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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취업/자기계발] 당신의 이직을 바랍니다 - 먹고 살 수 있는 나만의 필드를 찾아서

by 두목의진심 2017.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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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직을 바랍니다>라는 제목을 보고 '나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상사가 아님에도 내 이직을 바라는 누군가 있다니'라는 생각을 했다. 이 오지랖 넓은 저자가 궁금해졌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일이 '이직 '이 아닐까? 나 역시 여기에서 크게 자유롭지 못하다. 도대체 어떤 내용일까?

책을 이제 막 읽기 시작한 독자라면 어쩌면 "이름만 대면 알만한 명문대를 나오고 대기업을 입사할 정도니 무작정 싱가포르로 갈 수 있었던 거 아냐?" 혹은 연신 S라인의 몸매와 뒤통수만 보여주는 저자의 사진을 보며 "미모가 뛰어나 면접에 유리한 거 아냐?"라는 의구심에 약간은 삐딱한 시선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완독한 지금. 나는 딸에게 주는 짧은 메모를 책 표지에 붙여 방금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 이긴 하지만 단순히 "나도 이랬으니 당신도 이렇게 해라"라는 식의 뻔한 자기계발서와는 완전히 다르다. 소위 맨땅에 헤딩하며 차근차근 넓혀간 자신의 네트워크에 얽힌 경험담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경험적 내용이다 보니 현실적이고 적극적이다. 국내 취업에 목숨 거는 것보다 보다 넓은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과 처세를 실질적으로 조언하고 있으며 그 내용과 더불어 그녀의 신념과 지혜도 엿볼 수 있다. 근래 읽은 자기계발서 중 최고다.

 

 


 

스물다섯 살의 저자가 느낀 것들을 여전히 느끼지 못하는 마흔여덟의 나를 바라보는 것은 그리 썩 유쾌하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가슴에 와 닿지 않은 내용이 없고 가슴 설레지 않은 글귀가 없다. 저자의 용감함과 현명함이 나에게 자극이 되고 있다는 게 놀랍다.

"저는 많은 사람의 반대를 무릅쓰고 소신대로 인생의 큰 결정을 내렸을 때 전혀 다른 인생이 펼쳐진다는 걸 깨달았어요." p22
"첫 직업과 회사가 꿈꿔왔던 곳이 아니라도 괜찮아요. 그건 진짜 내 꿈이 아닐 확률이 높아요. 대학을 나와서 시작한 '꿈의 직업 '은 마치 슈퍼마켓에서 제일 잘 팔리는 물건을 고르는 것과 같아요." p56
"사람에 집중하면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먹고 살 수 있어요." p75
"결국 나를 승리자로 만드는 건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다." p
92

이 책을 단순히 젊은 처자가 무작정 해외로 나간 '현지 적응기'쯤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녀는 무대포스럽지만 계획적이고 무모해 보이지만 계산적이다. 그런 자신만의 성장기를 강력한 메시지를 담아 쉽게 풀어냈다. 또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외국의 선진 경영 전략이나 흐름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미래 비전 제시나 성공하기 위해 보다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거기에 싱가포르에서 취업을 위해 직접 실행했던 내용을 토대로 조언하는 해외 취업 전략은 눈여겨볼 만하다.

소셜 버터플라이가 되라.
"결국 우리는 모든 시간이라는 동등하게 주어진 자원을 써서 젊음과 실력과 경험으로 맞바꿔 나갑니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 기성세대로부터 받은 것을 다시 청년들에게 되돌려줘야 하는 때가 올 거예요." p126

파트 3과 4를 읽으며 살짝 흥분하는 나를 느낀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예전에는 말 잘하고 재미있는 사람이었고 주변에는 늘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일'적으로 엮이는 관계 맺기에 쉽게 피로함을 느낀다. 그러다 보니 점점 혼자 있는 게 편하고 그런 시간에는 독서를 즐긴다. 딱히 의도하지 않은 내향적 성향이지만 저자의 말처럼 생각이 많아지거나 주의 깊어진 것 같지는 않다.

의도를 가진 네트워크를 위해 나비처럼 여기저기를 날아다니는 소셜 버터플라이가 되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다. 하지만 이 파트를 읽으며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일이나 좋아하는 사람 혹은 그런 것들을 만날 기회는 결국 네트워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원치 않는 네트워크를 위해 에너지를 소비할 만큼 젊지도 않다. 그렇다고 저자처럼 성공한 인생을 위해 저돌적인 삶을 지향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은퇴'라는 현실이 코앞에 다가와 있다는 점은 소셜 버터플라이가 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충고가 예사롭지 않다.

"내가 방아쇠를 당기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아요. 대부분 거절당할까 봐 어색할까 봐 방아쇠를 당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잠깐의 어색한 상황을 마주 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잊지 마세요! 기회는 항상 사람을 통해 옵니다." p128

이 글을 읽는데 나도 모르게 울컥하고 눈물이 그렁해졌다. 나는 언제까지 방아쇠 당기는데 주저하기만 해야 할까.

 


"진짜 행복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꿈을 갖는 것이지 열심히 사는 게 아니에요. "p176

이 어린 처지의 용기와 지혜를 알고 싶고 배우고 싶다면 파트 3과 4는 지나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어쩌면 인도에서 왔다는 리틀 구주 보다 더 구주 같음을 느낄 것이다. 솔직히 당장이라도 메일을 보내 내 딸의 멘토, 아니 구루가 되어 달라고 매달리고 싶은 심정이다. 끝으로 삶에 방향을 아직 잡지 못했거나 타인과의 각도를 비교하는 사람들이라면 기억하면 좋을 글귀를 옮겨 본다.

"우리는 모두 두려움을 안고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은 '남들처럼 살지 못할까 봐' 두려워해요. 반면 어떤 사람은 남들처럼 살까 봐' 두려워합니다. 어떤 결정을 하시겠어요?" 에필로그


개인적으로 노안이 진행되다 보니 중간중간 저자 경험을 형광 칼라로 인쇄되어 읽기에 꽤나 불편했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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