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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자기계발/심리] 성격과 삶 - 융의 성격 유형론으로 깊이를 더하는

by 두목의진심 2020.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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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자존감을 주제로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 관련 책들이 광풍처럼 불어닥쳐 이런저런 일로 지친 우리의 일상을 위로했었다. 한데 이번에는 융인가? 요즘 슬슬 바람이 일고 있는 칼 구스타프 융의 분석 심리학도 흥미롭긴 매한가지라서 냉큼 받아들었다. 그리고 융의 성격 분석을 통해 도대체 나는 어떻게 생겨먹은 사람일까 분석해 보고 싶어졌다.

 

인터넷에 떠도는 심리검사처럼 알고 싶은 성격이 뚝딱 나오길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한데 저자는 "성격은 정서적, 인지적, 사회적, 종교적 특성을 포함하며, 상황적 요인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지속적 특성을 말한다."라며 전문적으로 나온다. 아, 이러면 곤란한 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다.

 

저가가 머리말에서 고백처럼 언급하긴 했지만 이론으로 무장된 전문가의 관점이다 보니 정신분석이나 심리 분야를 접해보지 않는 사람에겐 이해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격은 외향성, 우호성, 신경증적 성향, 성실성, 경험에 대한 개방성의 5가지 모델로 설명하는데 정신분석학에 기초해 프로이트의 이론까지 두루 담고 있는데, 1부는 사례나 가벼운 이론을 통해 접근한다기보다 전문적 이론과 용어를 기술하고 있어 교재를 읽는 듯하다. 물론 이론에 관심이 있거나 전공자가 읽기엔 이보다 좋은 이론적 요약이 아닌가 싶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읽기 말랑한 내용은 아니다.

 

가볍게 성격을 알아볼까 했는데 이드, 자아, 초자아에 방어기제와 성격발달 이론이라니. 살짝 부담스러울 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나는 사회복지를 하다 보니 자주 접하는 내용이고 프로이트, 에릭슨, 아들러의 학문적 비교 분석은 참고할 내용이 적지 않아 줄긋고 메모하기 바쁘다.

 

보다 보면 내향적과 외향적 성격을 기준으로 좀 더 세분화해서 분석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었던 내 성질머리는 어느 한쪽으로 편향됐다고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에 따라 다르다 보니 더 흥미롭게 읽게 된다. 외향적인 줄 알았는데 내향적인 면이 좀 더 많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왠지 의문의 1패를 당한 기분이랄까. 과거 너무 외향적이었던 성격이 다치고 나서 변한 걸까?

 

이 책을 시작하는 독자라면, 부디 1부의 정신분석과 심리학 이론을 마주한 난감함으로 책을 덮지 않길 바란다. 딱딱하고 건조한 이론을 넘어서면 2부에서 삶에 대해 다양한 사례와 깊이 있는 인사이트가 기다리고 있으며, 여기서 자신의 내면을 보다 냉철하게 직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3부는 우리가 일상에서 가깝게 맞닥뜨리는 공황장애, 우울증, 강박 같은 정신과적 질환을 사례를 통해 간접적 경험과 대처법을 알려 주고 있어 아주 유용하다.

 

이 책은 가볍게 읽을 만큼 쉬운 책은 분명 아니다. 대학 교재로 사용해도 될 정도로 이론적 내용도 풍부하고 임상적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현대를 사는 사람들의 관계에서 오는 정서적 어려움에 대해 충분히 다루고 있다는 측면에서 개인이 흥미롭게 읽어도 볼만하다.

 

"우울증은 단순히 마음이 여리고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병이 아니다. 세로토닌이나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뇌의 신경 전달 물질이 우울증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즉 우울증은 생물학적 소인이 있는 사람이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발병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p302

 

마지막에는 자신에게 맞는 심리치료를 제안하는데 프로이트, 아들러, 융의 정신분석 대가들의 학문적 차이와 범위를 비교해서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주고 그러면서 현재의 심리적 문제를 보다 치료적 접근에서 개인의 지적 수준을 높여준다는 점은 꽤나 주목할만하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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