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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사회/진로] 사회복지사가 말하는 사회복지사 - 22명의 사회복지사들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사회복지사의 세계

by 두목의진심 2017.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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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명의 사회복지사가 사회복지 현장의 목소리를 다 담을  수 있을까" 싶은 우려와 "나도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데..."라는 부러움이 뒤섞여 질투 아닌 질투가 꿈틀거리는 상태로 <사회복지사가 말하는 사회복지사>를 읽는다. 과연 이들의 현장은 나만 할까? 이들은 내가 고민하는 것들을 넘어선 진짜 사회복지사일까? 싶은 마음으로.

결론을 말하자면 "부끄럽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사회복지사는 어쨌거나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당사자가 '좋은 일을 하도록 도와주는 조력자'로서 일할 때 가장 빛난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각성한다. 이 책은 노인복지센터부터 종복(종합사회복지관), 장복(장애인종합복지관)을 포함해 정책, 교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복지 분야의 직업적 탐색이 담겨있다.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예비 사회복지사의 진로를 위해 좋은 책일 수 있겠다. 하지만 현장의 냄새가 약하게 폴폴 난다. 많이 풀풀 나지 않아 좀 아쉽다.

"물론 사회복지사가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다른 직업과는 돕는 '방법'이 다르다. 즉, 어려움에 처한 이를 '어떻게' 돕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복지사는 어떻게 어려운 이웃을 돕는 걸까?" 서문에 자칭 프리랜서 사회복지사라고 일컫는 김세진 사회복지사는 이렇게 질문한다.

사회복지를 시작한 지 5년이지만 아직도 이런 질문을 받으면 멘붕에 빠진다. 사회복지사는 돕는 자의 역할을 어떻게 얼마만큼을 해야 할까? 무작정 돕는 게 능사가 아님을 알지만 그 '어떻게'는 늘 어렵다.

나는 장애인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한다. 복지관에 찾아오는 그들을 친절하게 맞는다. 그렇다. 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복지관 찾아오는 그들을 친절하게 맞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찾아가는 게 아닌 찾아오게 만드는 복지. 집 안에 틀어박혀 나오려 하지 않는 이들을 복지관으로 나오게 만든다는 논리가 과연 '제대로' 하고 있는 복지일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월평빌라의 사례나 지역복지를 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복지사례는 내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병뚜껑을 열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병뚜껑을 못 따는 사람의 문제가 아닌 병뚜껑을 쉽게 딸 수 없게 만든 회사의 문제'라는 어느 사회복지사의 시사점은 장애를 바라보는 '관점'이 변해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한다. 더 이상 장애는 신체적, 정신적 문제인 사람에 초점을 두지 않는 환경적 문제로 인식해야 하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는 점과 맥락을 같이 한다. 예를 들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지만 안에 사람들이 꽉 차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안에 있는 사람들이 내려야 할까? 아니면 안에 사람이 없을 때까지 장애인은 기다려야 할까? 이럴 때 사람의 문제일까? 환경의 문제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대안'의 문제다.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사람이 내려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휠체어 장애인에게는 다른 대안이 없지만 보행이 가능한 사람들에겐 계단을 이용할 수 있는 대안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계단이 아닌 경사로로 건물이 지어졌다면 휠체어 장애인 역시 대안이 만들어진다. 이런 관점으로 본다면 이런 불편함을 주는 장애는 분명 환경적 요인이다. 환경이 바뀌면 장애는 더 이상의 장애가 아닐 수 있는 것이다.

지역사회 내의 이런 환경적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발로 뛰는 일이 사회복지사가 할 일이 아닐까. 이 책은 사회복지사가 되려는 예비 사회복지사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에게도 자극이 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복지관은 이용 시설이 되면 안 된다는 김세진 사회복지사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복지관은 지역 주민의 사랑방이 되어야 하고 그들의 욕구와 필요에 맞춰 지역사회로 스며들 수 있는 허브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어려울 때 자신을 떠올린 일을 두고 감사하다던 어느 사회복지사의 말처럼 현장에서 발로 뛰는 실천가만 사회복지사가 아니라 누군가 좌절하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바로 사회복지사가 아닐까 싶다. 또한 지역에서 사회복지 혹은 지역복지의 거점이 되는 소소봄은 내가 꿈꾸는 사회복지의 지향점과 닮았다. 기회가 되면 꼭 소소봄을 찾아가 보리라.

"왜 사회복지사가 되려 하는가?"
"어떤 일을 하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은가?"
"그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사회복지사가 되려는 혹은 이미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던진다면 과연 명쾌한 답을 내어 놓을 수 있을까? 참으로 어려운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사회복지는 '사람'을 보아야 한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나는 '장애' 만 보거나 '일' 로만 여기지 않았을까?
생각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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