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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23

[인문] 쇼펜하우어 논쟁의 기술, 항상 옳을 순 없어도 항상 이길 수는 있습니다 토론과 논쟁은 분명 다르다. 물론 대화 역시 그러하고. 자기주장을 전달하는 정도의 토론을 좋아하는 데 종종 마음과는 달리 토론이 죽자 사자 싸우자고 덤비는 논쟁이 되기도 하는지라 제목이 주는 임팩트가 작지 않았다. 그런 논쟁에서는 감정이 쉬 상하고 숨이 목젖까지 차올라 말까지 버벅대다 결국 분해서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고개를 떨구는 경우가 허다해서. 그렇다고 이기기 위한 목적으로 논쟁을 하는 것도 그다지 옳은 것 같지는 않지만 싸우자고 덤비는 인간들이 천지삐까리인 세상에서 비법을 알아 두면 요긴할 것 같다. 쇼펜하우어 논쟁법이 핫하지 않은가. 이 책, 논쟁적 토론법(Eristische Dialektik)은 헤겔의 사상을 거침없이 비판하고, 칸트의 철학적 한계를 극복했다는 쇼펜하우어의 삶에 대한 철학을 엿볼.. 2024. 1. 17.
[인문] 맑스주의 이해하기 쿨하게 "맑은 주스"로 읽어 버린 아내의 재치에 웃음이 빵 터진 책. 학창 시절, 반공 사상의 세뇌화는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구분도 못하게 만들고 그저 나쁜 놈들의 사상 정도로 끝났다. 이미 불평등이 일상이 된 현실에서 굳이 사람들에게 불평등의 이유를 깨닫게 만들지 않으려는 꼼수, 근면하고 성실하고 죽도록 노력하면 부와 명예를 가질 수 있다는 사탕발림은 낙수효과를 내세우는 경제 논리는 사람들을 길들이고 무디게 만들지 않았을까. 자유를 볼모로 한 민주주의 체제 하에 자본주의의 수명이 한계에 다다랐다거나 끝났다는 슬라보예 지젝의 주장이 담긴 말처럼 중산층이 사라진 시대에 자본주의가 극단적으로 갈라 놓는 부의 불평등은 진심 고려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지젝이 주장하는 사회민주주의나 그밖에 다양한 사상에 .. 2023. 4. 15.
[자기계발] 단 한 번밖에 살 수 없다면 인문고전을 읽어라 편견일까. 엔지니어와 인문, 그것도 고전 인문이라니 왠지 어울리지 않는 궁합이란 생각이 들었다. 동양 고전과 인문학을 통해 인생의 길을 찾았다는 그의 경험을 녹여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100가지 통찰은 인생 지표를 만들 게 돕는다. 어쩌면 고전 속 한 구절이 현대로 끌려 나와 내 인생 좌우명 하나로 새겨질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이 100가지 인생 통찰 중에 아는 게 있을지 찾아보는 재미도 있겠다. 거창하게 발전과 후퇴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시대는 정보뿐만 아니라 학문에 대한 식견 역시 스스로 판단해서 올바르게 받아들여야 한다, 는 그의 말은 거짓 정보가 판치는 세상에서 진실을 알아챌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는 듯하다. 그래서 삶에서 배움은 끝이 없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늘 깨어있으라.. 2023. 1. 24.
[인문] 애널로그 생존과 쾌락을 관장하는 놀라운 구멍, 항문 탐사기 항문이란 단어에 탐사기라는 단어가 혹심을 자극하는데다 풍선으로 표현한 재치 넘치는 표지에 살짝 흥분했다. 벌써부터 재미있다. 게다가 딱히 의료계 종사자가 아닌 일러스트레이터의 시선으로 탐사된 항문이라 더 흥미롭다. 민망하고 부끄러워 쉬쉬하는 항문, 이 인체의 중심이고 수정된 후 가장 먼저 만들어지는 기관이라니 왠지 항문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궁금해서 원제를 찾아봤더니 '똥구멍 조약'이다. 근데 왜 출간 제목이 애널로그지? 항문의 기원부터 항문의 존재 이유 등을 재치있고 때론 놀랍고 때론 흥분하게 만드는 갖가지 이야기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아마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는 다 여기에서 똥구멍을 드러내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다양한 종들의 보고다. 읽다 보니 박장대소하면 괄약근을 탄력적으로 만들어 성감.. 2023. 1. 10.
[인문] 슬라보예 지젝 - 입문자를 위한 철학 철학자이자 문화비평가, 동시에 정치 활동가, 작가 그것도 열정적인 글쟁이로서 사회 적대적 본질에 주목하는, 그래서 계급투쟁, 성 차이, 인종차별 등에 대한 테마가 그의 사회 비판적 철학의 골격을 이룬다는 저자의 설명이 그를 이해하는 키워드로 이만한 게 없겠다 싶다. 지젝이, 이렇게 부르니 꽤 친숙해 보이지만 그와 관련된 책은 달랑 2권 읽었다. 근데 내적 친밀감이 막 상승되네? 어쨌든 그의 사상적 체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받은 인물들의 이론과 그 진액을 쏙 뽑아 올린 일러스트를 보는 것도 나름 철학적 지평을 넓히는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 얇은 책에서 마르크스, 프로이트, 레닌, 헤겔, 라캉, 히치콕에 푸코, 데카르트 등등의 많은 철학자와 사상가들이 튀어 나오는지 무슨 철학 종합선물세트를 연 .. 2022. 11. 18.
[인문] 나의 빈틈을 채워주는 교양 콘서트 힐끗 지나치는 제목에 콘서트,라는 단어가 보이길래 음악과 관련된 책인가 했다. 근데 아니다. 교양이라니, 교양에 콘서트라는 단어가 어울릴까, 잠시 생각하다 되겠지, 하며 생각이 깊어지는 게 귀찮아 서둘러 긍정했다. 한데 책장을 덮은 지금은 된다, 는 말이 격하게 나온다. 안 읽었으면 후회할 뻔했다. 나 어릴 땐, 몰라도 아는 척 하면 엄청 맞았다. 손이든 발이든 몽둥이든 그것도 아니라면 말로. 그게 친구든 선생이든 주변 어른이든 그렇게 당했다. 모르면 입 닥쳐 새끼야, 쥐뿔도 모르면서 아는 척은 같은 말들. 린치 수준의 폭력이었다. 그래서 어설피 아는 건 입 닥치고 점잔 빼는 게 중간은 가는 거라는 말은 현실적 생존 비법으로 전수되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책은 민주주의, 페미니즘, 기후 위기, 미래 예측.. 2022.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