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37

[인문] 나의 빈틈을 채워주는 교양 콘서트 힐끗 지나치는 제목에 콘서트,라는 단어가 보이길래 음악과 관련된 책인가 했다. 근데 아니다. 교양이라니, 교양에 콘서트라는 단어가 어울릴까, 잠시 생각하다 되겠지, 하며 생각이 깊어지는 게 귀찮아 서둘러 긍정했다. 한데 책장을 덮은 지금은 된다, 는 말이 격하게 나온다. 안 읽었으면 후회할 뻔했다. 나 어릴 땐, 몰라도 아는 척 하면 엄청 맞았다. 손이든 발이든 몽둥이든 그것도 아니라면 말로. 그게 친구든 선생이든 주변 어른이든 그렇게 당했다. 모르면 입 닥쳐 새끼야, 쥐뿔도 모르면서 아는 척은 같은 말들. 린치 수준의 폭력이었다. 그래서 어설피 아는 건 입 닥치고 점잔 빼는 게 중간은 가는 거라는 말은 현실적 생존 비법으로 전수되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책은 민주주의, 페미니즘, 기후 위기, 미래 예측.. 2022. 7. 15.
이야기의 힘 - 이야기가 내 삶을 바꾼다 을 옮긴 것으로 그의 마지막 신작이라는 문구에 끌렸다. 시작부터 강렬하다. 고정 관념, 생각의 관성을 극도로 경계 했던 그가 건네는 짧고도 확실한 메시지. 어쩌면 사회적 동조 효과로 설명할 수 있을지도. 한창 유튜브를 달궜던 영문도 모른체 집단을 따라 하게 되는 병원 대기실 실험으로 보듯, 얼마든지 고정관념이나 편협한 인간이 될 수도 있다는 메시가 아닐는지. 우리가 8마리 원숭이 중 하나가 아니라고 누가 자신할 수 있을까. 한데 바로 뒤이은 허들에서 8마리에서 4마리로, 실험이 아니고 신화일 수도 있고 심지어 실험을 했대도 바나나만 날릴 뿐이라는 이야기로 전개되는 상황이 좀 허무하지만 학생들과의 다양한 문답 통해 여러 이야기를 정리해 주는데 인류학, 과학, 철학 등 방과 후 교실을 통해 보다 자세한 설명.. 2022. 6. 24.
[인문] 생각의 축제 - 미키마우스의 손가락은 몇 개인가? 다른 생각, 다른 삶을 주제로 생각의 축제를 펼친 故 이어령 선생의 강연을 옮겼다. 표지를 보며 '고정관념의 창살'을 몬드리안의 표현했을까 싶었다. "편견과 고정관념의 창살 속에서 자기가 갇힌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무기수들을 해방시켜서 자유로운 초원의 노마드가 되어 맘껏 뛰어놀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겁니다." 9쪽, 책 머리에 상상력을 펼치는 자리, 홍을 'ㅎㅎ'으로 즐거워하거나 얼음이 녹으면 봄이 오는 걸 아는 아이들을 보면서 가슴이 벅찼다. 내게도 주어진 조금의 상상력이 있을까, 기대된다. 회자되는 숫자의 기억인 엄마의 별사탕은 좁은 집에서 삼 형제가 복작거리며 살았던 시절을 떠올린다. 그때 나는 어떤 숫자를 세고 있었을까, 어떤 감정이었을까 궁금하다. 선생이 풀어놓는 숫자의 향연에 이리저리 생각이 .. 2022. 4. 23.
[사회과학] 낀대 패싱 - 튀고 싶지만 튀지 못하는 소심한 반항아들 우선 패싱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정치·외교 등의 관계에서 다른 한쪽을 무시 내지 투명인간 취급당하는 것(나무위키)의 의미다. 낀대가 무시나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다는 것일까. 공정과 정의 사이에 꼈다, 라는 저자의 세대 구분으로 보자면 낀대는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짬뽕된 세대다. 한데 1970년 생인 내 정체성은 586세대에 가깝다. 붉은 머리에 선글라스를 눈이 아닌 머리에 쓰고 "조크든요"를 외치는 X세대도 탐탁지 않은 속마음과는 다르게 X세대나 신세대에 끼지 못할까 슬쩍 발을 담갔던 진짜 낀대라서 흥미롭다. 시리즈를 소환할 만큼 단순한 세대론의 문화콘텐츠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시작부터 정치 이야기다. 정치 얘긴 가족 간에도 하지 않는 나로선 탐탁지 않지만, 20대에 청년들의 전폭적인 지지.. 2022. 4. 14.
[사회학] 공정하다는 착각 내 생각엔 마이클 샌델은 이 시대 가장 가려운 부분을 참지 않고 박박 긁게 만드는 이슈메이커다. 그가 던진 정의가 그랬고, 이번 공정 역시 그렇다. 그의 '공정'에 대한 첫 화두가 '대입'이다. 공교롭게 딸아이의 입시를 2년 치르면서 느낀 제도의 불합리가 되살아 났다. 개인이 발휘하는 성적보다는 '운'이 작동하는 원서의 개수를 보면서 돈이 없으면 지원도 못해 보는 시스템을 우려하게 된다. 물론 성적이 좋은 누군가 상향 대학으로 빠진 자리를 물려받는 '운'에 기대지 않을 정도의 성적자라면 입시 제도가 어찌 됐든 상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제공받은 고액의 학원이나 고액 과외 같은 지원은 아무나 받는 '혜택'은 아니다. 아무튼 어쩌면 공정에 대해 논하는데 입시만큼 좋은 소재는 없겠다 싶다. 스스.. 2022. 4. 12.
[사회과학] 나는 인공지능을 변호한다 - 메타버스를 건너 디지털 대전환까지 우리 삶을 지배할 인공지능과 공존하면서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썼다, 는데 나는 기계가 내 삶을 지배하길 바라지도 않고 굳이 맛있게 먹던 삼겹살 불판을 바꿔 가면서까지 한우로 입맛을 고급 지게 하는 것도 귀찮은 부류라서 저자의 프롤로그가 살짝 입맛에 맞지 않아서 나갈까 싶지만 근처에 더 입맛 돋게 하는 집도 없어 이왕 들어앉은 김에 저자의 바람처럼 불판을 바꿔보기로 한다. 인공지능의 퍼셉트론은 인간의 뉴런이고, 퍼셉트론은 인간의 시각과 뇌의 기능을 모델로 한 학습기계며, 퍼셉트론은 입력된 정보를 빠르고 쉽게 계산하는데 이것이 딥러닝이다, 라고 저자는 간단하게 묘사하는데 이리 간단한 묘사가 가져오는 실제 현상은 왠지 두려움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신경망을 닮고, 딥러닝으로 엄청난.. 2022.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