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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소설] 파괴자들

by 두목의진심 2021.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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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가 아니야. 유니콘이라고. 그리고 얘 이름은 염소야." 13쪽

 

상상을 현실로 믿는 아이와 현실조차 상상으로 믿는 어른의 경계는 있는 걸까? 얼핏 말장난 같은 대화를 보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 내가 어디에 서있는지 잠시 헛갈린다.

 

소설은 시작부터 비밀 가득한 시선으로 끌어들인다. 아무래도 작가는 이런 능력이 탁월한 것 같다. 전작 <침입자들>에서도 그랬다. 어둡고 음산해 발을 딛는 순간 그의 세계로 순식간에 빨아들이는 능력, 이 소설도 같은 경험을 하게 한다. 그렇게 염소라는 이름의 유니콘을 모는 아이를 따라 순식간에 소울리로 타임 루프 됐다.

 

정말이지 너무 뻔한 말일 테지만 식상해도 해도 된다면, 진짜 헤어 나올 수 없다. 밤을 꼬박 새우며 웹드라마 <지옥>을 정주행 할 수밖에 없을 때처럼 말이다.

 

저택을 둘러싼 이 살벌한 가족들의 대결에 엉겁결에 끼어들게 된 케이가 펼쳐내는 하드보일의 누아르 액션은 긴장감 넘쳐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만들 정도는 아니지만 과연 누가 살아남을까 하는 흥미는 가시질 않는다. 젠틀한 둘째의 거래를 케이는 어떻게 감당할까. 또 케이를 두고 조기교육 중요성도 나오고. 저택 후계 구도의 암투는 장이 거듭될수록 치밀해져 읽는 즐거움이 당최 줄질 않는다.

 

 

작가의 말을 읽고 다소 놀랐다. 전작 <침입자들>이 첫 장편이었다는 것도, 그걸 일하면서 썼다는 것이 대단하다 싶다. 일만 하기도 지치는 직장이라는 곳에서 어떻게 에너지를 남겨 글을 썼을까 궁금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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