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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북스12

[에세이] 샌드 카운티 연감 - 자연은 스스로 조화롭고 이제 우리의 결정만 남았다 무슨 책일지 궁금했다. 얼핏 환경에 관한 이야기겠거니 짐작은 됐지만 사전 정보가 없는 상태라 내용이 감당키 어려울 정도로 심오할까 걱정 되기도 했다. 환경에 대해선 이렇다할 행동적이지 못해서 늘 부채를 떠안은 것처럼 마음이 한켠이 무겁다. 책은 생태윤리의 아버지로 불리는 알도 레오폴드의 자연과 조화롭게 사는 세상에 대한,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며 생명공동체 전부가 윤리의 대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 그의 철학이 담겼다. 우리의 결정만 남았다는 표지글을 보다 만약 작가의 말처럼 인간이 자연에 포함된다면 결정하고 자시고 할 게 있을까. 그건 생존의 문제가 분명해서 확 와닿기도 했고 내용이 더 궁금했다. 머리말의 땅에 대한 그의 생각에 놀라워 한 건 나뿐일까 싶다. 이 시대 인간들에겐 땅이 문화적 산물이란 인식보.. 2023. 3. 20.
[인문] 인공지능의 생각 - 세상을 담는 청소년 2 "인공지능이 생각을? 얘는 그저 빠르게 처리한 데이터를 반환하는 거 아녔어?" 라는 생각을 했다. 이게 뭘 모르는 소린가 싶은 생각이 순간 스치니 무식이 탈로 난 듯하다. 반면 저자는 내 이런 맘도 모르고 "인공지능의 발전을 두고 우리가 미래 시대에 살아가야 할 이유와 방법을 찾고자 한다" 라고 기대하게 만든다. 항간에 인공지능이 사람만큼 똑똑해지는 것과 비례해 인간은 일자리를 잃는다, 라는 부정적 의견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오히려 그런 미래를 위해 무엇이든 상상하길 멈추지 말라고 조언한다. 알고리즘, 딥러닝 같은 인공지능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론을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우면서도 친절하게 설명한다. 또 그와 관련된 기술을 둘러싼 윤리적, 법적 문제도 잊지 않고 다루고 있다. 그런 문제에서 인공지능.. 2023. 1. 12.
[인문] 에밀 졸라의 진실 - 진실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이 시대의 명저를 주목하는 '이다의 이유' 두 번째 인물로 에밀 졸라 이야기다. 1894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드레퓌스 사건'의 진실을 덮기에 급급한 기득권 세력을 날선 비판을 담은 1901년 작 을 옮겼다. 그리고 들어가는 글, 에서 에밀 졸라의 기고문 를 요약정리한 내용만으로도 숨이 가빠진다. 그러고 보면 나는 고전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자랑하듯 읽는 다독은 활자를 그저 스치듯 넘기는데 급급한지라 어렵고 두꺼운 책은 피한다. 하여 세기를 넘나드는 거장들의 책은 모른 채 이름만 기억하는데 에밀 졸라 역시 그렇다. 이 책은 내가 읽게 된 그의 첫 책이다. 진실과 관계없는 조작된 사실이 어떻게 덮이는지, 이 과정에 진실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고 특정된 사람은 어떻게 마녀사냥감이 되는지 알게 된.. 2022. 5. 12.
[에세이] 깊은 밤을 건너온 너에게 - 여백을 담는 일상의 빛깔 '스민다' 라거나 '번진다' 라는 말이 갖는 따뜻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수채화의 농도를 사계절에 담긴 삶의 농담으로 이야기하는 작가가 얼마나 부러운가. 이유 없는 짜증이 명치끝에 걸려 내려가지 않을 때는 그림 도구를 들고 밖으로 나간다, 라는 작가의 심신 안정 방법으로 그리는 계절은 생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색을 덧입히며 물기가 종이에 머금도록 기다리는 일 같이 수채화를 통해 터득한 것들이 작가가 삶에서 얻은 인간관계의 깨달음으로 번진다. 그리고 그런 일들은 읽는 내게 공감으로 천천히 스며 든다. 작가는 색의 명도와 채도로 삶의 태도를 표현하는데, 내 일상은 어떤 선명함을 가졌을까 생각한다. 명도는 높은지, 채도는 어느 정도 밝은지… 부디 밝고 선명한 삶이었길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길, 만약 .. 2022. 4. 27.
[사회과학] 나는 인공지능을 변호한다 - 메타버스를 건너 디지털 대전환까지 우리 삶을 지배할 인공지능과 공존하면서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썼다, 는데 나는 기계가 내 삶을 지배하길 바라지도 않고 굳이 맛있게 먹던 삼겹살 불판을 바꿔 가면서까지 한우로 입맛을 고급 지게 하는 것도 귀찮은 부류라서 저자의 프롤로그가 살짝 입맛에 맞지 않아서 나갈까 싶지만 근처에 더 입맛 돋게 하는 집도 없어 이왕 들어앉은 김에 저자의 바람처럼 불판을 바꿔보기로 한다. 인공지능의 퍼셉트론은 인간의 뉴런이고, 퍼셉트론은 인간의 시각과 뇌의 기능을 모델로 한 학습기계며, 퍼셉트론은 입력된 정보를 빠르고 쉽게 계산하는데 이것이 딥러닝이다, 라고 저자는 간단하게 묘사하는데 이리 간단한 묘사가 가져오는 실제 현상은 왠지 두려움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신경망을 닮고, 딥러닝으로 엄청난.. 2022. 4. 6.
[인문] 버지니아 울프의 방 - 성을 넘어 자기가 되는 삶 이 책은 출판사에서 기획한 세계 고전을 통해 시대를 관통해 온 관념을 새롭게 바라보는 '이다의 이유'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이다. 문학을 통해 가부장적 시대의 여성차별은 여성 문학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방관하지 말고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 성찰하게 한다. 여성차별은 현재 진행형이므로. 그래서 "우린 모두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 은 1928년 10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여성과 픽션'이란 주제로 한 강연의 내용으로 여성의 주체적인 작품을 위해서는 왜 자기만의 방이 필요한지, 왜 년 500파운드가 있어야 하는지, 모든 여성이 어떻게 용기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논란이 많은 많은 주제는 한 사람이 진리를 말하기란 기대하기 어렵다, 라는 문장이 페미니즘을 일컫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의 편견과 .. 2022.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