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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경제경영] 나는 시골에서 비즈니스 한다

by 두목의진심 2022.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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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골에서 살아 남고 싶다, 라는 생각이 간절하다. 몸이 불편하니 귀농은 언감생심이고 그저 아무것도 안 하는 귀촌 정도로 조용히 살고 싶다. 한데 텃세나 마을 정착금 요구나 이장의 횡포까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서 귀촌은 시골에 고향이 없는 도시민 입장에선 참 난감한 일이다. 그런 차에 이 책은 메마른 갈증을 한방에 날려줄 단비와도 같다. 그렇게 귀농과 귀촌의 차이를 실감 나게 배운다.

 

21쪽, 망망대해에 서 있는 기분

 

늘 도시를 떠나고 싶은 내 마음과 어찌 이리도 똑같을까 싶자 울컥함이 치밀어 올랐다. 그리고 '4인 가족의 생활비'는 여전히 내 목에 가시처럼 박혀 있어 시골로 가자!, 라는 폭탄선언은 삼키기만 하는 처지가 서글퍼졌다. 그럼에도 시골로 가자, 가 삶의 로망인지라 책은 정말 술술 읽힌다. 저자 본인이 겪은 경험을 글쓰기 강사였던 필력에 녹여내니 그럴밖에.

 

그래! 결심했어!를 외치기 전에 무얼 준비해야 하는지, 실행에 옮긴다면 무얼 어떻게 배우고 헤쳐 나가야 하는지 생생하게 설명한다. 그 덕분에 막연했던 귀촌 청사진이 그려지기도 한다. 진심을 알아주는 1%의 팬덤을 확보하기까지의 노고에 박수가 절로 난다.

 

"귀찮거나 힘들어서 쉽게 도전하지 않는 부분을 캐치하고 접근할 때 비로소 나만의 가치를 담는 상품이 나온다. 어디에서도 쉽게 구할 수 없는 독특함이 내 상품에 가치를 불어넣는다." 126쪽, 누구나 하지 않는 방법이 돈이 되었다

 

여러 작물을 시험적으로 생산자의 입장에서 애썼던 이야기와 실패를 통해 본격적인 농사(사업)로 양계를 결정하게 된 이야기는 주목할만하다. A4용지 반밖에 안 되는 공간에서 기계처럼 알을 낳는 기존 공장식 사육 방식이 아닌 닭의 생태에 맞게 넓은 공간에서 방목하고 고열량의 인공적 사료가 아니라 직접 건강한 사료를 만들어 판매자가 직접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가치를 담고자 했다는 그의 노력이 결국 빛을 봤다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이 책이 유익한 건 저자의 생생한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데 있지만 더 핵심적인 건 6장에서 소개하는 14가지 팁에 있다. 토지 구입이나 귀농(창업) 자금 규모 파악, 사업자등록과 통신판매업 신고, 진정한 농업인 신분 취득법, 알쓸농혜(알아두면 쓸모있는 농업인 혜택) 20가지, 주민 민원 대처, 블로그나 SNS 활용 등 막연한 도시 탈출을 꿈꾸는 이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조언이지 않을까 한다. 모르면 손해인 알짜 정보다.

 

196쪽, 208쪽, 223쪽, 도시를 떠나기 전 꼭 알아두어야 할 실전 팁!

 

한편, 살짝 아쉬운 부분은 생생한 경험도 좋지만 경험 속 시행착오들이 좀 더 구체적이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욕심이 있다. 주민들의 반대가 왜 일어나는지, 그들의 텃세는 어떤 형태 내지는 어떻게 회유했는지 같은 정착에 도시민이 겪어야 할 뜻밖의 상황이 담겼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러면 책 두께가 백과사전 수준이 되려나?

 

귀농과 귀촌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꽤나 유용한 책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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