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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목TV밑줄23

[소설]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문학잡지'라 불리는 '파리 리뷰'가 있고 국적 불문, 장르 불문, 작가 이력 불문 그래서 탐미적인 문학 실험실인 그 파리 리뷰에 실린 글 15편을 엮었다. 책 소개에 국내에 알려진 작가들 이외 소개되지 않은 작가들이 대부분이라 했지만 난 알려진 작가들조차 생경해서 더 흥미로웠던 책이다. 소름 돋을 정도로 멋진 제목처럼 얼마나 감각적인 책일까. 첫 작품이 자 이 책의 제목이 담긴 를 읽고 든 생각은 그래서 '실험적' 작품이구나 싶었다. '멍청한 놈'의 시선으로 들여다본 생사의 갈림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대한 것들이 약쟁이의 환각으로 대치되는 순간, 난 뭐지? 이건? 이란 느낌이었다. 기존 익숙한 소설의 문장 형태를 찾을 수 없는 맥락들. 제프리 유제니디스의 리뷰(해제)가 있음에도 감각을.. 2021. 12. 18.
[자기계발] 인생의 답은 내 안에 있다 - 길 잃은 사람들을 위한 인생 인문학 제목을 보고 인생에 그 어떤 정답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답이 정해져 있고 그 답을 찾는 게 인생이라면 생각만으로 지친다. 모든 길이 하나일 리 만무하고 그렇다면 인생이 수만 가지의 길이 답을 찾기 위한 문제지라면 답을 찾는 게 가능이나 할까. 어쩌면 찾다 끝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서 '답'을 이야기하는 이 책이 흥미로웠다. "정해진 답이 아니라 내가 찾아내는 답, 그게 바로 내 인생의 답입니다." 8쪽 그러면 그렇지. 타인이 정해 놓은 방향이나 답을 자신에게 끼워 맞추려 애쓰는 게 아니라 답은 오롯이 자기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게 인생이라고 조언한다. 하나의 주제로 저자의 사유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짤막한 여러 가지 주제로 보다 나은 인생이 무엇인가 이야기한다. 어떻게 보면 .. 2021. 12. 16.
[사회학] 개인주의와 시장의 본질 "누군가가 나를 보호해 주고 책임져 준다는 것은 그 누군가에게 나의 권리와 자유가 그만큼 이양됨을 의미한다." 8쪽 점점 국가의 역할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을 시작으로 개인주의에 대한, 그것이 방종이나 폭력이 아닌 것임을 주장하는 이 거침없는 이야기는 프롤로그를 읽는 것만으로도 꽤 거창한 연구 논문의 초록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치과의사, 공중보건의를 거쳐 현재 고등학교 역사 교사인 그의 박사 논문 중 일부는 영국 출판사에 실리기까지 했다는 특별한 이력이 이 책을 더 흥미롭게 만든다. ​ 그나저나 보호의 대가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넘겨 주는 것을 의미한다니 타인의 돌봄을 업으로 하는 나로서는 꽤나 심각한 논점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나는 누군가의 자유 의지를 담보하고 있는 걸까? 뿐만 아니라 권리도 .. 2021. 12. 14.
[에세이] 누구도 벼랑 끝에 서지 않도록 - 김치찌개 파는 신부가 건네는 따끈한 위로 왈칵 눈물이 솟아 순식간에 앞이 보이지 않았다. 타인의 문장에서 이리 마음이 동하다니, 알 수 없다. 전날 퇴근하며 보았던, 내일 시험 성적 발표라며 어깨가 축 처져 소파 한쪽에 앉아 눈물이 그렁해진 딸아이가 어떤 심정이었을까 생각한다. "그저 괜찮다. 이제 어쩔 수 없다. 그냥 할 수 있는 걸 하자"라고 다독이긴 했지만 속은 그리 편하지 않았다. 혹시 그런 마음이 얼굴에 담겨 기어코 딸아이가 서운한 눈물을 흘린 건 아니었을까. 제주 올레길에 희망을 찾고자 올랐던, 사람들에게 모진 상처를 많이 받아 오롯이 혼자이고 싶었던 한 청년 이야기에, 또 그런 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반성하는 신부의 이야기에 딸아이와 내 모습이 있어 감정이 북받쳤다. “왜 가난해 보이는 사람이 별로 없죠? 가난한 청년은 하루에.. 2021. 12. 11.
[경제경영]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충격! 단지 여는 글을 읽었을 뿐인데 저자는 메타버스 세계를 이리도 명확히 그것도 짜릿하게 펼쳐 놓는지 가슴이 벌떡인다. 저자도 지적하기도 했지만 나는 단순히 현실에 3차원적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 낸, 그러니까 온라인 게임처럼 가상의 공간에서 아바타를 앞세워 노닥거리는 정도쯤으로 메타버스를 해석했다. 근데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었다. "메타버스 Meta-verse는 생물학적 한계 너머, 현실 사회 너머에 있는 궁극의 메타다. 여기서 메타는 이 땅을 초월해 허공을 날아다닌다는 뜻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선입견을 넘어선다는 뜻이다. (...) 메타의 관점에서 보면 현실이 있고 가상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경험하는 모든 세계가 가상인 동시에 현실이다. 가상은 '허구'라는 의미가 아니라 '지금 상상되었고 앞.. 2021. 12. 10.
[에세이] 유일한, 평범 - 최현정의 마음 성장 에세이 MBC 아나운서국 아나운서로 입사해 10년을 일하고 라디오국 편성 PD로 비자발적 사퇴를 선택한 저자의 히스토리가 예사롭지 않았다. 나 역시 녹녹치 않은 직장에서 발목을 꽂은 채 버티는 와중이라 마음이 더 쓰인다. 자의 건 타의 건 노동자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는 부당함에 그랬던 것뿐인데 그 일은 사랑도 아님에도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되레 가슴 팍 깊이 꽂혀 숨통을 조였을 걸 생각하니 더 그렇다. ​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게 내모는 현실은, 뭐 너무 흔한 일이긴 하지만 이렇게 활자로 마주하고 보니 저자의 감정이 내게 빠르게 전이되어 견디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저자가 망설임 없이 퇴사를 선택한 결심에 그 부장이 눈곱만큼 더했다면 분명 용서를 구해야 하는 행동을 한 것이고, 회사 역시 심히.. 2021.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