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천도서89

[에세이] 이 정도의 다정함이라면 혹시?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작가 김민섭의 책 을 읽으며, '작가의 작가'라는 말에 꽂혀 김혼비라는 인물이 너무 궁금해 덜컥 그의 책을 주문했다. 세상에 제목도 딱 내 취향이다. 니. 나는 절대 죽을 일 없겠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그다지 매사 최선을 다하지 않을 예정인 마음으로 흐뭇하게 창을 닫았다. 젠장! 조금만 조급하면 그나마 없는 꼼꼼함도 백만스물한배쯤은 더 없어지는 걸까. 책을 받고 보니 작가 황선우와 김혼비의 콜라보다. 그것도 편지를 주고받은 걸 모았다니. 두 작가의 책을 읽어 본 적이 없지만, 우선은 작가 김혼비의 필력이 궁금했으므로 얼마간 김이 샜다. 표지에 주저 앉은 곰이 눈에 띄었다. 제목만큼 최선을 다한 미련한 곰일 테지. 매사 영혼을 갈아 넣는 일이 별로 없는 적당히 게으른 인간이라서 번아웃은 그냥 머리로 이해.. 2023. 9. 28.
[소설] 당신이 알던 동화는 잊어! - 빨간 모자, 피노키오를 줍고 시체를 만났습니다 희한한 제목에 홀리고 넷플릭스에 끌렸다. 빨간 모자와 피노키오와 시체라니. 빨간 모자는 늑대를 만나야지 왜 피노키오를 만나야 했을까? 마구마구 궁금해졌다. 이런저런 동화 속 소재와 배경을 섞어 새롭게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 ‘발상의 천재’라 불린다는 아오야기 아이토 작가의 '빨간 모자'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란다. 서양 동화를 중심으로 본격 미스터리 트릭을 결합한 전작 의 후속작이라고 하고. 전작은 읽지 않았지만 충분히 개봉을 앞둔 넷플릭스가 기대된다. 빨간 모자는 우연히 피노키오의 팔을 줍고 살인 사건에 휘말려 목이 날아 갈뻔 했지만 기지를 발휘해 잘 해결한 흥미로운 이야기에 푹 빠졌다. 한편으로 여러 동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소환하는 즐거움도 있다. 마치 의 도로시의 모험 여정 같은 느낌이랄까.. 2023. 9. 4.
[인문] 큐레이터 전문작가 알려주는, 평생 돈 버는 비즈니스 글쓰기의 힘 표지에 '한 줄이면 충분한'이란 문장에 혹했다. 업무로든 서평이든 글을 자꾸만 써내야 하는 업보에 한 줄로 정리할 수 있는 '신 내림' 같은 능력이 생겼으면 했다. 술술 잘도 읽힌다. 한데 읽다 보면 은근 서글퍼진다. 생존 글쓰기, 그렇다 비즈니스 글쓰기니 돈을 좀 벌어 보자는 이야기가 맞겠지만, 부수입을 올릴 수 있는, 심지어 타이탄의 도구라고까지 글쓰기 자체를 표현하는 저자의 글쓰기 지론이 왠지 절박한 듯, 좋아서 쓰는 글쓰기가 아니라 말 그대로 부업을 알선하는 느낌이 든다. 기존에 하던 일을 때려치우고 전업 작가가 되어라는 말은 분명 쉽지 않은 현실에서 안정적인(저자는 공무원이니 더 그렇겠지만) 월급이 따박따박 나오는 일을 스스로 그만두지 않아도 된다는, 뭐 저자가 말하는 부수입을 위해 달려보자는 .. 2023. 8. 22.
[사회정치] 못생겨 아름다운 그런 곳, 못생긴 서울을 걷는다 책은 기대 이상이었다. 기대 없이 편안하게 늘어졌다가 자연스럽게 의자를 땅기고 자세를 고쳐 앉게 하는 힘이 있다. 도시, 혹은 건물 내지는 골목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읽으면 읽을 수록 도시에는 사람이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것도 못생길수록 치열한 사람들이 보이지 않게 숨 쉬고 있다는 걸. 건축학을 전공했지만 건축가의 꿈을 접었다는, 그리고 기자로서 도시의 건축을 이야기한다는 저자가 흥미로웠다. 그가 바라 보는 서울은 건축으로든 활자로든 분명 독특할 것이라는 얼마간의 믿음이 생겼다. 세상은 잘생긴 것들로만 채워져 있지 않으므로. 이름조차 생소한 '백사마을' 이야기로 시작한다. 서울시의 주거지보존사업을 "처음부터 사람이 살지 않는 전시관으로 기획한 공간과 진짜 사람이 사는 마을은 달라야 한다."라는 저자의.. 2023. 8. 10.
[소설] 죽느냐 사느냐의 경계, 사자 츠나구 1 아, 사자가 그 사자였어? 라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영화 의 원작이라는 것도. 죽은 자와 산자의 교감이라니, 애니메이션 의 모티프인가? 암튼 여름은 여름인가 보다. 일본 차세대 대표 작가로 알려진 츠지무라 미즈키의 2011년 작품으로, 산 자와 죽은 자를 만나게 해주는 사자 츠나구가 만나는 5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2012년에 상영됐다. 단 한 번의 기회라는 게 엄청 짜릿 하다. 거절 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 없을지도 모르는 기회를 포기하는 거라니. 역시 만남은 살았을 때나 죽었을 때나 쉽지 않은 일이다. "세상이 불공평한 건 당연한 거야. 모두에게 평등하게 불공평해. 공평이라는 건 그 누구에게도 존재하지 않아." 42쪽 정말 그럴까, 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출발선이 모두 달라서? 지금 세.. 2023. 7. 27.
[에세이] 청춘 성장 분투, 청춘유감 ​멋지다! 쓰고 찍는데 발표되고 상영된 적 없다니. 그것들에 대한 집념이고 무한 애착 아닐까. 멍하니 노려보는 눈매도 그렇다. 누가 그랬다. 아프니 청춘이라고. 뭘 몰라 휘청댄다는 듯하게. 참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실은 중년도 노년도 다 아프다. 살아 있으면 다 그렇다. 그래서 작가는 유(有)감이라 했을까. 궁금하다. 책을 읽으며 목차를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작가 소개에 홀려 느릿하게 읽는다. 울고 넘어졌단 그의 이야기에 내 이야기를 끼워 맞춰 보려 애쓰는 내가 웃겨 서둘러 넘긴다. 이 책, 왠지 단숨에 읽을 듯한 예감이 든다. 프롤로그에서 스스로 정말 기자와 어울리지 않는다 자괴하면서 걷는 그의 모습에서 복지 현장에서 나 역시 그러고 있는 걸 확인 한다. 중요한 대목과 그렇지 않은 대목을 취사 선택하.. 2023. 7.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