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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사회과학] 나는 인공지능을 변호한다 - 메타버스를 건너 디지털 대전환까지

by 두목의진심 2022.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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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을 지배할 인공지능과 공존하면서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썼다, 는데 나는 기계가 내 삶을 지배하길 바라지도 않고 굳이 맛있게 먹던 삼겹살 불판을 바꿔 가면서까지 한우로 입맛을 고급 지게 하는 것도 귀찮은 부류라서 저자의 프롤로그가 살짝 입맛에 맞지 않아서 나갈까 싶지만 근처에 더 입맛 돋게 하는 집도 없어 이왕 들어앉은 김에 저자의 바람처럼 불판을 바꿔보기로 한다.

 

인공지능의 퍼셉트론은 인간의 뉴런이고, 퍼셉트론은 인간의 시각과 뇌의 기능을 모델로 한 학습기계며, 퍼셉트론은 입력된 정보를 빠르고 쉽게 계산하는데 이것이 딥러닝이다, 라고 저자는 간단하게 묘사하는데 이리 간단한 묘사가 가져오는 실제 현상은 왠지 두려움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신경망을 닮고, 딥러닝으로 엄청난 양을 학습하고, 순식간에 정리해 결과를 뽑아내는 인공지능을 무조건 믿어야 하는 시기가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시기이고 행복을 제공받는 시기는 아닐는지. 생각이 복잡해진다.

 

"인공지능의 기능이 인간에 가까워질수록 인간과 친밀해지지만, 인간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해지는 순간 섬뜩해진다." 48쪽, 인공지능 시대, 인간의 조건

 

저자는 이런 인공지능을 인간의 생활 방식을 모방하는 존재로서 긍정적 방향의 모색을 이야기한다. 어차피 이제 되돌릴 수 없다면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에서 유익한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연대하고 감시와 견제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얼마 전, 끝난 대선 기간 중 대형 포털들의 뉴스 기사 피드와 관련하여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작동된다는 논란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AI의 알고리즘 작동 방식에 대한 저자의 변호가 인상적이다. 나 역시 기술을 모르니 그럴 수 있겠다, 라는 조작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었다. 한데 역시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을 실감했다.

 

54쪽, 인공지능이 사람을 차별할 때

 

한편, 불평등에 관한 내용 중 현대에는 끼니를 굶는 사람은 없고, 소유와 관계없이 비를 피할 집이 없다, 라고 단언하는 저자의 표현이 꽤 마음 불편했다. 지금 이 시각에도 먹을 물조차 없어 굶어 죽는 사람이 부지기수이고, 집은 고사하고 땅을 파거나 동굴을 찾아야 하는 사람도 헤아릴 수도 없이 많다. 세상은 이렇게 부의 편향이 극단적으로 치닫는 시대임에도 저자는 이런 표현했을까.

 

덧붙여 이런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는 공정사회를 이루는데 걸림돌이 되며 여기에 인공지능이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디지털 격차 해소가 빈부 격차 해소가 될 수 있는 인공지능 시대는 공정과 평등의 신뢰 없이 성장할 수 없다, 라는 저자의 말은 그래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인상적인 문장이 또 있다.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는 대통령이란 자리는 누가 돼도 상관없는, 그저 표만 많이 받으면 된다고 하면서 자질의 문제를 언급한다. 중요한 부분은 짧은 임기에 무엇을 해야 할지를 오래 고민해야 한다, 라고 지적하는데 깜짝 등장해 단기간에 그 자리에 오른 대통령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시작하기도 전에 논란의 중심이 되지 않는가.

 

120쪽, 새 시대를 여는 사람

 

인공지능 시대라는 새로운 시대의 공직 관련한 저자의 의견과는 개인적으로 다른 생각이기도 하지만 행정적 규제나 인재와 관련한 내용은 공감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개인정보보호, 행정 혁신, 인재, ESG와 기업 윤리, 인공지능의 법적 한계와 문제점, 지적재산권, 인공지능 시대 문화예술의 포괄성, 메타버스 및 가상 인간 등 방대한 주제를 담았다.

 

170쪽, 미래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중추신경 손상으로 장애가 있는 나로서는 인공지능을 토대로 노바티스가 추진하고 있다는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에 눈이 번쩍 띄었다. 줄기세포나 신경 치료 같은 이런 의료 분야가 가급적 빨리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또 의료뿐만 아니라 작곡이나 소설, 그림 등 문화예술, 발명 같은 이런 부분에 지식재산권이라는 법적 한계와 글로벌 경쟁력 마련이 시급하다는 저자의 지적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특히 가상 인간에 대한 내용은 거의 실제 사람과 흡사한 아바타들이 TV 광고에 자주 등장하다 보니 더 흥미로웠다.

 

296쪽, 가상 인간의 비애

 

이 책은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에 발맞춰 빅데이터부터 메타버스, 휴먼로이드 등 주목해야 할 내용이 엄청난 분량으로 담겼다. 그래서 단박에 읽기는 어렵다. 하지만 각 주제에 맞는 적절한 사례를 들어 쉽게 설명하고 있어 유익한데 재밌기까지 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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