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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에세이/낭독리뷰] 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다

by 두목의진심 2021.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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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마음에 들고 가끔 싫은 게 아니고?'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자존감이란 굴레에서 그다지 자유롭지 못한 나지만 '자주 싫다'라는 제목에 마음이 쓰였다.

 

작가는 일상에서의 소재로 무심한 듯 느껴질 정도로, 살짝 바스락거린다고 느낄 정도로 기름기를 쏙 빼버린 마음을 담는다. 그렇게 청소기 소리에서 노모의 지친 마음을, 지나는 연인의 다툼에서 사랑의 감정을, 막 유치원에서 나온 모녀의 모습에서 인생을 담는다. 그러다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그의 모습에서 지쳐가는 소리를 내고 있는 내가 보여 울컥해 버렸다.

 

"사랑을 '하다'보다 '빠지다'라고 표현하는 사람. 빠진 깊이만큼 아파본 사람이면 좋겠다." 60쪽

 

나도 이런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써 낼 줄 아는 마음도. 작가는 보통의 삶이나 평범한 일상을 추구하는 게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그게 비단 자신의 이야기만이 아닐 것이지 않느냐고 묻는듯하다. 그리고 그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는 우리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알아주자고 다독인다.

 

 

"함께 하는 것은 언제나 흔들린다. 숲을 보기 위해 나무가 흔들리는 것처럼, 나무를 보기 위해 잎이 흔들리는 것처럼. 잘하고 싶은 마음과 잘 살고 싶은 마음도 흔들린다. 먼 곳을 보라고 가까운 지금이 흔들린다." 161쪽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없는 건 아직 떠날 이유를 찾지 못해서일까. 매일 매 순간 어디로든 사라지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만 매번 삼키기만 하는 일들이 한꺼번에 치밀어 올랐다.

 

 

내가 글맛을 무에 알겠냐마는 읽는 내내 감칠맛보다는 담백했다. 일과 사랑, 관계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는데 게으르지 않은 삶에서 조용하면서 온전한 그를 찾아가길 응원하게 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하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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