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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소설] 죽느냐 사느냐의 경계, 사자 츠나구 1

by 두목의진심 2023.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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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사자가 그 사자였어? 라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영화 <츠나구>의 원작이라는 것도. 죽은 자와 산자의 교감이라니, 애니메이션 <코코>의 모티프인가? 암튼 여름은 여름인가 보다.

 

일본 차세대 대표 작가로 알려진 츠지무라 미즈키의 2011년 작품으로, 산 자와 죽은 자를 만나게 해주는 사자 츠나구가 만나는 5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2012년에 상영됐다.

 

단 한 번의 기회라는 게 엄청 짜릿 하다. 거절 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 없을지도 모르는 기회를 포기하는 거라니. 역시 만남은 살았을 때나 죽었을 때나 쉽지 않은 일이다.

 

"세상이 불공평한 건 당연한 거야. 모두에게 평등하게 불공평해. 공평이라는 건 그 누구에게도 존재하지 않아." 42쪽

 

정말 그럴까, 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출발선이 모두 달라서? 지금 세상이야 출발이 다르니 도착도 다르긴 하겠지. 뭐 하나라도 공평했으면 싶지만 금세 체념하게 된다.

 

망자는 산 사람을 위한 거냐고 묻는 아유미의 질문에 여운이 길게 남았다. 산 자의 염원이 빛을 모으고 구슬처럼 뭉쳐져 망자의 모습으로 현현하는 순간은 사실 망자가 산자가 할 말 있음으로 본의 아니게 끌려 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아유미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이기적이고 교만한 산 자의 욕망은 죽은 자에게도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날카롭게 찌른다.

 

374쪽

 

어쩌면 남겨진 사람의 상실이 망자를 애도한다기보다 남겨진 감정을 털어내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 이후의 어떤 것이 어떤지 모르는 채로 망자의 감정 역시 그럴 것이라는 산자의 또 다른 미련 내지는 이기심일지도 모르고.

 

암튼 작가는 살아있을 때 혼신을 다해야 하는 이유를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부모, 연인, 친구 애정 하는 그 모두에게 사력을 다해 자기 감정을 전하고 살자는 메시지랄까.

 

살짝 으스스 한 스릴러 판타지인가 싶었는데 따뜻하게 데워주는 판타지여서 더 눈을 뗄 수 없었다. 표지에 숫자 1이 붙여 다음을 예고 한 이 책의 시리즈를 모두 읽고 싶다. 물론 영화도. 그나저나 나는 만나야 한다면 누굴 만나고 싶을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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