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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

[프라이드::Pride] 언젠가 우리가 다시 친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엄마.

by 두목의진심 2015.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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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저마다의 가치관이 존재하고 그 가치관에 따라 규칙처럼 정해진 '틀'이 존재해 그 틀을 벗어나면 모두 이상 혹은 괴상망측 한 것으로 분류해버리는 아주 뛰어난 기능을 가진 존재다. 나 역시 그렇고. 아이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그건 된다 안된다 등을 규정하고 그런 자신의 가치관에 따르라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 아닐까. 여기에 그런 가치관에 진심어리고 깊이있게 질문을 던지는 영화가 있다. <프라이드>라는 영화다. 국내에서는 아직(어쩌면 개봉이 될지 가늠이 안되지만) 개봉되지 못한 작품이긴 하지만 포털에 소개된 것처럼 코미디는 결코 아니다. 그렇다고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장면이나 선정적인 장면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봉이 어려울지 모르겠다.

<프라이드>는 1980년대 영국의 광산 노동자의 장기파업에 게이, 레즈비언들이 연합해 더해 정부와​ 싸운다는 이야기가 골자다. 게이와 레즈비언이라니.. 개인적으로 "동물도 수컷, 암컷이 있는데 하물며 사람이 어찌.."라는 생각을 가진 완전 스트레이트(straight, 영화에서 이성애자는 이렇게 표현한다.)인데 솔직히 이 영화를 통해 조금.. 아주 조금은 그런 소수성애자들을 이해하려고 노력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소수성애자의 영화들은 대부분 무언가 결핍되거나 사회부적응자로 묘사되거나 혹은 아주 자극적인 의상이나 화장 등으로 비주얼적인 부분을 비호감으로 표현했었는데 <프라이드>는 "5명 중 1명은 동성애자다."라는 대사나 "모든 여자는 마음 속으론 레즈비언"이라는 레즈비언들의 노래를 통해 지금 이성애자라고 여기는 사람들 역시 어느 정도는 그런 욕망이 있을 수 있다는 메세지를 자신있게 던진다.

영화 <프라이드>가 좋은 점은 누군가가 처음 맞닥뜨리는 것들은 모두 낯설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성애자가 주류인 성에 대한 부분에 동성애자가 낯설 듯 동성애자와 광산 노동자들의 만남도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일 뿐이라는 점을 통해 나와 다른 것들은 낯설다는 관점을 정확히 이야기하고 있다. LGSM의 멤버와 광산 노동자 다이가 첫 대면하는 장면에서 고개가 주억거렸다.

"뭐, 안 놀란 척 하진 않겠어요. 어차피 보면 아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당신들이 내가 평생 처음 만나 본 게이에요."

"당신이 알고 있는 한은 그렇죠."
"그 말도 맞네요."
"그리고 당신은 제가 처음으로 만나 본 광부에요."
"그래요."

LGSM.. 이 집단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감독은 게이와 레즈비언들이 역시나 소수의 시민인 차별받고 억압당하는 광산 노동자들을 도움으로써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하고 이 둘 집단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연합하는 과정을 진지하면서 깊이있게 그러면서 무겁고 우울하지 않게 그려냈다.​ 더더군다나 마음에 드는 연출은 눈살 찌푸릴 정도로 거부감들게 그들을 표현하지 않아서 충분히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히고 있다는 점이다.

동성애자들이 광산 노동자들의 초대에 응하고, 초대한 쪽이나 초대받은 쪽이나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인 상황에 쭈뼛거리며 쉽게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거리는 장면에 그들이 사람들과 섞이는데 많은 트라우마이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이야기하고 받아들이는 입장 역시 바라보는 눈빛을 통해 괴상망측한 인간들로 단정짓는 장면 후에 서서히 서로 녹아들면서 이성애자, 동성애자의 구분없이 목표를 위해 함께가는 동지로 변해가는 그들을 보며, 자기 스스로 혹은 사회적 규범 내지는 기준이라는 잣대가 모든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를 생각하게 된다. "소수 보다는 다수"를 존중하는 사회에서 만들어낸 억지스러운 악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당당해지라고. 자존심이라는 걸 좀 가져봐. 삶은 짧단 말이야, 알겠니?"

맞다. 누구에게나 편안하고 행복하고 자유스럽게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그들이나 나나. 아.. 감성적으로는 충분히 공감되고 이해할 수 있고 ​고개가 주억거려지는데.. 이성은 도대체 이해가 안되는 이중적인 내 가치관이 문제다. 문제.. 미안하게도 난 아직은 고지식한 스트레이트일 뿐이다. 영화의 깊이나 배우들의 연기나 모두 최고였다. 장면 중에 자신을 받아 들이지 못하는 엄마에게 조는 이렇게 말하고 집을 떠난다.

"​언젠가 우리가 다시 친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엄마."

 


프라이드

Pride 
7
감독
매튜 워처스
출연
빌 나이, 이멜다 스턴톤, 도미닉 웨스트, 패디 콘시다인, 앤드류 스콧
정보
코미디, 드라마 | 영국 | 120 분 | -
글쓴이 평점  

 

 

 

 

 

 

글 : 두목

이미지 : 구글 "Movie Pr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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