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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5

[여행/에세이] 내 뜻대로 살아 볼 용기 - 여행으로부터 얻은 소중한 삶의 지혜 한동안 '뭐뭐할 용기'라는 심리서가 유행처럼 번진 데에는 현대인들이 치열한 삶을 살아내느라 지친 정신과 마음을 다독일 필요가 있어서였을 것이다. 앞다투어 심리학자이나 정신의 등이 아들러를 앞세워 타인에게 맞춰 정작 '나'를 잃은 사람들을 다독여 주었다. 이 책 역시 여행을 통해 계속되는 치열함은 잊고 자신만의 삶을 찾는 과정을 담아낸다. "'학교와 회사를 다닌다'라는 행위에 집착하며 살아왔다. '살아남는다'에만 집중하던 날들이었다."라는 문장이 가슴을 먹먹하게 짓누른다. 어느 누구든 그러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외우라는 것만 외우고, 하라는 것만 하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학교와 사회에서 가르친다. 결과로 우린 경쟁만 하는 사람들이 되고. 그저 살기 위해 일하는 건지 일하기 위해 사는 건지 이유도 생각해.. 2018. 8. 28.
[교양/역사] 골목길 역사 산책-개항도시 편 전편 에 이어 를 읽는다. 한데 개항도시 편은 골목을 걷는다는 낭만적인 느낌보다는 근대화를 겪는 동안 등장하는 인물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한다는 느낌이다. 일제강점기와 근대화라는 시대적 상황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사와 얽힌 종교와 외국 선교사들까지 밀도 있게 그려진다. 그리고 일제 치하에서 겪어야 했던 민족적 아픔에 가슴이 많이 욱신거린다. 게다가 분노까지 치민다. 개항도시. 부산, 인천, 광주 양림동, 순천, 목포를 걷는다. 그중 부산이 먼저다. '장기려'라는 인물을 알게 됐다. 바보라 불리는 사람. 도무지 따라갈 수 없는 깊이를 지닌 사람이다. 또 한 사람. 정치적 식견이 깊진 않지만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인물도 나온다. 득보다 실이 훨씬 많았던 인물이란 생각이다. 비정규직을 시작하게 만든 사람. 어.. 2018. 8. 10.
[여행/에세이] 멀어질 때 빛나는 인도愛서 사방이 조용한 공간에서 들릴 듯 말 듯 귓가 어디에서쯤 머무는 소리가 있는 것처럼 인도 한 중심에서 서 있는 느낌이 드는 책을 만났다. 는 자신의 영역에서 멀어진 글도 쓰고 사진도 찍는 작가의 이야기다. 나지막이 그러나 울림은 커다랗고 느리지만 멈추지 않는 그런 쉼이 있는 이야기다. "한 번도 안 가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던 미지의 땅 인도는 무조건 궁금하다. 그저 "노 플라 블럼"을 외치며 느긋한 사람들의 땅인 그곳에 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나에겐 인도는 언제나 설렘이다. 모든 것이 신비롭고 영적인 것들이 넘쳐나는 그런 곳이다. 사진 한 장이 눈을 잡는다. 웃음이 났지만 그마저도 신비스러운 느낌. 계단에 늘어질 대로 늘어져 졸고 있는 염소의 모습에 이곳은 염소도 구도.. 2018. 2. 8.
[여행/에세이] 겁 없이 살아 본 미국 - 겁 없는 가족의 흥 많은 미국 생활기 "쉼 없이 달린데 대한 보상으로 정신과에서 우울증 약과 수면제를 처방 받아, 밥은 안 먹어도 약은 먹어야 다음날 또 도돌이표같이 출근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 한국이 아닌 곳. 도돌이표 대신 쉼표를 찍을 수 있는 곳, 아이들이 학원 대신 공원에서 광합성을 할 수 있는 곳. 미국 조용한 시골 동네라면 가장 좋겠다 싶었다." 지금 딱 내 상황과 내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저 문장을 보고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40대 후반, 인생이 모호해지고 삶이 온통 불안으로 덮쳐오는 것 같은 시기. 읽어야 했다. 지금 이 곳이 아닌 다른 곳의 삶이 궁금했다. 은 이곳저곳을 거친 노마드의 여행 이야기가 아니라 '머문' 이야기다. 말 그대로 생활에 대한 이야기. 그 생활 속에서 알지 못했던 .. 2017. 8. 11.
[소설/청소년] 체 게바라와 여행하는 법 - 길 위에서 만나는 소수자의 철학 '체 게바라'하면 쿠바의 혁명가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가 어떤 혁명을 꿈꾸고 실행에 옮겼는지는 잘 모르지만 '민중'을 위한 혁명이었겠지. 그런 혁명가의 이름과 '여행'은 왠지 이질감이 느껴져 호기심이 일었다. 게다가 '법'이라니. 혁명가 다운 여행 설명서 같은 걸까? 사계절에서 펴낸 은 청소년 문학이다. 청소년 문학이지만 청소년 문학 답지 않은 많은 철학적 이야기가 청소년이 읽기 쉽게 담겼고 주인공이 청소년이라는 점이 청소년 문학이라고 하는 거 같다. 하지만 내가 볼 때는 그냥 모두 다 읽어도 좋다. "어쩌면 아이처럼 산다는 건 언제나 세상을 처음 대하는 것처럼 설렘을 안고 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P77 주인공 민영이라는 아이와 이주민 노동자 체 혹은 최 씨 아저씨의 여행을 통해 '.. 2017. 4. 26.
[올레/DETOUR] 이야기는 하고 있으되 전달되지 않는 이야기. "우리가 내리막을 오르막처럼 걷고 있었네요." 39살의 중필(신하균), 수탁(박희순), 은동(오만석)은 인생의 쓴맛을 경험하는 중이다. 중필은 잘리고, 수탁은 13년 동안 실패만 반복하는 고시의 끝에서, 은동은 암에 걸린다. 갑작스러운 첫사랑 수미의 부고 연락에 이들은 삼십 대의 마지막에 찾아온 각자의 절망을 안고 제주도로 향한다. 첫사랑을 주저하다가 놓쳐 버렸다는 이야기가 영화의 중심 스토리가 아님에도 영화는 중필의 첫사랑으로 여러 장면이 플래시 백이 되는데 굳이 필요했을까 싶을 정도다. 마치 이야기는 하고 있으되 전달되지 않는 이야기 같다고나 할까. 영화 는 삼십 대의 마지막에 선 이들의 일탈적 행동인 것처럼 끌어가고 있지만 기실은 중년을 맞이하는 상황과 맞물려 각자 해결해야 될 고민거리를 맞닥뜨린 .. 2016.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