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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인문] 인공지능의 생각 - 세상을 담는 청소년 2

by 두목의진심 2023.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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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생각을? 얘는 그저 빠르게 처리한 데이터를 반환하는 거 아녔어?" 라는 생각을 했다. 이게 뭘 모르는 소린가 싶은 생각이 순간 스치니 무식이 탈로 난 듯하다. 반면 저자는 내 이런 맘도 모르고 "인공지능의 발전을 두고 우리가 미래 시대에 살아가야 할 이유와 방법을 찾고자 한다" 라고 기대하게 만든다.

 

항간에 인공지능이 사람만큼 똑똑해지는 것과 비례해 인간은 일자리를 잃는다, 라는 부정적 의견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오히려 그런 미래를 위해 무엇이든 상상하길 멈추지 말라고 조언한다.

 

알고리즘, 딥러닝 같은 인공지능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론을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우면서도 친절하게 설명한다. 또 그와 관련된 기술을 둘러싼 윤리적, 법적 문제도 잊지 않고 다루고 있다. 그런 문제에서 인공지능의 잘못된 학습이 사회 전반적으로 어떤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짚어 주면서 나름의 해법도 제시한다. 그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의 기계학습 과정은 편향 없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충고하는데 공감하게 된다.

 

읽다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제목을 보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 과연 그런 일이 있을까? 지금은 있을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그럼 그 일을 내가 할 수 있을 때 내 삶이 좀 편해질 텐데 그런 일이 세상 뜨기 전에 가능할까 싶어 씁쓸하다.

 

68쪽,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

 

인간이 예술로 정의하는 부분, 특히 미술은 똑같은 작품이 존재하지 않는대서 오는 희소성을 미드저니나 달리2, 이매진 같은 인공지능 화가가 그린 그림도 그럴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똑같은 프롬프트를 입력해도 느낌 따라 다른 그림을 그릴까? 입력하는 내 기분에 따라? 아님 입력받는 인공지능 기분에 따라?

 

암튼 똑같은 그림만 그려내는 인공지능 화가라면 제품을 찍어내는 인쇄기와 뭐가 다를까 싶기도 하고, 굳이 저작권 문제가 생길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결과가 궁금하긴 하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편견을 학습하고 모방하지만 스스로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다는 설명은 이런저런 윤리적 문제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하기도 하면서 개발자들의 책임감 역시 중요하겠다 싶다. 특히 그런 인공지능에게 윤리를 학습 시켜야 한다는 설명은 되려 윤리를 인지하면서도 지키지 않는 인간들은 어쩌나 싶기도 하고 기계나 인간이나 윤리는 문제다 싶다.

 

131쪽, 인공지능이 윤리를 학습한다면

 

그나저나 인공지능은 권리와 의무의 주체로 볼 수 없어서 사고를 쳐도 책임을 지지 않고 그 소유자나 법인이 진다는데, 그럼 아톰이 지구를 구한다고 나섰다가 사고를 치면 아톰이 아닌 오챠노미즈 박사가 혼나는 건가?

 

"위험을 줄이는 것은 로봇을 인간이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통제 가능한 로봇은 인간이 요구하는 선한 의도를 가진 상태여야 합니다. 이런 선한 의도를 저버릴 때는 인간과 마차가지로 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로봇의 능력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설 수 있으므로 사전적으로 로봇이 인간을 공격하는 것을 막거나, 그런 상황을 넘어서면 로봇 자체가 작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181쪽, 킬스위치를 눌러야 할 때

 

인공지능 로봇의 발전에 인간이 통제할 수 있도록 제한과 규제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데 인공지능 자체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존재라는 인식에서 두려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의중이 담긴 듯하다. 물론 이런 걱정은 그동안 영화나 만화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주제라서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무시할 수 없지 않을까.

 

"인간은 로봇이 어려운 일을 대신하고, 그 시간 동안 인간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리라 예상한다." 라는 저자의 말은 인간의 탐욕과 불확실한 윤리 의식을 가능한 수면 아래로 감춰둔 또 다른 욕심이 아닐까 싶다. 나를 대신할 누구든 무엇이든 만들어 내려는 자체가 문제의 시작일 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만화처럼 로봇이 새로운 종이 되고 그것들의 지배가 현실이 되고 기계가 되기 위해 인간은 우주를 향해 기차를 타야겠지.

 

새로운 시대를 제대로 맞이하기 위해선 '컴퓨팅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데 딱히 알고리즘을 이해한다거나 모두 프로그래밍을 해야 한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면 도대체 어떻게 사고를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이해가 되지 않아서 좀 아쉽다. 그리고 마지막 Q&A를 통해 보다 간략하게 궁금증을 볼 수 있다.

 

252쪽, 인공지능과 법에 묻고 싶은 것들

 

이 책은 단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나 방향을 포함한 직업과 연관된 설명이 아니라 지식 정보사회를 넘어 지능정보사회에서 법과 윤리적 측면,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일자리 불안, 사생활 침해, 편향과 차별, 전투 로봇 개발 등 새로운 문제를 고민하게 한다.

 

청소년들에게 인공지능과 관련된 포괄적인 지적 수준을 한층 높여 줌과 동시에 급변하는 새로운 세상에서 어떤 꿈을 꾸고 어떤 삶을 펼쳐 나갈지, 자신의 특이점을 찾아 미래를 설계해 볼 수 있는 꽤 쓸만한 책이다. 정말 순식간에 읽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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