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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목TV_밑줄34

[에세이/낭독리뷰] 이수의 일기 긴 생머리, 환경, 제주도 그리고 화가. 뭐랄까 TV 화면에서 천방지축 뛰어다니며 어른에게 반말을 찍찍하면서 반색하는 어른들의 반응을 즐기는 듯한 아이를 보면서 "화가는 무슨" 콧방귀를 뀌었다. 그리고 몇 년 후, 깡총해진 머리와 여전히 번잡스럽긴 매한가지이면서도 뭔가 모르게 조금은 의젓해진 모습으로 다시 티브에 등장한 소년을 봤다. 여전히 그림을 그리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선 하나에도 사람을 향한 마음이 담긴 선도 색도 생각도 선명해진 소년의 말에 말문이 막혔던, 아니 창피했다는 게 솔직하겠다. 어쨌거나 그렇게 그림 좀 그리는 천방지축 소년은 생각 깊은 작가로 기억됐다. 이 책은 제목처럼 일기다. 소년의 4년간의 역사에서 일부를 옮겼다. 그리고 일기를 왜 써야 하는지 선언처럼 여는 글로 시작한다. .. 2021. 6. 3.
[비와 당신의 이야기] 기적을 기다리는 영화 "이건 기다림에 관한 이야기다." 대놓고 기다림을 이야기하는 이 영화는 기적을 기다리는 영화다. 90년, 2000년대 초 LP라든지 헌책방, 손편지, 청군, 백군 운동회 등 아날로그의 레트로 감성이 물씬 묻어 나는 장치를 통해 추억을 소환하기도 하고 어딘지 모를 뭉클한 삼각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웃어도 외로워 보이는 영호(강하늘)를 마음에 둔 수진(강소라)은 저돌적으로 마음을 표현하지만 영호는 초등학교 운동회날 엎어져 속상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알아주었던 잠시 스치듯 만났던 소연(원지우)을 잊지 못한다. 그런 영호는 수소문 끝에 소연에게 편지를 쓰고 그 편지는 언니 소연의 병시중을 들고 있는 소희(천우희)에게 전해진다. 병상에 있는 언니에게 신선함을 주고 싶었던 소희는 언니를 대신해 편지를 주고.. 2021. 5. 30.
[자기계발/심리] 때려치우기의 재발견 - 한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해야 할까 공교롭게 '자기중심'의 감정을 다룬 책을 연이어 읽었다. 읽다 보니 이전 책과 내용이 너무 비슷하다 싶어 저자를 확인하니 역시 같은 인물이다. 같은 분야의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내용으로 엮어 낸 저자의 역량이 대단하다 싶다. 이 책의 저자는 심리상담사인 자신의 30년의 상담 경험을 토대로 '자기중심의 심리학'이란 영역을 만들어 냈다고 하면서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데서 오는 자괴감은 개나 줘버리고 자책하지 말 것을 권한다.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족하고 '안 되면 말고'를 가훈으로 내걸었다던 박찬욱 감독의 현명함이 새삼 놀랍다. 그는 30년 상담을 안 해도 알아챈 것이 아닌가. 내용과는 별개일진 모르지만 그냥 넘기자니 계속 머릿속을 맴돌아서 안 되겠다. 아무리 저자의 입장이라도 과거 사.. 2021. 5. 30.
[심리/낭독리뷰] 나는 왜 참으려고만 할까? -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감정 조절 심리학 현시대가 혐오와 분노 시대라서 그럴까? 시작부터 분노라니. 욱하는 순간의 감정이 일상의 리듬을 엉망으로 만든다는 걸 모를 리 없으니 어떤 순간에 분노를 느끼는지 알아채는 것은 중요하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부모와 아이 사이에서 벌어지는 간단한 사례로 설명하는데 딱 내 모습을 들킨 것 같아서 감정 이입된다. 게다가 살다 보면 별것 아닌 일로(사실 별거 아니라는 게 내 입장일지도 모르지만) 죽자 사자 싸우자고 덤비는 사람을 종종 맞닥뜨리는데 그때만큼 기 빨리는 일이 없는데 그런 사람치고 어린 시절의 성장 배경에 분노의 원인이 있다는 말에 이해가 되는 한편, 늘 아빠의 짜증과 야단에 주눅 들어 있는 아들이 걱정됐다. 안 그러려고 해도 특별한 이유도 없이 아이에게 날을 세우는 나 자신이 문제임을 알면서도 잘 고쳐.. 2021.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