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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교양/수학] 수학이 일상에서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 - 신발 끈을 매다 수학이 생각났다

by 두목의진심 2019.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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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포자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학을 꽤나 좋아했다. 말 그대로 좋아하기만 했지 잘하지 못한 나는 결국 수포자 대열이 편했다. 뭐랄까 수학은 오기로 똘똘 뭉친 내게 승부욕을 자극했다고나 할까.


평소에 쓰지 않던 머리 좀 열심히 썼는데 틀리면 열받았고 행여 맞추기라도 하면 어깨에 뽕이 들어갈 정도로 꽤나 짜릿함이 있었다. 내게 수학은 그런 승부였다고나 할까.


저자가 말한 것처럼 '규칙을 익히고 놀면 되는 게임'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 게임이 학년이 올라가는 만큼 익혀야 하는 규칙도 덩달아 늘어버리는 게 내게는 깨기 어려운 미션이었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분명 재밌다. 저자의 말솜씨 아니 글솜씨가 장난 아니다. 수학자 때려치우고 강연을 하러 다녀도 되겠다. 한데 글 솜씨에는 빠져드는데 순열이니 평가함수니 들어본 기억도 없는 것들이 막 설명되고 있으니 점점 독포자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페이스 북의 친구 수와 예방 접종자의 파국으로 치닫는 전염병 차단의 수학적 관계는 하나도 이해되지는 않지만 읽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다. 정말 웃기는 일이다. 아니 불가사의 한 걸까.


반면 남녀의 변기 사용법에 대한 것이나 다양한 수학적 풀이는 흥미롭고, 풍선공예의 고수는 조만간 백만 달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도 알게 된다는 건 저자가 선사해 주는 기막한 수학의 뽀너스다.


분명 분명 피타고라스 정의부터 미적분을 거치고 인테그랄로 기억되는 수학의 고통과는 사뭇 다르다. 신발 끈 매듭의 방정식부터 도박에 가까운 주사위 확률을 지나 파타기의 유려한 움직임, 셀카 사진에 담긴 행렬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스도쿠에다 가짜 SNS 계정 찾아내는 법까지 일상에서 만들어지는 기막힌 수학적 세계가 흥미롭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이 책이 흥미롭고 재미있고 유익하기까지 하다는데는 이견을 찾기 어렵다. 독자의 즐거움을 위해 백과사전처럼 두껍게 만드는 건 효율적이지 않겠지만 개인적으로 엉뚱 발랄한 이야기의 개수를 줄이더라도 풀이가 좀 더 쉽고 자세했더라면 더 풍부한 수학적 즐거움에 제대로 빠져볼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쉽다.


정말 재미있긴 하지만 그래도 수학이 원래부터 재미있었다는 저자의 말은 뻥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여전히 함정!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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