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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심리/교양] 독특해도 괜찮아 - 자폐증 최고 권위자가 알려 주는 부모 행동 지침서

by 두목의진심 2017.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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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수의 글'을 읽었을 때부터 시종일관 가슴이 벅차올랐다. <독특해도 괜찮아>는 자폐성 장애에 대해 생소한 사람이 읽어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책이다. 다양하고 폭넓은 자폐성 장애인 당사자들의 사례는 보다 현실적인 상황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보다 민감하고 보다 독특하게 보다 자극적인 사람들의 고민과 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할 비장애인들의 또 다른 고민과 함께 부모들의 고민도 함께 담아냈다. 이 책은 자폐성 장애에 대한 편견 내지는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필독서다. 


"지폐의 원인을 찾기보다 자폐를 이해하려는 노력" 


자폐성 장애를 다룬 많은 영화 가운데 벤 에플렉 주연의 <어카운턴트>라는 영화에서 자폐성 장애 아동의 부모는 한결같이 전문가를 찾아와 하는 말이 "우리 아이가 정상이 될 수 있는가?"였다. 영화에서처럼 자폐성 장애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독특한 특징을 가졌다는 이유로 비정상으로 치부하고 치료하는 데만 집중한다. 그런데 <독특해도 괜찮아>는 이처럼 발달단계가 타인과 조금은 다르지만 얼마든지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더 이상 질병으로 바라볼 것이 아닌 하나의 특성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 그로 인해 변화될 많은 것들이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비단 여기서 말하는 자폐성 장애뿐만 아니라 우리가, 아니 주류인 비장애인이 규정하고 있는 모든 장애가 그냥 하나의 한 사람이 갖고 있는 특성이라는 이해가 필요하다. 


비장애인들 역시 과도한 긴장해야 하는 상황에 어떤 이는 긴장이나 불안감을 느끼면 받을 떨거나 연필을 돌리며 위안을 느끼는 것처럼 자폐성 장애인 역시 뻥 뚫린 공간에서 들리는 입체적인 소음이나 눈앞에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보이거나 할 때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럴 때 말을 반복하거나 손짓을 때론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는 것은 그저 그 사람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독특한 방식쯤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제 그런 세상이어도 괜찮다. 


"사소한 변화에도 불안해하는 이이는 뭐든 늘 하던 대로 하려고 한다. 그러니 갑작스러운 변화가 생기면 흥분하는 것도 당연하다." p64.


불안함의 반대는 편안함이 아니다. 믿음이다.

'꼭 필요한 것'을 갖춘 사람은 다름 아닌 '장애'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이 공감이 된다.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그 변화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있다. 이런 꼭 필요한 것에 기본은 '겸손함'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으며 그런 겸손함을 갖춘 전문가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전하고 있다. "우리가 가장 가치있게 생각하는 사람은 우리를 평가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여정에 동참해 주는 사람이에요."


저 여정에 나는 동참하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이 들면서 나 역시 장애만 보고 사람을 보지 않았던 전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과연 나는 '꼭 필요한 것'을 갖춘 전문가일까. 이 여정을 이어 나가도 되는 것일까?


"답은 이렇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아이 모습이 어떻게 되는지가 아니라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아이가 가진 잠재력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p244 

 

 

 


책 말미로 가면 이런 글귀가 나온다. "자폐증을 벗어나서 성장할 수 없어요. 그 속에서 자라는 거죠."라는 말이다. 장애를 치료해야 할 질병이나 개선해야 할 행동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의 인식을 생각하게 된다. 타인의 불편함에 집중해 아이들의 돌발적인 행동(도전적 행동)이나 반복하는 말들을 통제하거나 금지시키는데 에너지를 쏟아붓는 부모나 전문가들을 많이 본 터라 아이들에게 집중해서 해결점을 찾으려는 노력들의 사례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특히 이 책의 장점은 저자의 폭넓은 임상적 사례들에서 부모들의 입장이나 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법을 소개하고 있으며, '자폐증에 대한 오해 풀기'를 통해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도 적지 않음을 알게 한다. 특히 과도한 자극은 좋지 않을 거란 생각에 핸드폰이나 아이패드를 통해 영상을 보여주는 것을 통제하려고만 했었는데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니 뜻밖이다. 암튼 뜻하지 않게 보석 같은 책을 만났다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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