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DVD와 함께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작화 기술>을 읽었다. 드로잉을 오랜 숙원처럼 실행하지 못했었는데 따라 하다 보면 점점 형태가 만들어지는 게 신기하면서 재미가 쏠쏠했는데 이 책은 또 어떤 작화법을 소개할지 기대됐다.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애니메이션 제작 회사에서 디지털 애니메이터로 오래 일하면서 늘 갈증을 느끼던 부분이 다른 사람이 그려낸 그림을 디지털로 바꾸는 일이 아니라 작화지를 타프 구멍에 맞추고 움직이는 그림을 창조해내는 일이었다. 책을 보다 원화를 보니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호흡이 좀 가빠졌다.
작가는 그림을 단순히 그리는 법을 기계적으로 설명하는 게 아니고 그리고 싶다는 감정적인 부분을 시작으로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좋아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자신의 원화에 수강생이 그린 그림에 팁을 설명처럼 슬쩍 소개한다. 그래서 보다 쉽게 따라 해 볼 수 있게 돕는다. 그리고 각 편이 끝날 때는 큐앤에이를 통해 독자의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주기도 한다.
"'서툰 이유'는 그저 그리고 싶은 것이 없을 뿐이다." p72
정말 단순히 그림을 못 그리는 이유가 재능이 없거나 배워보지 않아서라고 생각했다. 한데 그의 말을 곱씹어 보니 그림을 그리겠다고 할 때는 늘 뭘 그려야 할지 몰랐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림을 그리고 싶어만 했지 딱히 뭘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이 책은 시작부터 연습을 거쳐 성장하고 프로가 되기까지 어떻게 연습하고 노력해야 하는가를 알려준다. 단계처럼 따라 하다 보면 작화를 종이에 그려보는 것뿐만 아니라 요즘 광풍처럼 번지고 있는 태블릿으로 따라 그려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 이 핑계로 아이패드를 산다고 하면 아내가 화를 낼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그래도 좋을 듯하다.
그림을 좀 그리는 사람이라면 테크닉을 키우는데도 손색이 없을 것 같고, 나처럼 의욕만 있고 기본기는 없는 초짜가 봐도 도움이 된다. 솔직히 시간도 없거니와 경제적 부담에 학원이나 소규모 드로잉 교실을 다니기 어려운 나 같은 사람에겐 딱이다. 전문 작가가 될 것도 아니고 그림일기를 그릴 수 있으면 좋을 정도면 충분하다.
여하튼 그림을, 그것도 온전한 형태의 그림을 그려낸다는 건 기분이 마구마구 좋다. 이 책은 그 맛을 알게 해준다. 진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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