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어클럽23

[에세이] 다시 만날 때까지 그동안 장애에 대한 여러 시선을 활자에 담고 싶은 마음으로 '펜대'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동분서주 해왔다. 2017년엔 장애 당사자의 시선으로 1부 을 세상에 냈고, 올해 바쁘게 2부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는 장애 가족의 시선을 담아내고 팠다. 그래서 이 책을 보는 순간 펜대 프로젝트에 함께 했으면 어땠을까 싶은 한발 늦은 아쉬움이 들었다.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도대체 난 무엇 때문에 장애를 활자에 담으려고 하는가"를 자문하곤 했다. 그저 사회에 관념적으로 눌어붙어 딱쟁이 같은 장애라는 인식을 다만 1cm라도 움직이고 싶다는 마음이 "위로받지 못한 마음과 그래서 더 외로워진 마음을 글로 풀어 나를 위로하고 싶었다."라는 저자의 솔직한 글에 마음이 요동쳤다. 결국 느닷없는 사고로 한순간에 장애인이 된.. 2020. 12. 27.
[기획/여행] 기획자의 여행법 - 10년 차 기획자가 지켜온 태도와 시선들 여행과는 동떨어진 표지 디자인이 별로다 싶었는데 역시 기획자이다 싶다. 영화, 잡지, 신문 기사 등 ‘가보고 싶은 곳’이라면 바로 정보로 분류해서 정리한다는 그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는 좀 낯설다. 그래서 흥미롭기도 하다. “완벽함을 바랄수록 여행이 어려워진다.” p19 뭔가 헷갈리기 시작했다. 틈나는 대로 정보를 수집한다고 한 저자가 여행은 완벽을 바라는 게 아니라고 하니 말이다. 사실 나는 설렘은 잠깐이고 준비하다 진 빠지고 정작 도착해서는 피로만 쌓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부류다 보니 대부분 여행은 연중행사 정도다. 여행을 기획과 연결 짓는 그의 탁월한 여행 감각은 기발함을 넘어 기똥차다. 여행에 목적을 정해야 방향이 정해지고 여행지에서 뭘 해야 할지 명확해진다거나 여행에 프레임을 설정해야 그로 인해 특.. 2020. 12. 25.
[자기계발/심리] 성격과 삶 - 융의 성격 유형론으로 깊이를 더하는 한동안 자존감을 주제로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 관련 책들이 광풍처럼 불어닥쳐 이런저런 일로 지친 우리의 일상을 위로했었다. 한데 이번에는 융인가? 요즘 슬슬 바람이 일고 있는 칼 구스타프 융의 분석 심리학도 흥미롭긴 매한가지라서 냉큼 받아들었다. 그리고 융의 성격 분석을 통해 도대체 나는 어떻게 생겨먹은 사람일까 분석해 보고 싶어졌다. 인터넷에 떠도는 심리검사처럼 알고 싶은 성격이 뚝딱 나오길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한데 저자는 "성격은 정서적, 인지적, 사회적, 종교적 특성을 포함하며, 상황적 요인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지속적 특성을 말한다."라며 전문적으로 나온다. 아, 이러면 곤란한 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다. 저가가 머리말에서 고백처럼 언급하긴 했지만 이론으로 무장된 전문가의 관점이다 보니 정신분.. 2020. 11. 30.
[자기계발/기획] 기획자의 습관 - 스치는 일상을 빛나는 생각으로 바꾸는 10가지 비밀 그렇게 조합해 보자면, '기획엔 정석이 없고, 그리하여 디자인이 된다.'라는 걸까? 이 책 내게 분명 쉽지 않은 의미가 될 것 같다. 일상의 모든 것, 그러니까 일어나고 씻고 밥 먹고 학교 가고 출근하는, 그렇게 존재를 통해 벌이는 모든 행위 자체는 우리가 '기획'하는 것이라는 기획자의 말은 쉽게 공감되진 않지만 이해는 된다. 그게 되려 혼란스럽다. 기획이라는 일이 거창한 경제 활동을 움직이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던 터라 아주 사소한 것으로부터 기획을 덧씌우는 것이 겸손을 가장한 잘난 척하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게다가 이 사람, 글을 너무 잘 쓰지 않는가. "그러한 습관이 반복되면, 우리는 일체의 반복되는 억압의 조건들을 극복해 '살아 움직여야 한다'라는 당위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 2020. 11. 29.
[현대문학/시] 우리는 미화되었다 시인을 몰라뵀다. 댓글도 시가 되고 있었음도. 수를 헤아릴 수 없이 기사에 답답하고 시에 먹먹해지기를 반복했다. 제기랄. 한국이란 공간과 21세기라는 시간과 자본주의라는 이념은 도대체 이 나라에서 어떤 콜라보를 이뤄내고 있는지 가늠이 안 된다. 지금 정신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의 전작도 매우 궁금해졌다. 툭하고 터졌다. 오십 넘은 처지에 많아진 거라곤 뱃살과 주름과 눈물이 고작인데 그중 눈물이란 놈은 참 시도 때도 없다. 고작 '세상이 기울고'라는 꾹꾹 밟아 적은 문장에 등골을 따라 한기가 소름을 돋운다. 기어이 눈물을 뽑는다. 두 번 다시 듣고 싶지 않을 말을 앞세우며 그렇게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어디로도 가지 않고 우리의 사랑이 거기 머물러 있기를 바라며 삼 년째 안개 같은 봄날 두 번 다시 듣고.. 2020.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