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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소설/청소년] 체 게바라와 여행하는 법 - 길 위에서 만나는 소수자의 철학

by 두목의진심 2017.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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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하면 쿠바의 혁명가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가 어떤 혁명을 꿈꾸고 실행에 옮겼는지는 잘 모르지만 '민중'을 위한 혁명이었겠지. 그런 혁명가의 이름과 '여행'은 왠지 이질감이 느껴져 호기심이 일었다. 게다가 '법'이라니. 혁명가 다운 여행 설명서 같은 걸까?

사계절에서 펴낸 <체 게바라와 여행하는 법>은 청소년 문학이다. 청소년 문학이지만 청소년 문학 답지 않은 많은 철학적 이야기가 청소년이 읽기 쉽게 담겼고 주인공이 청소년이라는 점이 청소년 문학이라고 하는 거 같다. 하지만 내가 볼 때는 그냥 모두 다 읽어도 좋다.

 

"어쩌면 아이처럼 산다는 건 언제나 세상을 처음 대하는 것처럼 설렘을 안고 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P77

 

주인공 민영이라는 아이와 이주민 노동자 체 혹은 최 씨 아저씨의 여행을 통해 '되기'라는 철학적 의미를 독자에게 전한다. 이주민, 아이, 동물, 노숙자, 여성, 장애인, 투명인간 되기라는 역지사지의 개념을 통해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가르치고 있다.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갈 게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맨몸뚱이 존재임을 인정하고 더 자유롭게 더 열정적으로 살아야 한다." p132

 

부제에서 보듯 소수자들의 삶을 통해 그들의 존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주인공 민영은 고아에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무리에서 이탈한 불안한 정체성을, 타국에서 벌거벗은 채 새롭게 시작한 이주민 체 역시 불안한 정체성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그리고 이들이 함께 '되기' 여행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다.

결국 '되기'는 '사랑'이라는 메시지는 자신을 포함한 타인에 대한 존중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사회 통합의 혁명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이야기다. 막판에 체 아저씨의 정체가 체 게바라의 부활이라는 SF를 살짝 보여주는 게 옥에 티였지만 불안하고 타인에 대한 혐오를 넘어 분노를 표출하는 시대에 다양한 삶과 "다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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