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설32

[문학/소설] 달콤한 나의 블루 캐슬 의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소설이라는, 달콤한 스물아홉 살의 성장 로맨스라는 띠지의 문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소설, 은 과 많이 닮았다. 앤과 밸런시가 자신의 인생을 향해 성장해 가는 무대가 섬이고 그녀들은 사실 어두운 과거를 지녔지만, 앤은 빨간 머리와 주근깨로 밸런시는 치켜 올라 간 눈꼬리와 이쁘지 않다는 이유로 놀림당하며 자존감이 떨어져 있지만 사실은 무한 긍정의 성격이 탑재되어 있는 너무 밝은 소녀라는 점이다. 게다가 그녀들은 조용히 지켜봐 주는 멋진 남자가 존재한다. ^^ 사실 소설 속 주인공인 도스, 밸런시의 가족사를 읽다 보니 속이 터진다. 집안 친인척들이 한마을에 모여 살면서 집안 식구들의 특히 밸런시의 거의 모든 것을 간섭하고 통제하려는 태도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상상이 .. 2016. 7. 26.
[문학/소설] 모든 일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 "책을 읽는다고 해서 엄청난 깨달음을 얻게 되거나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책 머리에 이렇게 소회를 밝힌다.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책이 인생을 뒤바꿔 줄 수는 없을지도 드라마틱한 인생을 만들어 줄 수 없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꼭 그렇지 아닐 수도 있다. 이렇게 흥분하고 설레고 빠져드는 책을 만난다면 말이다. 오랜 시간 동안 은퇴의 날을 생각한다. 전망 좋은 바닷가 혹은 꼭 뜨거운 태양이 내리 쏟아져 따뜻한 파란색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바다가 아니더라도 그렇게 세상에 지친 눈을 잠시 쉴 수 있는 풍경이 있는 그런 호젓한 곳이 자리 잡고 온통이 책으로 뒤덮인 그런 커피가 있는 책방을 하고 싶은 소망을 가진 나로서는 이 책이 주는 설렘은 그 무엇보다 크다. 특히 "서점은 로맨틱한 생.. 2016. 7. 2.
[문학/소설] 어쩌다 대가족, 오늘만은 무사히! 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려낸 것뿐 아니라 각 가족 구성원들의 고민과 상황을 들어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시사성도 포함한다. 핵가족 시대의 막을 내리고 팍팍한 현실에 다시 대가족이 되어 가고 있는 현대의 사회상을 잘 꼬집고 있다고나 할까. 더구나 각자의 삶 속에서 "불행" 혹은 "힘겹다"고 느끼지만 실상은 타인의 눈으로 볼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아이러니한 부분도 드러낸다. 행복은 어찌보면 상당히 상대적이다. 은퇴 후 노년의 허허로움을 보여주는 가장 "류타로"와 가부장적인 남편과 치매에 걸린 노모와 가족들의 치다꺼리로 삶이 지쳐가는 "하루코"를 통해 황혼기 노년의 문제를, 전업주부로 지내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불안한 생활에 어쩔 수 없이 친정으로 들어와야만 했던 큰 딸 "이쓰.. 2016. 6. 24.
[문학/소설] 100만 가지 소원 은 영국 작가 브랜던 로브쇼가 펴낸 동화다. 동화답게 기발한 상상력이 동원됐다. 그것도 "소원"을 들어 주는 이야기로. 누구나 한 번쯤 극한 상황에서 예를 들면 꽉 막힌 정체된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응가가 마려워 하느님을 찾는 거 말이다. 그런 거 말고도 "하느님 제발 ~하게 해주세요." 나는 종종 저런 주문 같은 소원을 자주 비는 편이지만 그럴 때마다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책의 주인공 샘은 이제 우리나라 학력으로 치자면 초등학교를 막 벗어난 중학생이다. 새 학년 새 학교 새 교실 새 담임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일들을 겪어야 하는 등교 첫날. 우연히 떨어지는 별똥 별에 소원을 빈다. 한두개도 아닌 100만 개씩이나 말이다. 근데 그걸 또 다 들어 준다. 결국 샘은 200개도 못썼다. 나라면 과연.. 2016. 6. 16.
[문학/소설] 인간실격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엮은 일문학 선집 시리즈 두 번째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인 을 읽었다. 2차 세계대전 후 일본 젊은이들을 매료시키며 '다자이' 열풍을 일으켰다는 그의 최후의 걸작이라고 평을 받은 소설이다. 그런데 나는 뭐랄까 침대 깊숙이 몸이 내리 묻히는 느낌이랄까? 무슨 내용의 책이길래 머리말부터 이토록 암울하게 시작되는 건지 내용이 진심 궁금하다. '진짜 수기.. 일까?'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1인칭 시점의 이 책은 정말이지 묘하다. 한 인간의 심리 묘사뿐만 아니라 그의 행적 아니 기행이라고 하는 게 맞을지 모르지만 여하튼 그의 말도 안 되는 여인들과의 얽힌 행적들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싶을 정도의 사실감을 느끼게 한다. 인간관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적응하고 .. 2016. 6. 12.
[문학/소설] 채식주의자 알지도 못하는 작가가 알지도 못하는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기사가 나오자마자 를 주문했다. 세계 3대 문학상? 맨 부커상? 호기심에 이리저리 검색하다 보니 영화도 만들어져 있다. 이렇게 내 관심 밖에 존재한 무언가에 호기심이 느껴지는 게 얼마 만인가. 빨리 읽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우울하다. 아니 무섭다는 느낌이다. 그녀의 관념적인 부분이 내게도 스밀 것 같이 축축하고 음습한 느낌이 싫다. 프랑스 만화가 잉키 밸랄의 음습한 그림이 떠오르고 김윤아의 몽환적이고 느린 노래가 머리에 떠다닌다. 그런데 놓을 수 없다. 작가의 표현대로 염오(厭惡)적인 느낌이 들 정도로 어두운 내용이지만 몰입도는 굉장하다. 영혜의 말하지 않는 관념이 궁금했고 영혜 언니가 갖는 멈추지 않는 영혜에 대한 집착 혹은 관심이 그러했으며, .. 2016.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