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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인문] 큐레이터 전문작가 알려주는, 평생 돈 버는 비즈니스 글쓰기의 힘

by 두목의진심 2023.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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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한 줄이면 충분한'이란 문장에 혹했다. 업무로든 서평이든 글을 자꾸만 써내야 하는 업보에 한 줄로 정리할 수 있는 '신 내림' 같은 능력이 생겼으면 했다.

 

술술 잘도 읽힌다. 한데 읽다 보면 은근 서글퍼진다. 생존 글쓰기, 그렇다 비즈니스 글쓰기니 돈을 좀 벌어 보자는 이야기가 맞겠지만, 부수입을 올릴 수 있는, 심지어 타이탄의 도구라고까지 글쓰기 자체를 표현하는 저자의 글쓰기 지론이 왠지 절박한 듯, 좋아서 쓰는 글쓰기가 아니라 말 그대로 부업을 알선하는 느낌이 든다.

 

기존에 하던 일을 때려치우고 전업 작가가 되어라는 말은 분명 쉽지 않은 현실에서 안정적인(저자는 공무원이니 더 그렇겠지만) 월급이 따박따박 나오는 일을 스스로 그만두지 않아도 된다는, 뭐 저자가 말하는 부수입을 위해 달려보자는 응원에도 나는 그 둘을 다 잘해내지 못하는 처지라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아닐까.

 

독서를 하다가 글을 쓰자 마음먹고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쓰다 보니 여러 공모제에서 입상도 하고 책도 낸 자칭 큐레이션 전문작가라는 저자는 이 책에서 기본기와 스킬 등을 포함한 7개 파트로 비즈니스 글쓰기를 이야기한다.

 

이중 첫 번째 파트는 말 그대로 생존 글쓰기를 처절하게 강조한다. 이 파트 읽다가 왜 써야 하는가,에 대한 현타에 직면하기도 했다. 막연히 업무에 도움이 될 글쓰기라고 생각했다가 글쓰기에 대한 원 포인트 레슨 같은 내용에 움찔했다. 글쓰기 설명하면서 5천 년 진화의 산물이나, 살기 위한 감각으로 진화한 원시 DNA까지 거슬러 오르는 작가가 몇이나 있겠나. 눈을 크게 뜨고 몰입하게 한다.

 

쫄지 말고 그냥 쓰면 된다고 말하는데 분명 여타의 책과는 그 밀도 자체가 다르다. 자칭 큐레이터 전문작가라고 하더니 자료 수집과 분류 같은 방법 소개도 남다르다.

 

"본질적 사고를 하지 않고 글을 쓴다면 글의 깊이는 얕아집니다. 본질적 질문을 하지 않고 생각지 않으면, 남들과 같은 글만 씁니다. 뻔한 주장을 하고 남들과 같은 표현을 쓰고 같은 주장을 하는데 누가 읽어 줄까요?" 58쪽, 근원적 질문이 고전의 힘이다

 

글쓰기의 기본기로 독서를 다루면서 안 읽히면 읽지 말라 조언하는데 은근 멋짐이 있다. 나 역시 그동안 얼마간의 책임감으로 한 장 넘기기도 힘든 책을 부둥켜안고 씨름하면서 적잖은 머리칼을 내주었던 시간이 순간 공허해졌다. 이제부턴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느낌!

 

좋은 글은 쉽게 읽히는 글이라는 자지의 말은 은근 다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분명 옳다. 쉽게 읽히는 글이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그런 좋은 글쓰기 방법으로 12가지를 소개한다. 짧고, 쉽고, 명확하게 그리고 정확한 사례와 뻔한 표현을 피하고, 숫자는 상상하게 만들라. 사실적으로, 좋은 구성과 문장에 리듬감을 주며, 말하듯, 명확한 결론과 요점을 반복해서 쓰라고 조언한다. 깊이 새길만한 조언이다.

 

136쪽, 문장을 잘 쓰는 기본 항목 181쪽, 글쓰기 실전

 

이어 문장과 묘사의 기본부터 고급 테크닉을 설명하는데 줄치고 메모하는데 여념 없게 만든다. 솔직히 이런다고 내 글쓰기가 좋아질까 싶기도 하지만 왠지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희망고문이 든다. 특히 실전 로드맵을 소개하는데 글쓰기에 앞서 보다 디테일한 틀을 짤 수 있게 하면서 실전 글쓰기를 설명한다. 또 블로그를 이용한 자기 알리기, 서평, 필사, 공모전에 전자책 만들기, 챗 GPT를 이용한 글쓰기 등등 글쓰기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해 준다.

 

 

243쪽, 책을 써야하는 이유 3가지

 

이 책 한 권 읽고 나니 문예 창작이나 그와 비슷한 수업을 들은 것 같다. 당장 글쓰기에 도전할 만큼 자신감도 생긴다. 일독은 기본이고 다독할만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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