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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경제경영]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by 두목의진심 2021.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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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단지 여는 글을 읽었을 뿐인데 저자는 메타버스 세계를 이리도 명확히 그것도 짜릿하게 펼쳐 놓는지 가슴이 벌떡인다. 저자도 지적하기도 했지만 나는 단순히 현실에 3차원적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 낸, 그러니까 온라인 게임처럼 가상의 공간에서 아바타를 앞세워 노닥거리는 정도쯤으로 메타버스를 해석했다. 근데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었다.

 

"메타버스 Meta-verse는 생물학적 한계 너머, 현실 사회 너머에 있는 궁극의 메타다. 여기서 메타는 이 땅을 초월해 허공을 날아다닌다는 뜻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선입견을 넘어선다는 뜻이다. (...) 메타의 관점에서 보면 현실이 있고 가상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경험하는 모든 세계가 가상인 동시에 현실이다. 가상은 '허구'라는 의미가 아니라 '지금 상상되었고 앞으로 있게 됨'이라는 의미다." 11쪽

 

 

온라인 게임을 해보지 않아서, 그 유명한 리니지는커녕 가상이라는 공간 자체를 경험해 보지 못한 나로서는 '친절이 생명력이 되는 세계, 아이들이 어른들의 어른이 되는 세계'인 이 메타버스가 현실을 어떻게 끌고 올지 도무지 상상이 안 된다. 월 1억 6천만 명, 하루 4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이고 200여 개국의 아이들이 81개의 언어로 떠드는 세상. 그래도 관계 맺고 소통 가능한 이 신기한 세상이 어디에선가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소름 돋는다. 내게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던 세상이 아닌가. 더욱이 놀라운 건 이런 세상을 끌고 가는 게 10대 아이들이라니, 그 세상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게임의 문외한, 아니 체질적으로 싫어하던 내게 저자의 로블록스에 대한 설명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실체를 지닌 두려움이랄까, 암튼 현실과 동떨어진 고립을 경험하게 한다. 특히나 IBM이 윈도우라는 운영체제를 설치하면서 유저가 의식하지도 못한 채 익스플로러를 슬쩍 깔아 놓고 유저가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만드는 것처럼 로블록스 역시 사용자 창작 도구가 무조건 설치돼 '누구나 개발자가 되어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웅변한다는 저자의 설명에 미래의 현실을 미리 보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놀랍고 두렵다.

 

반면, '부러진뼈'의 세계를 극찬하는 저자의 태도 아니 정신세계를 나 같은 현실 세계에 머무르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정신과 의사가 봤다면 당장에 상담을 제의할는지 누가 알겠는가. 절벽 가장자리에 서서 그것도 바람 부는 절벽에서 몸을 날려 자신의 뼈란 뼈를 모두 작살내며 쾌감을 얻는다는 게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도구가 될 수 있을까? 이 정도라면 현실과 가상의 혼종 세계란 것이 되레 현실을 헛갈리게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빠르게 스쳤다. 부러진뼈의 절벽이 우리가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선 절벽이 되지 않으리란 법도 없지 않은가.

 

 

이 책은 내게 혼돈의 세계를 가져다준다. 그리고 2장 쟁점, 지식의 4분 면에 등장하는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무지'에 대해 내가 그러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불러온 비대면의 상황에 더 이상 기존의 방식으로 돌봄을 제공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 메타버스라는 가상의 현실을 동원할 방안이 있을까를 고민했다. 근데 너무 쉽게 생각한, 단순한 착각임을 절절하게 깨닫고 보니 더 이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순식간에 정신이 나갔다.

 

 

"메타버스의 가상세계는 우리가 아는 것에서 출발하여 우리가 모르는 것으로 진행된다." 77쪽

 

아니다. 분명 내게는 모르는 것에서, 더 모르는 것으로 벗어나는 일일지도 모른다. 무얼, 어떤 걸,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막막해서 두려운 심정이다.

 

 

페이지가 늘어갈수록 책장 넘어가는 속도는 더뎌진다. 왜? 굳이? 로블록스지? 왜 미래가 메타버스로 해석되지?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결국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PC에 로블록스를 깔았다. 하지만 레고 모습에, 온통 사각으로 구성된 못생긴 아바타를 보는 순간 흥미로움이 빠르게 식었다.

 

나는 이 책에서 뭘 기대했을까? 앞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코끼리 뒷다리 하나 부여잡고 무한 상상을 하는 일처럼 단순히 가상 게임 플랫폼 정도로 상상하던 내가 머릿속이 하얘지는, 그러면서 지적 수준이 순식간에 넓어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메타버스가 미래를 보여줄 거라 확신할 순 없지만 인간은 무궁화꿏만 피어도 재미를 쫓는 종임을 감안하면 분명 어떤 식으로든 발전할 것이라는 믿음은 있다. 게다가 가상 공간에서 벌어지는 경제활동이 현실로 이어지게 만드는 메타노믹스는 분명 매력적이다. 13살 공룡이는 어떻게 만나는지 아주 궁금하다.

 

 

메타버스의 이론, 아니 원론을 이해하는데 이만한 책이 있을까 싶다. 과거의 선례와 현재의 사례를 다양하게 담고 있어 피상적이 아니다. 메타버스가 도대체 뭔지 알고 싶다면 강추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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