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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255

[인문] 인공지능의 생각 - 세상을 담는 청소년 2 "인공지능이 생각을? 얘는 그저 빠르게 처리한 데이터를 반환하는 거 아녔어?" 라는 생각을 했다. 이게 뭘 모르는 소린가 싶은 생각이 순간 스치니 무식이 탈로 난 듯하다. 반면 저자는 내 이런 맘도 모르고 "인공지능의 발전을 두고 우리가 미래 시대에 살아가야 할 이유와 방법을 찾고자 한다" 라고 기대하게 만든다. 항간에 인공지능이 사람만큼 똑똑해지는 것과 비례해 인간은 일자리를 잃는다, 라는 부정적 의견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오히려 그런 미래를 위해 무엇이든 상상하길 멈추지 말라고 조언한다. 알고리즘, 딥러닝 같은 인공지능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론을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우면서도 친절하게 설명한다. 또 그와 관련된 기술을 둘러싼 윤리적, 법적 문제도 잊지 않고 다루고 있다. 그런 문제에서 인공지능.. 2023. 1. 12.
[인문] 애널로그 생존과 쾌락을 관장하는 놀라운 구멍, 항문 탐사기 항문이란 단어에 탐사기라는 단어가 혹심을 자극하는데다 풍선으로 표현한 재치 넘치는 표지에 살짝 흥분했다. 벌써부터 재미있다. 게다가 딱히 의료계 종사자가 아닌 일러스트레이터의 시선으로 탐사된 항문이라 더 흥미롭다. 민망하고 부끄러워 쉬쉬하는 항문, 이 인체의 중심이고 수정된 후 가장 먼저 만들어지는 기관이라니 왠지 항문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궁금해서 원제를 찾아봤더니 '똥구멍 조약'이다. 근데 왜 출간 제목이 애널로그지? 항문의 기원부터 항문의 존재 이유 등을 재치있고 때론 놀랍고 때론 흥분하게 만드는 갖가지 이야기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아마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는 다 여기에서 똥구멍을 드러내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다양한 종들의 보고다. 읽다 보니 박장대소하면 괄약근을 탄력적으로 만들어 성감.. 2023. 1. 10.
[자기계발]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진실이 때론 거짓보다 위험하다 심리학자의 입장에서 조조를 비롯 영웅호걸들을 나름 홀랑 벗긴 두 번째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가 극심한 혼란 속에서 절체절명의 순간, 살아남기 위해 선택과 결정에 늘 고심했던 조조의 심리를 저자의 통찰로 풀어낸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던 터라 두 번째 이야기도 고민 없이 집어 들었다. 진실이 거짓보다 더 위험하다, 란 이야기는 어떤 의미일까? 시작부터 잘 알지 못했던 예형의 이야기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심리학적, 아니 의료적 관점에서 히스테리성 인격 장애로 분석하는데, 어디서든 튀고 싶고 관심 받으려 하는 걸 정신 장애로 분류하는 건 좀 심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든다. 거기에 제갈량과 비교하며 지나친 자만심은 되려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견해도 보여 준다. 이건 인정! 또 나왔다. 죽일까? 살릴까.. 2023. 1. 9.
[자연과학]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수학의 힘 - 수학은 어떻게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가 수학적 사고, 란 어떻게 하는 걸까? 계산을 할 때 말고도 키스할 때 상대방의 입술의 각도와 입 벌림의 원형적 크기 등등을 해야 하나? 일상 모든 것을 재고 계산해야 부자도 되고 인생도 달라질까, 싶은 생각이 만화처럼 스쳤다. 표지의 표현처럼 '수학적'이라는 단어가 인생 난제를 풀어 줄지 궁금했는데 인생과 알고리즘은 무언가를 설계한다는 면에서 닮았다, 는 추천사가 그럴 수 있겠다고 깨닫는다. 인생은 뭔가를 설계해야 한다는 것을, 근데 나는 막 살아서 삶이 답은 없고 문제만 널렸다는 걸, 아프고 아프다는 걸 덤으로 깨달았다. 중국 베이징 항공우주대학교 교수로 인공지능을 비롯 여러 연구를 하고 있으며, 여러 차례 국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강의와 저술을 활발하게 진행한다는 저자가 수학적 알고리즘을 인생사와 .. 2023. 1. 5.
[에세이] 문장수집가 : No.3 Book Lover 페브릭 소재 양장 표지가 책이라기보다 다이어리 느낌이 짙어 색다르고 고급스럽다. 완전 감각적이다. 문장을 모으는 게 취미라는, 공허와 불안을 위안과 용기로 바꿔주는 단 하나의 문장을 찾는 여행에 동행한다. 그 일은 은밀하고 특별한 유대감을 나누는 일이라서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라 저자의 믿음에 기대본다. 그리고.이 책의 활용법, 괜찮다. 아, 책장을 펼치고 잠시 놀랐다. 문장에 대한 갬성 풍부한 이야기가 줄줄 이어질 줄 알았는데, 에세이? 이게? 에세이라고 해도 될까 싶을 정도의 감각적 타이포그래피 디자인이 펼쳐진다. 그렇게 멋진 문장들이 더 아름다워 졌다. 책과 독서에 관한 주옥같은 문장들이 가득하다. 솔직히 모든 문장이 가슴을 흔드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볍지 않다. 책 사용설명서대로 눈으로 읽.. 2023. 1. 4.
[소설] 허들 형광으로 빛나는 혈관 속을 유영하는 가오리가 눈에 선하다, 라는 말을 옮기려니 정신이 살짝 흐트러진다. 말 피와 플루오레세인을 수혈 받지 못함이 주는 결핍은 그를 예술에서 동질이 아닌 이질로 내몰았을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색이 선명한 소설이 된다. 그리고 '어차피'라는 말이 이렇게 처연해도 될까, 싶었다. 어느 매장의 매니저인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그 매니저가 낮게 읊조렸던 소리는 책 속에서 크게 터져 나왔다. 다들 돈 있는 만큼만 살아 있는 거 아니냐, 라는 그의 술 취한 음색은 귀에 대고 소리치는 아우성만큼이나 속을 헤집는다. 누구나 '어차피' 사는 건 그런 거겠지만 더럽게 아프다. 뭔가 되게 끈적한 죽음 앞에 놓인 유서를 읽은 듯한 은 뭔가를 분명 뛰어 넘어야 할 명분이 있는 거 같은데 어디에 놓인.. 2023. 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