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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16

[에세이] 인생 돌직구 처방전, 인생 공식 답 없는 세상에서 풀면 척 답을 내놓는 수학 공식처럼 인생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인생도 그런 공식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드는 제목이다. 상담과 집필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영감을 주며 긍정 바이러스를 전파했던 상담가 故양순자 선생이 65세에 쓴 을 재발행했다. 그는 10년 전, 대장암으로 73세에, 삽화를 그린 둘째 사위였던 박용인 작가 역시 작년에 생을 마감했다 한다. 에 이어 읽게 된 그의 두 번째 책으로 아마 기억에 오래 남겠다. "나잇값을 못 하는 사람들이 있긴 있단 말이지. 이런 사람들은 나이를 먹은 게 아니라 그냥 늙은 거야. '어른'이 아니고 그냥 '늙은이'란 거지. 나이가 들수록 쌓이는 경험과 지식을 잘 버무려서 소화를 해야 자꾸 성숙해지는데, 그걸 못했으니까 고집불통에다가 욕심만.. 2024. 2. 2.
[자기계발] THIS IS FOR YOU - 자기 돌봄 101의 기적 자존감 살리기에 관한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직업심리학이란 생소한 영역이 눈에 띄었다. 자기돌봄의 방법을 연구한다는 저자는 영국 심리학회 소속으로 자기돌봄과 관련한 강연을 세계 곳곳에서 하고 있다는데 그의 메시지가 궁금하다.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휩쓸리지 않고 인생을 되돌아보며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나만의 가치와 관점을 가지고 인생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 6쪽, 이 책을 시작하기 전에 좀 독특하달까. 자신에게 맞는 자기돌봄의 루틴을 찾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자신이 소개하는 101가지의 방법들은 다 해볼 필요도 없고, 한 번에 다 할 필요도 없으며 지금 펼친 그것부터 바로 시도해도 좋다고 한다. 다만 꾸준히 따라 해 볼 것을 강조하는데 그 시작은 어찌면 일기일지도 모르겠다. 저자도 .. 2023. 4. 23.
[에세이] 엄마의 주례사 - 사랑에 서툴고, 결혼이 낯선 딸에게 흔치않은 제목에 끌렸다. 주례사는 원래 머리에 듬성듬성 백발이 내려앉은 나이 지긋한 어른이 자기 삶을 비춰 이제 막 하나로 묶여 달뜬 이들에게 인생은 지금처럼 찰나의 시간도 억겁의 지루한 시간이 될 수도 있음을, 그래서 사는 건 내 맘대로 안 된다는 걸 가르침의 시간이 아니었던가. 대체로 고리타분하면서 얼굴 벗겨질 정도로 하품이 끊이질 않는 시간이기도 한. 근데 엄마가 딸에게 그런 짓을 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읽는다. 아, 주례사 하는 엄마도 그런데 쓰고 그린 두 작가의 제주도 이민자라는 게 더 마음을 흔든다. 제주도는 언제 들어도 그리 마음을 흔드는 마법이 있다. 쉰 중반에 썼다는 작가의 글을 딱 그 나이에 읽는다. 혼자 있는 외로움보다 둘이 있을 때 외로움이 더 시리다, 는 작가의 말이 거세게 흔.. 2022. 6. 9.
[사회과학] 낀대 패싱 - 튀고 싶지만 튀지 못하는 소심한 반항아들 우선 패싱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정치·외교 등의 관계에서 다른 한쪽을 무시 내지 투명인간 취급당하는 것(나무위키)의 의미다. 낀대가 무시나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다는 것일까. 공정과 정의 사이에 꼈다, 라는 저자의 세대 구분으로 보자면 낀대는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짬뽕된 세대다. 한데 1970년 생인 내 정체성은 586세대에 가깝다. 붉은 머리에 선글라스를 눈이 아닌 머리에 쓰고 "조크든요"를 외치는 X세대도 탐탁지 않은 속마음과는 다르게 X세대나 신세대에 끼지 못할까 슬쩍 발을 담갔던 진짜 낀대라서 흥미롭다. 시리즈를 소환할 만큼 단순한 세대론의 문화콘텐츠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시작부터 정치 이야기다. 정치 얘긴 가족 간에도 하지 않는 나로선 탐탁지 않지만, 20대에 청년들의 전폭적인 지지.. 2022. 4. 14.
[에세이]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생일에 왜 태어났냐, 라고 직설적으로 묻는 친구들 노랫가락에 잠깐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그럼에도 뭘 하고 싶지도,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그나마 반항을 오지게 하던 질풍노도의 시기에도, 그래도 죄송하진 않았다. 죄송하다니… 너무 처연하지 않은가. 내 유년 시절과 닮은 듯 닮지 않은 그의 이야기에 맥이 좀 빠졌다. 가부장적이고 음주 가무에 뛰어났던 아버지는 맨정신으로 귀가하는 걸 본 적이 없었고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장남이라는 이유로 이해할 수 없는 매질을 당하기도 했다. 공부를 안 한다는 벌로 TV며 라디오 선은 잘려 나가기 일쑤였다. 내 유년 시절은 분노가 가득했다. 방문이고 장롱이고 벽이고 주먹질의 흔적이 곳곳에 남았다. 그래도 죽음을 떠올리진 않았던 터라 그의 깊은.. 2022. 3. 30.
[인문] 살 만큼 살았다는 보통의 착각 - 나이가 들수록 세상이 두려워지는 당신에게 짧고 굵게 혹은 길고 가늘게처럼 인생을 흔히들 표현하는 방식 중에 하나가 어떻게 살 것인가, 를 묻곤 하는데 이 책은 양과 질의 문제가 아니라 삶이 현재 진행형이냐 아니냐를 묻는 듯하다. 과연 얼마쯤 살아야 살 만큼 산 것일까. 100세 시대라고들 하는데 100살은 너무 많고 99살 정도쯤 돼야 100을 채우지 못해 아쉬워 살 만큼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아무튼 꽤나 유명한 정신건강의인 저자의 착각이 궁금하다. 노인의 건강이나 청년들과 소통에 대한 방식과 조언을 두루 담고 있다. 특히 조언이 잔소리로 여겨지지 않는 꼰대 탈피 법은 공감하기 어렵지 않다. 쾌락을 동반할 때 행복이라는 저자의 말에 행복이 좀 새삼스러워진다.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일지 모르지만 그럴 때가 생물학적 행복이.. 2022.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