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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경제/회계] 회계가 직장에서 이토록 쓸모 있을 줄이야

by 두목의진심 2020.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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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제의를 받고 한번 고사한 이후 다시 제의를 받고서 고민했다. 결혼하기도 전에 연애를 막 시작하고 지금의 아내에게 통장을 넘겨 버릴 정도로 숫자라면 진절머리를 내는데 무슨 회계 책을 읽나 싶어서였다. 사회복지를 하는데 업무 중 칠할이 행정 문서 작업이다. 또 그중에 대부분을 사업 계획과 그에 필요한 예산을 짜는 일이다. 그래서 회계는 업무에 필요하긴 하고 잘하면 요긴하기도 하다. 그렇다 보니 관심은 있으되 회피했던 차에 핑곗거리로 책을 집어 들었다. 사실 나는 회계와 세무도 구별할 줄 몰랐다.

 

그런데 처음부터 대놓고 노골적이지만 기대되는 제목으로 시작한다. 더더구나 연봉을 높인다니 직무에 관계없이 그럴 수 있을지 기대감이 뭉근하게 지펴진다.

 

"흩어져 있는 숫자를 가져다가 방향에 맞게 편집한다."라는 저자의 이야기가 아주 명쾌하다. 거의 모든 보고서는 숫자를 말해야 하고, 데이터화된 그 숫자를 의미 있는 자료로 분석하고 가공해야 하는 입장에서 대부분 회계 팀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그게 번거로울 때가 많다. 솔직히 말하면 듣고 적용해도 그때뿐이고 쉽게 잊는다. 말 그대로 그때그때마다 물어야 하니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거다.

 

숫자의 세계는 확실히 나같이 사칙연산을 간신히 뗀 사람에겐 어렵다. 분개, 공시 등 쉽지 않은 전문 회계 용어까지 덤벼드니 살짝 좌절스럽긴 하지만 저자는 나름대로 회계의 기준을 확 낮춰 일반 직장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명하려 애쓴다. 솔직히 완전 생 짜인 데다 관심이 없는 사람에겐 외계어로 들릴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진 사람은 용어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익힐 수 있겠다.

 

읽다 보면 일반 기업들, 솔직히 거창하게 기업이 아니라도 소상공 업체들을 포함한 생산적 경제 활동 시스템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에게 적합한 내용이 아닐까 싶다. 대부분의 설명을 보면 뭔가 매출이 발생하는 '상품'의 존재가 명확히 드러나는데 내가 종사하는 사회복지에서는 유형의 상품보다는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런 손익계산이나 재무제표처럼 돈의 흐름이나 효과적인 업무 흐름을 분석하는 게 필요한지 궁금하다.

 

눈이 살짝 총기를 띈 부분은 계정과목인데 업무에서도 빈번하게 적용하는 게 관항목이다보니 반갑기까지 하다. 그런데 '접대비'라니 이렇게 노골적인 이름을 써도 되나 싶을 만큼 놀랐다. 접대비는 왠지 부정적인 느낌이 들어서. 아무튼 여러 회계 기반의 이론적 설명이나 다양한 기업의 사례로 이윤의 흐름을 짚어주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어쩌면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그럴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마지막 파트4 부분은 완전 매력적이다. 특히 숫자로 말하는 일잘러의 보고서는 거의 매일 계획서나 보고서를 써야 하는 입장에서는 숫자가 주는 설득력 높은 보고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런 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에겐 자신의 고유 영역은 더 이상 없지 않을까 싶다. 일잘러가 된다는 것은 내 일 이외 더 넓은 안목으로 회사 구조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완전 동감하고 이 책을 통해 회계를 잘할 수 있다기보다 상식이 한 뼘은 높아질 수 있다.

 

컬쳐300 으로 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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