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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에세이/낭독리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별일 아니었어

by 두목의진심 2021.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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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그것도 유명 경연 프로그램에서 상위권 진출자이자 아이돌이지만 미안하게도 낯선 그가 3년간 SNS로 사람들과 소통한 글이라기에 팬심은 없지만 관심이 생겼다. 고민 상담하는 아이돌이라니.

 

난 케첩보다는 설탕 듬뿍 뿌려진 핫도그가 훠월씬 좋지만 어쨌거나 그가 털어놓는 통통한 핫도그에 얽힌 어릴 적 이야기는 고민 상담소 주인을 할만하다, 싶은 생각의 깊이가 전해진다.

 

짧은 질문과 더 짧고 쿨한 답이 오간다. 한데 읽다 보면 그 어떤 글보다 더 오래 머물게 된다. 그의 생각에 나의 생각이 얹혀 책장을 쉽게 넘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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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잘 맞는다고 좋은 사람이 아니고, 나에게 맞지 않는다고 나쁜 사람도 아닌데 정작 나는 좋은 사람인지'를 묻는 그의 질문이 내내 마음을 긁고 있다. 그도 관계에 지쳐 본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쳐 본 사람은 안다. 어느 순간 오롯이 내 맘 편한 이들이 '좋은' 사람처럼 여겨지고 그게 지나면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모든 관계에 무심해지는 순간이 있다. 외로움도 견뎌 내야 할 미션쯤으로 무시하게 되는 순간, 내가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도 관계 없어지는 순간. 어쩌면 그가 나와 같을지도.

 

"천천히 힘 빼고 다시!" 41쪽

 

이 책은 치킨 고르는 것부터 망한 머리에 퇴사 욕망, 무기력에 우울까지 누군가 보기엔 가볍지만 본인에겐 결코 가볍지 않은 인생 고민의 향연이 펼쳐진다. 관계, 꿈, 진로, 행복, 사랑에 대한 짧지만 강렬하게 반짝이는 지혜가 담겼다. 진지한 고민에는 세상 진지한 마음을, 장난처럼 가벼운 질문은 재치 있게 돌려 까는데 미소가 절로 난다.

 

 

누구나 한 번쯤 깊은 수렁에 빠졌다고 생각할 때가 있지 않을까. 만약 지금이 그때라면 이 책이 위로와 힘을 슬며시 밀어 주는 것 같을지 모른다. 그리고 더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팬과의 소통으로 그저 뻔한 소리에 공허한 위로만 하는 게 아니라 지친 마음을 다잡고 진짜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게 중요하단 '찐'한 공감을 준다는 데 있다.

 

 

근데 가만히 읽어보니 별일이 되더라. 오늘 마음이 지쳤다면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그가 위로를 전할 테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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