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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경제경영] 공정한 리더 - 공정을 가로막는 차별과 불평등에 관한 16가지 진실

by 두목의진심 2021.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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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공정성'이 화두이기도 하지만 특히 소외나 차별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장애인 복지를 하고 있다 보니 '공정', '공평', '형평'이란 단어 자체에 민감한 것도 사실이다. 여러분은 이 세 단어를 구분할 수 있는가.

 

100미터 달리기 출발선에 일렬로 서서 출발을 기다린다면 공평한 거다. 누구 하나 차별하지 않고 똑같이 출발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가만 보니 출발을 기다리는 사람 중에 다리가 다친 사람이 껴있다. 불리해 보여 출전을 제외했다. 시합은 경쟁이니 누구라도 불리하면 안 된다. 그렇게 공정해졌다. 하지만 그 다리 다친 선수도 함께 달리고 싶다면? 기회를 박탈 당한 그에게 경기는 공정한 게 되려 불합리하다. 그래서 그 선수를 20미터 앞에서 달리게 했다. 선수의 상황과 능력을 고려해 경기는 누구 하나 배제되지 않고 치러졌다. 바로 형평이다. 각 개인의 능력에 맞는 출발선을 가질 수 있는 것, 이 조화로움이 어디에서나 실현될 때 누구나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말이다.

 

시작에 유명한 매슬로 인간 욕구에 대해 저자의 신선한 논리가 흥미롭다. 과거 단계는 만족되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선다는 것을 인간에겐 100% 만족이란 없으며, 그 이전에도 상위 욕구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음을 동적 시각화로 설명한다. 결국 매슬로가 묘사한 욕구들 사이 관련성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가 막힌 관점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저자는 개인 혹은 조직에서 일어나는 욕구 사이의 불공정을 다룬다. 1부는 조직에서 관리자 혹은 리더로서 직원을 대할 때 의식하든 못하든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다룬다.

 

"흔히 소수의 행동과 관련이 있는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강력하게 변호하지 않는다. 주류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이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을 옹호할 것 같지만 이렇게 할 경우 동기를 의심받는 일이 자주 생기기 때문이다." 53쪽

 

'커버링'에 대한 저자의 설명을 읽다 닭살 돋았다. 커버링은 안희제 <난치의 상상력>이란 책에서 일부 거론돼 대충 알고 있었다. 한데 마치 개안 수술 한 것처럼 선명하고 시원해졌다. 집단에서 낙인이나 표적이 두려워 동조하는 현상, 그러니까 남들 다 '예스'라고 하면 나는 '노'이면서도 '예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남이 발견하지 못한 오타를 기막히게 찾아내곤 "내가 자폐끼가 있잖아"라고 으쓱 거리거나 혹은 농담처럼 넘기는 사람 앞에서 강력한 거부는커녕 "대단해!"라며 동조하는 하는 편이라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당사자라는 입장에서 커버링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생각 없이 그랬던 거여서 더 부끄럽다.

 

소수자여서가 아니라 소수자이기 때문에 겪어야만 하는 편견과 차별을 매 순간 목도하면서도 보통 소수자의 입장이 아닌 주류의 입장에 섰던, 나는 이런 사실을 경계인이라 합리화한 게 아닌가 싶지만 어쨌든 그런 집단에서 굳이 튀거나 모나고 싶지 않아 알게 모르게 커버링을 하고 있진 않았을까. 이번 기회에 부당한 말에 맞장구도 신중해야 함을 깨닫는다.

 

2부는 집단사고, 기회와 성과, 협업 효과를 통해 조직 역학을 들여다보는데, 저자는 집단 사고에 있어 다양성의 중요함을 다룬다. 단순히 인종, 문화의 다양성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겪는 상황에 따른 다양성도 포함한다. 이런 다양성을 에드워드 드 보노가 제시한 '여섯 색깔 사고 모자'를 예로 들며 개인이 갖는 다양한 사고와 시각이 어떻게 혁신적이 될 수 있는지 설명한다. 이어 조직 내에서 업무분장이 어떻게 차별이 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는 게 공정하고 나아가 순조로운 업무분장이 돼서 조직의 성과를 높일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3부는 노동시장에서 진입 기회와 승진에 어떤 경력적 매력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가를 다룬다. 진입이던 승진이던 기회에 대해 정보 획득이 어떤 영향을 미치며, '자리'가 공정성 이외에 기득권자의 압력 또는 기회 제공이 되는 영향에 경력이나 능력 같은 자격 요소를 짚어 준다. 그리고 피드백이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지도 다룬다.

 

한편 인맥을 통해 노동 시장 진입 기회가 좌지우지된다는 것에 인맥과 인종 연결로 설명하며, 이런 부가적인 제도처럼 보이는 부당한 인사는 공정한 선발이 보장되지 않는 시스템의 문제라 확실히 못 박는다. 그런 부당함은 확실히 기회 박탈과 계층 이동을 막는 허들로 작용한다는 저자의 설명은 반박할 수 없다.

 

 

 

4부, 협업에 대한 기능적 부분을 다룬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가속화된 재택근무 같은 원격 업무 상에서 드러나는 협업이란 어떤 의미인지, 또 좀 더 확장된 글로벌 기업의 조직 혹은 기업 간의 협업에서 다뤄지는 문화적 다양성은 어떤 불공정을 낳는가를 살펴본다. 그뿐만 아니라, 저자는 원격 업무에서 개인의 외로움을 차치하더라도 조직의 소속감은 업무의 교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으며 동료와 직접적 소통뿐만 아니라 기술 지원, 공통 규칙, 확립된 관행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5부는 앞선 내용을 보면서 예측 가능했던 성별에 따른 불공정을 다루고 있는데 상황에 따른 남녀 '대접'의 차이와 유능함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현대 조직 시스템을 진단한다. 이 파트는 솔직히 현재도 벌어지고 있는 조직 문제라는 점에서 새로울 것도 없다. 우린 이미 다 알고 있지만 여전히 관습처럼 이어나가고 있으며 침묵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변화를 겁내거나 싫거나 어느 쪽에 서있는지 자문하게 한다.

 

마지막 꼭지는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그래서 공정한 리더가 된다는 것은 결국 동료의 롤 모델이 되는 것이며, 행동과 자질 그리고 상호작용이 리더를 결정한다고 한다. 리더라면 중요한 덕목임에 틀림없다.

 

 

이 책은 분명 리더가 갖춰야 할 공정성을 다룬다. 한데 그게 끝이 아니라 생각을 더 넓게 확장할 것을 요구하는 듯하다. 물론 긍정적으로 말이다. 또 다양한 문제들을 심리 실험 결과를 토대로 조직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사례로 다루며 이해를 돕는다. 다양성 존중과 인권 감수성을 더해야 비로소 리더라 할 수 있다고 하는 것 같다. 정말 리더의 필독서가 아닌가 싶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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