. 중년이 넘어서고 대책 없이 훅 늙어버리면 대략 난감인 걸 뻔히 알면서도 우린 자식들 뒷바라지에 계획 세울 시간이 없다는 게 문제겠지. 여하튼 저자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쉰이 훌쩍 넘은 나는 계획을 세워야 할 때는 분명해 공부하듯 읽는다.

 

작가의 말에서 자신의 컨설팅 경험뿐만 아니라 여러 논문이나 학술지 같은 전문적인 데이터와 의료 및 법률 전문가의 자문까지 총망라된 노후대비 지침서로 손색이 없다고 자부한다고 적고 있다.

 

저자의 분류대로라면 나도 '돌봄 퇴직' 시기에 들어선 시기라 첫 장부터 남 얘기 같지 않다. 아직 연세에 비해 정정하신 대다 경제적으로도 넉넉하셔서 본격적으로 부모 돌봄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근래 들어 건강이나 집안일을 소소하게 챙겨드리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예방 차원이라지만 탐탁지 않아 하시는데도 꾸준히 설득해 치매검사를 받으시는 모습을 보면서 내심 이게 부모님을 위한 일인지 나를 위한 일인지 몰라 뭐 하는 건지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인구 고령화가 심각하다'라고 발표만 할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국가 시스템이 존재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동력을 제공한 국민을 돌봐야 하는 책무는 당연 국가에 있다. 유교 사상을 부추겨 자식의 효 나 부모 봉양은 당연하다는 프레임으로 가족 돌봄으로 떠넘기는 건 옳지 못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간병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24쪽

 

아주 현실적인 지적들이 이어진다. 간단히 시설 입소를 선택하면 되는 게 아니냐, 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시설 비용이 감당하기 쉬운 것도 아닌 데다 자녀 돌봄을 동시에 해야 하므로 경제적 부담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 가정 돌봄을 하다 하다 안 되면 입소를 선택하는데 저자는 그 사이 돌봄 우울증을 경험하거나 높은 비용으로 가정이 붕괴될 수도 있음을 지적한다.

 

또한 상속문제 역시 비슷한 시기에 경험할 수 있는 문제로 관심 있게 볼 수밖에 없는데 위험도 체크리스트를 제공해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게 한다. 충격적인 것도 있는데 56세(난 4년 남았다!)에 황혼 이혼 당할 걸 걱정해야 하다니 정말 사는 게 사는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전체적인 내용은 일본 상황을 기반으로 설명되지만 연금 설명이나 그밖에 여러 지표에 대한 내용은 국내 상황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니 내용을 심각하면서도 꼼꼼하게 읽게 된다. 은퇴 후 백세 시대에 맞춘 단순 노후 생활 설계가 아니라 연금이나 질병, 가족이나 사회적 관계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노후 준비가 왜 필요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연령은 72세다. 은퇴 후 오롯이 부부끼리 이제 좀 편히 살아 볼까, 했더니 자녀의 귀환이 이루어진다니. 그것도 은둔형 외토리라는 복병의 귀환은 분명 쉽지 않겠다, 라는 생각에 뜨끔했다. 그러고 보면 나 역시 결혼하고 떼돈을 벌어 보겠다고 창업했다가 쫄딱 말아 먹고 부모님께 얹혀살던 시기가 있었는데 당시 부모님의 고충을 헤아리지 못했던 게 생각나 가슴이 따끔거렸다.

 

이 책은 단순히 노후의 삶은 사회 변화와 질병 등으로 예측 불가능하고 한살이라도 어릴 때 준비해야 하니 미래의 삶을 현재의 삶으로 땡겨와 노후 대비하는 걸로 메꿔야 비참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 살다가 설령 그런 당혹스러운 노년의 시기를 맞닥뜨릴 수 있음을 가정하고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는 정보제공자의 역할을 자처한다. 그래서 50세부터 101세까지의 상황과 데이터에 근거해 일어날 수 있는 변수들을 제시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짧지만 알찬 솔루션을 제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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