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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39

[인문] 글쓰기 교본의 정수 <선택받는 글쓰기> 표지에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필독서'라고 자신 있게 박아 놓은 문장에 눈이 부셨다. 이 책 한 권이면 나도 작가가 될 수 있을까? 기분 좋은 꿈이 시작되려나 싶다. 저자 유수진은 시문학 신인 우수작품상 이외 여러 시와 소설로 상을 받은 작가다. '자꾸 변명 같은 문장을 슬쩍 끼워 넣고 싶었다'라는 시적인 문장이거나 '그나마 발목에 달린 방울 소리가 경쾌해서 언덕을 오르는 일이 아름다웠던 거야'라는 문장은 급한 마음에 걷다 자꾸 문턱에 걸리는 것처럼 턱턱 걸렸다. 그런 그의 경험을 담은 글쓰기가 기대됐다. "나도 반짝이고 싶다고 말하고 싶어서, 건전지가 이렇다느니 저렇다느니, 이러쿵 저러쿵, 주저리주저리 생각하고 늘어놓는 일, 그것이 바로 글쓰기다." 24쪽, 객관적인 상관물이 무엇일까? 건전지 .. 2024. 2. 29.
[인문] 방구석을 벗어나게 하는, 방구석 오페라 저자가 우연히 방문한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눈물 콧물 찍어내며 감동과 희열을 경험하게 했다던, 게다가 관람하고 나서 개미지옥처럼 오페라에서 빠져 나올 수 없게 만든 오페라가 어떤 작품이었을까 심히 궁금하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미학을 전공한 문화콘텐츠 전문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이서희는 , , 등을 펴냈다. 오페라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용어부터 친절하게 담았다. 프롤로그를 읽으며 오페라가 문학이 될 수 있을까, 궁금했다. 그 오랜 시간 전, 위대한 문학가들의 글이 오페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지만 보통은 성악 정도로만 이해했는데 아차 싶다. 개인적으로 나와는 수준이 다른 어려운 예술로 여겨 오페라의 '오'자도 이해 못 하는 문맹 수준이라서 그 깊이를 알 수 없으니 이 책이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2023. 11. 1.
[사진집] 한대수 필름 사진집, 삶이라는 고통 검열의 시대를 관통해 온 사람이라면 '물 좀 주소!'라는 노래, 아니 절규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게 모든 것이 갈급한 시대를 담은 사진이라니… 그것도 그렇게 검열되던 한대수라는 인물 담아낸 세상이라니 궁금했다. 많이. "우리는 모두 삶이라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22쪽 종신형이라니, 그에겐 삶이 통째로 고통이었으려나. 하기야 이 시대 저 시대 가리지 않고 살아 남아야 하는 지옥 같은 세상에서 누군들 자유로울까. 내가 태어나기 10년 전이, 그에게는 전성기였다니…. 그와 나 사이에 새로운 차원의 공간이 순간 열린 느낌이 들었다. '물 좀 주소!', '행복의 나라로' 같은 그의 노래를 부르고 자랐던 나는 그를 동시대 사람이라 부를 수 있을까. 그의 시선을 따라 가다가 1969년 뉴욕의 어느 거리, .. 2023. 10. 29.
[인문] 면죄부는 없다, 악인의 서사 현실판 콘텐츠인가 싶을 정도로 '악인'이 판치는 세상이 됐다. 그러니 악인의 정의가 새삼 궁금했다. 작가, 평론가, 연구자, 번역가에 비평가로 구성된 9인의 저자가 콘텐츠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악인을 파헤치는 이야기가 사뭇 기대 됐다. 본 내용에 앞서 등장한 은 논문의 초록을 보는 것처럼 이 책의 엑기스를 쭉 뽑아 압축 요약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읽기 쉽지 않은 딱딱한 내용이겠다, 싶은 예감이 들었다. 사실 논문은 읽고 공감하기 쉽지 않은데. "'영화는 영화로만', '코미디는 코미디로만' 같은 말들은 비겁한 거짓말이다. 우리가 세상을 향해 던진 모든 것인 세상에 영향을 끼친다." 24쪽, 악인보다 선인의 이야기에 집중할 것 공감한다. 아주 많이. 작가의 이야기는 우린 어떻게든 타인과 연결되어 세상에 .. 2023. 8. 14.
[자기계발] 출근을 즐겁게 만들어 줄 책, 오늘도 일이 즐거운 92세 총무과장 놀랍다. 회사를 오래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기네스북에 오른다는 것도 그런데 92세 할머니가 될때까지 한 회사에 66년을 만년 과장으로 그렇게 오래 다닐 수 있는 무던함이 더 놀랍다. 사실 꽃꽃이 서있는 것도 힘드실 나이 아닌가. 할머니의 회사생활이 궁금하다. 혹시 실질적인 회사 주인은 아닐까. 하루하루 성장하는 즐거움이 회사 생활의 원동력이라고 말하는 할머니의 말에 급 부끄러워졌다. 할머니만큼 일을 하려면 앞으로 38년을 더 해야 하는데 즐겁기는 고사하고 언제까지 일을 해야 하냐며 징징대는 중이라서. 게다가 철저히 해야 한다는 다섯 가지 정리, 정돈, 청소, 청결, 예의범절은 내게 하나도 없는 것이라서 징징 대기도 창피할 정도다. "상사가 일을 하라고 지시하면 그 일은 이제 여러분의 일이 됩니다. 상사가 .. 2023. 8. 1.
[경제경영] 픽사, 위대한 도약 - 크리에이티브의 불확실성이 기회가 되기까지 꽤 오래전이긴 하지만 8년 정도 디지털 애니메이터로 일했다. 다크서클이 발가락에 붙어도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그때 수작업이 일반적이던 애니메이션 현장은 디지털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그리고 몇 년 후 디지털 애니메이션은 2D에서 3D로 다시 한번 거센 태풍이 불었다. 주인으로부터 애정을 독차지 하며 기고만장하던 카우보이를 단숨에 제압하며 날아오르던 우주비행사를 등장시켜 우정과 동료애가 무엇인지 보여준 영화가 있었다. 당시로는 좀 낯선 3D 애니메이션이었다. 그게 픽사의 다. 한데 내게 각인된 픽사는 보단 참새, 그것도 귀여운 악당인 녀석들이 등장하는 단편 애니메이션 다. 4분이 채 안 되는 이 애니메이션으로 픽사는 그 해 오스카상을 받았다. 도 그렇지만 이 단편은 픽사가 꽤 의식 있는 집단이란 생각을 갖.. 2023.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