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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에세이/환경] 우리가 날씨다

by 두목의진심 2020.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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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날씨'와 '식사'와 온도가 올라 간 포크 그림을 보고 식습관과 관련된 환경 문제를 다룬 책이라는 짐작을 했다. 틀리지 않았다. 그리고 인상 깊은 문장이 있다. "전 지구적 위기"라는 말인데, 사실 좀 어렵다고 느꼈다.

 

1, 2차를 넘나드는 세계대전의 폭격을 허리케인이나 태풍이 불러온 재앙으로 끌고 들어오고, 인종 차별에 맞선 클로뎃 콜빈과 로자 파크스의 일화를 어떻게 환경 문제로 이해해야 할까. 한데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점점 선명해졌다. 게다가 이 미친 몰입감을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다.

 

"나에게 없는 지식 한 가지가 바로 이것이다. 어떻게 하면 삶을 사랑하는 만큼 무관심한 행동을 바꿀 수 있을까." p36

 

무관심이 어디 환경 문제만 있을까? 사람이 차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됨을 우리 모두 알지만 여전히 그런 대상에 불과한 장애인, 소수의 약자들을 향한 차별의 문제는 어떤 계기로 파도를 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무심코였을까? 아니면 한사코였을까? 여전히 무관심한 장애인 차별에 어떻게 나는 어떤 행동해야 할까? 끊임없이 질문을 만든다.

 

 

"급격한 변화가 요구될 때 많은 이들은 개인이 변화를 일으키기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니까 누군가 애써봤자 헛일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진실과는 정확히 배치된다. 개인행동의 헛수고는 바로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p70

 

"'지구 온난화를 섭씨 2도 이하로 유지하자'라는 파리기후협약이 말도 안 되게 성공했다 치더라도 4억 명이 물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는 예측을 포함한 무시무시한 목록을 보고 있자니 남의 일이 아니다 싶긴 하다. 트럼프의 행동은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까? 하기야 기후 악당이라 불리는 한국도 별반 다르지 않겠지만.

 

 

저자는 이렇게 전 지구적으로 위기감이 높아지기만 하는 기후변화에 여전히 우리는 고기를 탐하고 그런 우리를 볼모로 축산업은 기계화되며 그래서 가축들은 살기 위해 엄청난 메탄을 뿜어내고 지구는 뜨거워지는데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고 질문한다.

 

 

한데 시종일관 부정적인 지표나 통계 숫자를 디밀며 환경을 죽여 없애는 인간의 행동을 지적하며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만 열을 올리는 다른 책과는 다르게 죄책감에 휩싸이거나 심리적 불편이 극에 달하게 하거나 하진 않는다. 영리하게 수위 조절을 잘 한다는 느낌이랄까?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할머니를 비롯해 가족, 집, 학교 같은 추억을 통해 변화된 현재의 삭막함을 의도적으로 대치시키면서 앞서 말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환기시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공감하게 만든다.

 

 

"기후변화에 대한 미국의 무관심을 일종의 자살로 본다면, 우리의 자살은 그로 인해 죽게 될 사람들이 아마도 우리가 아닐 거라는 사실 때문에 더 소름 끼친다." p222

 

읽어 갈수록 순간순간 파도타기를 해야 함을 느꼈지만 솔직히 내가 어디 있는지는 찾지 못했다. 환경이 직시하는 미래 세대를 앞 세울 것도 없이 현재 당면한 문제를 들추는 소름 돋게 직설적인 책이라 데이비드 월러스 웰스의 책 <2050년 거주 불능 지구> 만큼이나 격정적으로 무섭다.

 

 

아는가? 지구가 만들어지고 다섯 차례의 대멸종 중 네 번이 기후변화가 원인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다섯 번째가 목전에 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래서 우린 이 기후변화를 멈출 파도를 타야 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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