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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산티아고 고행길을 함께 걷는 듯했던 여행 에세이를 읽은 후 독특한 그의 이름을 기억했다. 그리고 꽤나 독특했던 좀비 소설 스노우 글로브에 그의 이름은 각인됐다. 두 번째 소설집이라니 읽기를 망설이지 않았다.
11편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은 '삶의 희망'이라는 제목은 이 시대, 아니 현생은 망했다고 읊조리는 우리 모두가 찾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가슴 벌떡인 것과는 달리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
명확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엉망이 돼버린 인생에 대한 상실이 끝내 회복되지 못하는 것과 투마이가 관계있을까? 이미 귀신이 된 채 같은 구간을 맴돌아야 하는 택시 운전사는 어떻고?
아포피스는 그 열정적 사랑의 불씨를 만들기 위해 지구로 35,000km의 속도로 맹렬하게 돌진하는 걸까? 지구의 종말을 예측하면서도 지구를 떠날 수 없는 우리는 그만큼 지구를 사랑하기는 하는 걸까?
삶에 실패와 포기하지 못하는 지질함 들은 욕망으로 뭉쳐져 지하로 숨어든 인간의 군상을 담는다. 소설에는 유독 쥐가 자주 등장한다. 축축하고 습한 지하의 지하에서 먹으면 안 될 것들을 소화해 내는 그들을 포기하지 못한 인간들의 욕망을 표현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몰입하게 된다.
공공연하고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로 애써 감추고 살아가는 우리의 어두운 이면을 희망이라는 삶의 조각에 빛을 더하려 애쓰는 게 아닐까 싶다. 간결하고 가독성 좋은 필력은 쉽게 빠져들게 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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