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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인류학/심리] 넥타이를 맨 인류학자

by 두목의진심 2020.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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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읽기 전 인류가 가진 비언어적 표현이 소통에 관여하는 그 어떤 '의미'를 알려 줄 책이라 생각했었다. 내가 복지 현장에서 겪는 발달에 미숙을 보이는 다채로운 사람들과 나누는 기막힌 교감 내지는 소통에 대한 것들을 이해하는 연장선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이런 생각은 '들어가는 글'을 읽으면서 호기심이 무한 증폭되었다. 트럼프? 트럼프라니! 트럼프가 왜 여기서 나와?

 

직장 생활을 한다는 것은 수평적보다 대부분 수직적인 조직 체계에서 순응해야 하는 법을 자발적이든 타의적이든 몸에 밸 정도로 익숙해져야 살아남는 일일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가 말하는 ‘사이트-리딩(Sight-Reading)’, 다시 말하면 총명한 관찰은 생존 기술에 가깝다.

 

 

"이탈리아에서 받는 강렬한 시선은 나에 관한 관심과 우호적인 반응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탈리아에서는 오래 바라보는 것이 전형적인 행동 양식이다. 그러나 베이징에서 테이블 너머로 빤히 바라보는 것은 분노, 도전이나 공개적인 적대행위를 나타내는 부정적인 신호일 수도 있다. 적대적인 시선을 느낀 당신은 이곳이 더는 로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체감할 것이다." p68

 

눈을 맞추는 것에 대한 각국의 인식에 대한 차이, 미국은 시선을 맞춰야 하고, 이탈리아는 오랫동안 시선을 맞춰야 호감도가 상승하며, 아시아는 싸우자고 덤비는 공격으로 받아들인다는 설명이나 회의에서 책상 밑으로 손을 감추는 것은 매력도 추진력도 모두 낮아지는 인식을 불러일으킨다는 그의 설명은 모든 직장인이 알아두어야 할 행동 양식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흥미롭다.

 

 

이 책은 직장 생활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적 관계에서도 보이는 얼굴 표정, 시선, 손동작, 어깨 들썩임을 포함한 패션 심지어 공간까지 전달되는 비언어적 메시지를 연구해 온 저자의 성과를 토대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기대하던 내용과는 살짝 달라서 그런지 기대만큼 술술 읽히진 않았다. 직장이라는 공간은 익숙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비언어적 메시지를 솔직히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인지 집중하지 못하고 자주 흐트러진다.

 

분명 흥미로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는 온도차가 있을 듯하다. 처음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행동 심리 정도를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깊이가 있어 가뜩이나 느린 독서에 속도를 내지 못하게 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인의 입장에서 상사나 동료들과의 소통에서 알게 모르게 주고받았던 사인들에서 읽거나 읽혀야 했었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채는 일은 앞으로 계속될 직장에서 좀 더 나은 처세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겠다. 모든 직장인에게는 유용한 활용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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