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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교양/글쓰기] 글쓰기가 뭐라고 - 강준만의 글쓰기 특강

by 두목의진심 2018.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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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에 깊은 관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고정적인 '일'이 생기다 보니 글을 쓴다는 게 갑자기 어렵게 느껴져 글쓰기 관련된 책을 찾다가 제목에 이끌려 읽었다.

<글쓰기가 뭐라고>라니. 겸손함이라고는 1도 느껴지지 않는 자신감 넘치는 제목이 아닌가. 이 책을 읽으면 도사까지는 아니더라도 내 생각을 글로 옮기는 정도는 쉽지 않게 될까 싶었다.

저자의 책이나 글을 읽어보지 않은 나로서는 저자의 스타일이 꽤나 낯설다. 머리말을 읽은 사람은 알겠지만 생각처럼 독자의 취향이나 수준을 고려하겠다는 의지는 1도 안 보인다. 그저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소신을 옮겨 놓을 테니 알아서들 읽어라는 느낌이다. 뭐 근데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왠지 믿음이 간다. 저자의 말처럼 '설득이 된달까.' 어쩌면 내 글 쓰기 수준이 조금은 나아질 수 있으리라는.



"뭘 알아서 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뭘 알게 된다." p37


저자가 그전에 냈던 책에서는 방만한 인용 글을 사용하며 자신의 독서량을 녹여내는 글쓰기를 했다며 자신의 글쓰기 스타일을 바꾼 것에 대한 이유도 함께 소개하면서 실용적인 글쓰기의 생각을 정리했다.


"글쓰기를 할 때 겸손하면서 오만하고 오만 하면서 겸손할 필요가 있다" p64


저자는 글쓰기 할 때 자신의 생각이 중요함을 서두에 기술하면서 '마음', '태도', '행위'에 대한 글 쓰는 이의 자세가 중요함을 논증적인 글쓰기를 바탕으로 이해를 돕는다.



"읽는 사람에게 이 글이 무엇을 말하려는지 미리 알려주는 것이 서론이고 글을 마치면서 무엇을 말했는지 정리해주는 것이 결론이라고 말한다." p92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어려움 혹은 두려움 같은 것들을 좀 내려놓으라며 소확행 정도로 여길 수 있는 뻔뻔함을 가지라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 글을 써야 하는 입장에서 도대체 왜? 혹은 어떻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야 하는 일과 그러기 위해 독자를 사로잡을 첫 문장, 즉 리드의 중요성이나 30초의 콘셉트,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거론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 마지막으로 흑과 백으로 구분하면서 회색을 드러내지 못하게 만드는 오류를 지적하는 논증적 글쓰기에 대한 조언을 담은 '행위'에 대한 이야기는 분명 기존의 글쓰기 책에서 알려주는 스킬(방법)에 매몰돼 '왜 써야 하는지?' 와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같은 이유에 대한 원론적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만든다.

특히 '행위에 대해서'라는 다소 어려운 감이 없진 않지만 논증적 글쓰기에 대한 이해는 분명 넓어진 듯하다. 그동안 여러 글쓰기 책을 읽어 왔지만 대부분 '잘 쓰는 것에 대한' 방법에 대한 해법서를 찾아 헤맨 건 아닐까 싶다. 정작 글을 왜? 어떻게? 써야 할지 의문을 갖지 않은 채.


이 책은 그런 면에서 글쓰기 입문서 같은 느낌이다. 읽다 보면 왜? 어떻게? 쓰는 게 좋은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된다. 특히 저자 스스로도 밝히고 있지만 내지르는 식의 표현이 읽다 보면 다소 시원스러운 면이 느껴지면서 "뭐 어때? 한 번 써보지 뭐?" 정도의 쿨함을 느껴볼 수도 있는 특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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