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추상적인 이론이 아니라 구체적 방법입니다." 청년의 말, 심장이 요동치게 만들 만큼 공감하게 된다. 늘 문제는 구체적 해결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미움받을 용기2>는 그런 기분으로 시작한 책이었다.
난 "미움"을 받는데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이 조금은 낯선 세대다. 또한 동 작가의 "나를 사랑할 용기" 역시 그런 낯섬이 있다.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다는 일은 사회에서 "매장" 당하는 일로 여겨졌고 자신을 사랑하는 것 역시 부질없는 "짓"쯤으로 여기는 그런 세대였다. 문제는 이런 세대는 선생님에게 하루라도 맞지 않으면 잠이 안 올 정도의 학생이 많았고 집에서조차 임금과 스승과 부모는 동격이라는 가르침으로 그런 폭력을 견디게끔 교육받았다. 학교에서든 가정에서든.
여하튼 그런 세대를 살아온 내게는 아들러 심리학은 꽤나 충격적이고 신선했다. 그리고 꽤나 이상적인 이론이었다. 타인과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 자신을 챙길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달까. 하지만 이론은 실생활에 적용은 무리다. 아들러의 개인심리학 역시 그랬다. 자신을 다독일 필요는 알지만 실천하기 어렵고 다소 허공에 손 젓기 같은 느낌.
"길거리에서도 통용되는 실용적 이론이 아니라 공허한 이상론에 지나지 않는다." 13, 시작하며
"교육이란 '개입'이 아니라 자립을 위한 '지원'이다." 43, 아들러 심리학, 인생을 사는 태도
존경이란 그 사람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을 토대로 결과에 대한 조건을 달지 않고 아이들을 기다려주는 것. 이 역시 어려운 일이 아닌가. 이 챕터를 읽으며 교육 현장의 문제만이 아니라 내가 근무하고 있는 장애복지 현장에서 발생하는 장애인과 사회복지사의 관계 역시 주목하게 된다. 과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까.
"타인의 눈으로 보고, 타인의 귀로 듣고, 타인의 마음으로 느끼는 것" 61, 자기에 대한 집착해서 타인에 대한 관심으로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질책이 아니라 가르쳐 주어야 한다." 98, 칭찬하지도 야단치지도 마라
아들러 행동의 기본에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는 '일'이 아닌 '교우'의 관계여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공감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말이 번아웃에 관한 말인데 우린 관계를 끊임없이 '일'로만 여기고 있어서가 아닐까. 그리고 경제에 관련된 '일'에 대한 아들러의 생각이 신용과 신뢰를 구분 짓고 나아가 그 이면에 존재하는 '가치'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공감하는 정도를 넘어서는 가슴 뜨거운 무언가를 느끼게 한다.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서의 타인을 믿는 것. 그것이 신뢰라네. 우리 인간은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믿을 수밖에 없는 거라네." 231, 사람과 사람은 영원히 이해할 수 없다.
결국 이 책은 진정한 개인의 마음 챙김은 타인의 배려와 타인을 존중하는 데서 비롯되고 나아가 공동체 감각에서 비롯된다는 이야기가 허공에 손젓는 느낌은 아니다. 조금은 현실적인 조언이 실행에 대한 방법을 고민하게 한다. 마치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재촉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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