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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클럽23

[에세이/낭독리뷰] 이수의 일기 긴 생머리, 환경, 제주도 그리고 화가. 뭐랄까 TV 화면에서 천방지축 뛰어다니며 어른에게 반말을 찍찍하면서 반색하는 어른들의 반응을 즐기는 듯한 아이를 보면서 "화가는 무슨" 콧방귀를 뀌었다. 그리고 몇 년 후, 깡총해진 머리와 여전히 번잡스럽긴 매한가지이면서도 뭔가 모르게 조금은 의젓해진 모습으로 다시 티브에 등장한 소년을 봤다. 여전히 그림을 그리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선 하나에도 사람을 향한 마음이 담긴 선도 색도 생각도 선명해진 소년의 말에 말문이 막혔던, 아니 창피했다는 게 솔직하겠다. 어쨌거나 그렇게 그림 좀 그리는 천방지축 소년은 생각 깊은 작가로 기억됐다. 이 책은 제목처럼 일기다. 소년의 4년간의 역사에서 일부를 옮겼다. 그리고 일기를 왜 써야 하는지 선언처럼 여는 글로 시작한다. .. 2021. 6. 3.
[에세이] 리멤버 홍콩 - 시간에 갇힌 도시와 사람들 '고개를 들어보니 도시가 불타고 있었다.'라는 문구가 눈길을 잡아끌었다. 작년 코로나19의 위세에도 눌리지 않고 도시를 뒤덮었던 노란 우산의 홍콩 거리를 뉴스에서 보며 촛불을 들었던 광화문 거리가 겹쳐졌다. 더 이상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이전과 같은 홍콩을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저자의 말은 예언이 아니라 현실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끔찍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4월 1일이 되면 추억하는 장국영처럼 우린 예전의 홍콩을 짜내듯 기억해 내야 할지도 모른다. 단순히 홍콩의 유명 관광지를 소개하는 책이겠거니 했는데 예상과는 전혀 다른 전개로 홍콩을 선사한다. 홍콩이 왜 홍콩인지, 고립을 경험한 그들이 중국의 간섭으로 어떤 불편한 감정을 갖는지, 강압적 폭력에 맞서 그.. 2021. 5. 13.
[자기계발/낭독리뷰] 콘텍스트 마케팅 혁명 - 무한 매체 시대에 잠재 고객들의 구매 동기를 자극하는 법 "소비자들은 누구에게나 제공되는 브랜드 경험이 아니라 개인화된 브랜드 경험을 바란다." 29쪽 이 책에서 저자는 일명 의 공식을 통해 과거 마케터들의 해오던 제작-마케팅-판매로 이어지는 일련의 마케팅 방식을 새로운 시대에 맞게 마케팅-판매-제작-마케팅의 방법으로 싹 다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새로운 마케팅 세상은 2009년 6월 24일부터였다고 하는데 도대체 이날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말은 안 하고 더럽게 뜸만 들인다. 궁금하게시리. 많은 분량의 지면 할애를 통해 마케팅의 방식이 기업에서 개인으로 주도권이 넘어갔다는 지적은 당연하게도 공감할 수밖에 없다. 블로그나 SNS를 통해 바이럴 마케팅이 활성화된 것도 이미 예전 일이 되었고, 이런 사실은 굳이 광고 현장에 종사하지 않아도 되는 뻔한 이.. 2021. 5. 9.
[정치/비평]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극단과 광기의 정치 가족끼리도 정치 얘기는 하면 안 된다고 할 정도로 그 세계는 끼리끼리 생각이 다르다. 서로에 대해 눈도 귀도 닫고 자신이 보려는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귀를 닫는 바닥이 정치판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에 크게 관심을 쏟지 않는 나 역시 아내와도 가급적 정치 얘긴 안 하려 애쓴다. 남과 북, 백인과 흑인을 하나로 묶었던 링컨의 민주주의로 대변되는 미국의 민주주의 200년 가까운 역사도 트럼프 앞에 분열과 반목되는데, 반세기 그것도 그중 반 이상을 군부 독재였던 한국의 어설픈 민주주의가 이렇게 극단의 분열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숨 가쁘게 만들어냈던 근대화 속에 엉겁결에 이뤄냈던 투쟁의 민주주의여서가 아닐까 싶다. 누군가는 힘으로 찍어 누르려하고 반대쪽에서는 반대를 위한 반대로 여론을 만들려는 일들. 프.. 2021. 4. 12.
[사회/낭독리뷰] 이면의 도시 궁금하다. 몇 페이지 읽는 동안 기술의 이면을 이야기하려는 의도가 짐작됐다. '길'로 시작한 아날로그가 GPS로 축약되면서 디지털화된다. 그리고 그것이 일상이 될 때 그것들의 지배력에 압도되리라는 예측은 더 이상 무시하기 어려워진다. 도대체 작가가 이야기하는 이 프로젝트란 뭘까? 시작부터 2008년 촛불 시위의 도식화, 아니 별자리처럼 빛나는 촛불 자리까지 책의 절반을 읽는 동안 궁금증은 가시지 않았다. 도대체 이 책의 정체가 뭐지? "국회의사당 본회의장 안에서 그들이 오순도순 동료들과 부대끼며 자리하는 모습에 대한 관찰은, 그들이 실질적으로 어디에 거주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으로까지 나아갔다. 처음에 그것은 약간 바보 같은 질문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전국의 지역구에서 선출된 그들이 당연히 당선된 지역구 어.. 2021. 4. 9.
[그래픽/영상] 맛있는 디자인 프리미어 프로 & 애프터 이펙트 CC 2021 - 누구나 쉽게 배워 제대로 써먹는 그래픽 입문서 한때 무작정 따라 하며 컴퓨터 실력을 키우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다고 지금 컴퓨터를 잘한다는 건 절대 아니다. 그저 그렇게 무작정 '따라 하'던 신공 덕에 이것저것 다룰 줄 아는 게 많아진 건 확실하다. 그중에 포토샵을 필두로 일러스트레이터, 프리미어, 애프터 이펙트 등 그래픽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아 열심히 따라 했었다. 그리고 딴 세상 일을 하느라 잊고 있었다. 한데 요즘 비자발적 업무로 영상 편집을 종종 하게 돼서 성격상 이왕 하는 거 잘하고 싶은 생각에 또 따라 하기 힘을 빌린다. 이 책은 영상 편집의 프리미어와 모션 그래픽 제작의 애프터 이펙트 최신 버전인 어도비 CC 2021 영문판 버전을 다룬다. 개인적으로 메뉴가 난해한 직역으로 되어 있어 이해하기 더 어려운 한글판보다 오히려 영문판이 익숙하.. 2021. 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