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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받았다. 21년 차 기혼이고 여전히 잘 살고 있다 자부하기에 안 읽어도 되는 축에 속하지만 어쨌든 연애는 말만 들어도 설렘 하니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읽고 말았다.
오랜 시간 연인이었다고 모두 결혼을 해야 하는 것도 그 끝이 꼭 결혼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 역시 사고 후 8년의 연애를 끝으로 헤어진 사람이 있는지라 그들의 남다르지 않은 연애사가 궁금했다. 그들의 8년의 연애와 1년의 신혼에 대한 기록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저 기록으로만 여기기엔 말랑말랑한 감정들이 적지 않게 타고 넘어온다.
늘 좋기만 한 관계는 어디에도 없거니와 설사 많은 시간이 애틋함으로 채워졌다 해도 두 사람이 한 이불을 덮는다는 것은 상대가 살아 온 세계가 함께 오는 것이므로 상대의 세계를 함께 책임질 수 없다면 끝은 정해져 있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때론 이기적이고 때론 한없이 배려하면서 시간을 견뎌온 저자의 이야기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그들이 느껴졌다. 아내와 막 연애를 시작하고 지나가는 말로 좋아한다던 노래를 여기저기 레코드 점을 뒤지고 퇴근길 차에서 같이 들었 때 좋아하던 아내의 표정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래서 사랑은 언제나 진행형일지도 모르고, 어쨌든 이 얇은 책 한 권이 무뎌진 연애 세포를 화들짝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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