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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목139

[문학/에세이] 결혼은 아직도 연애 중 "결혼은 현실이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결혼은 무덤이다." 등등 결혼에 대한 속설은 대부분이 부정적이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이 책 을 읽는 내내 내 결혼 생활을 돌아보게 되었고,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아내에게 청혼을 하기 위해 무작정 미사리로 끌고 간 일 등이 떠올라 잠시나마 설레고 즐거웠다. 이 책은 결혼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가져다준다. 마치 결혼은 부정적인 것만 있는 것도 환상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라는 현명한 선택이 가져다 주는 행복한 일이라는 점을 일깨워 주는 듯하다. 연애를 하면서 결혼을 준비하는 청춘들이나 이제는 결혼의 설렘이나 풋풋함 따위는 기억이 가물가물한 중년의 부부들에게도 다시 한번 그때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게 만들어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가게 만드.. 2016. 3. 6.
[스파이 서바이버 : Survivor] 특수부대 출신이 의심되는 입국심사관 이야기 ​ ​ "우린 이렇게 살아 가는거겠죠?"라는 밀라 요보비치의 대사가 남긴 여운은 9·11 테러에 가족과 친구들을 잃은 미국민들의 상실감을 드러낸다. 이후 뉴욕시 자체가 테러에 트라우마를 겪는 듯 밀라 요보비치와 피어스 브로스넌을 내세워 를 이야기한다. 원제와는 달리 앞에 "스파이"라는 단어를 덧붙였는데 영화의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스파이가 등장해 영화 내용에 주체할 수 없는 긴장감과 스릴이 있는 듯하게 보이려는 낚시질이다. 말 그대로 상실감을 극복하고 고독한 "생존"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는 아픈 아내의 치료를 위해 뉴욕으로 가려던 한 의학박사가 입국심사에서 저지당하고 결국 아내가 죽자 미국에 대한 적개심으로 가득찬다. 화학가스를 이용한 뉴욕 테러를 준비한 그의 아내에 대한 복수는 좀 과하지 않은가. .. 2016. 3. 6.
[세기의 매치 : Pawn Sacrifice] 천재는 늘 아프다? 체스를 잘 모르는 나로서는 를 보며 응팔의 "최택"이 생각났다. 조용하고 온화하지만 승부에 들어가면 무서우리만큼 집중하는 그의 모습은 안쓰러울 정도였다. 승부에 몰두하기 끊임없이 연습하고 수를 암기하는 모습에서 스스로 철저히 고립되고 외로운 "승부사"가 느껴졌었다. 이 영화 역시 그런 승부사의 이야기다. 종목만 바둑이 아닌 체스일 뿐. 는 70년대 미국과 러시아 체스 천재들의 대결을 그린 영화다. 당시 러시아 선수들 일색이던 상황에 홀연히 나타나 러시아 선수들을 차례로 꺾고 세계 챔피언인 보리스 스파스키(리브 슈라이버)와 대결해 결국 세계 챔피언에 오른 미국의 바비 피셔(토비 맥과이어)의 전기적인 이야기다. 세기의 대결을 앞두고 극도로 민감한 피셔와는 대조적인 스파스키의 모습을 보이며 피셔의 난폭한 감정.. 2016. 3. 2.
[문학/에세이] 라면을 끓이며 나는 일산에 사는 그의 책을 읽은 기억이 없다. 유명세를 치른 조차 읽지 않았으니 말이다. 다만 누군가가 그의 필력을 치켜세우는 글 내용을 종종 듣던 터라 궁금해했다. 회사 도서관을 두리번거리다 얼마 전 책을 사면 냄비를 주다가 논란이 되었던 가 눈에 띄었다. 사실 제목보다는 그의 이름을 보고 그의 문장을 맛보고 싶었다. 거친 갱지 표지에 러프한 인물 스케치가 그다지 호감적이지 않아 작가에 대한 유명세가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은 책이다. 어쨌거나 는 오래전에 절판된 그의 작품 , , 에서 산문을 가려 뽑고, 새로 쓴 원고 400매가량을 합쳐 이 책을 펴냈다고 한다. 절판된 작품에 대한 갈증은 큰 법인데 그래서 그를 좋아하는 독자는 기다렸을 법하겠다. 하지만 나는 쉬 읽히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글이 시선을 .. 2016. 3. 1.
[로봇, 소리 :: SORI: Voice from the Heart] 딸이 된 로봇, 소리 SF 판타지, 스릴러, 드라마적 요소를 다 갖춘 영화 는 로봇이라는 과학적 지식이나 상식 측면에서는 허술해도 너무 허술한 측면이 많다. 비밀리에 우주 공간에 떠 전 세계의 소리를 감청하고 저장한다는 게 그렇고 속을 훤히 드러내 보일 정도로 부서진 기판이 물속에 잠겨도 그녀의 생명력은 질겨도 너무 질긴 게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로봇에 집중되지 않는 이유는 정작 말하고자 하는 바는 딸에게 하지 못한 말, 듣지 못한 말 때문에 10년간 딸을 찾아 헤매는 부성애에 관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믿고 보는 보는 배우 이성민이라지만 1인 영화에 가까울 정도로 집중되는 점은 다소 감정의 소모가 많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117분 내내 영화를 끌어가는 동안 그는 로봇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감정을 느끼게 하고.. 2016. 2. 28.
[나우 이즈 굿 : Now Is Good] 두려움에 맞서는 소녀의 이야기 영화 은 백혈병으로 투병하는 시한부 소녀의 이야기다. 어느새 훌쩍 커버린 다코타 패닝이 담담히 죽음을 맞이하는 시한부 소녀 테사를 연기한다. 죽음을 둘러싼 복잡한 감정을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하고 있다. 자신에게 헌신하는 아빠, 무관심한 엄마 사이에서 자존심 강한 테사는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절친 조이(카야 스코델라리오)와 하나씩 실행에 옮긴다. 섹스, 마약, 불법한 일들을 하나씩 처리해 나가며 얼마 남지 않은 삶에 정면으로 맞선다. 시한부 삶이나 죽음을 둘러싸고 가족이나 주변 인물과의 감정에 대해 집중하는 , 과 다르게 자신의 죽음에 대처하는 테사를 통해 또 다른 감정을 갖게 한다. 단순히 눈물 콧물 찍어내며 소녀의 죽음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집중하기 .. 2016. 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