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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275

[역사/세계사] 바이러스전쟁 - 세계 역사와 지도를 바꾼, 장티푸스, 말라리아, 페스트, 콜레라, 스페인독감, 코로나19까지 뭔가 비장함이 느껴지는 제목과 다르게 표지 디자인이 다소 난해해 흥미를 끌지 못해 내용도 그저 코로나 팬데믹에 편승해 이런저런 바이러스에 대한 이야기겠거니 했다. 정말 미안했다. 이 책의 진가를 몰라봐도 너무 몰라봤다. 세계사를 전공한 저자의 내공에서 뿜어지는 역사 이야기는 앉은 자리에서 책장을 덮어버릴 만큼 맛깔났다. 2007년 개봉한 '300'의 명장면이 고스란히 펼쳐지게 만들면서 제라드 버틀러의 '스파르타'의 외침이 여전히 귀청을 우렁차게 울리게 한다. 그런 아테네의 궤멸이 공화정의 부패가 아니라 장티푸스 때문이라니 이런 영화에는 없는 얘기들이 얼마나 흥미진진한지 읽지 않으면 모른다. 또 그리스 내부의 실업 대책으로 페르시아 침략을 권장하고 결국 그 어려운 일을 해냈던 알렉산더 대왕이 말라리아에 죽.. 2020. 12. 4.
[자기계발/심리] 성격과 삶 - 융의 성격 유형론으로 깊이를 더하는 한동안 자존감을 주제로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 관련 책들이 광풍처럼 불어닥쳐 이런저런 일로 지친 우리의 일상을 위로했었다. 한데 이번에는 융인가? 요즘 슬슬 바람이 일고 있는 칼 구스타프 융의 분석 심리학도 흥미롭긴 매한가지라서 냉큼 받아들었다. 그리고 융의 성격 분석을 통해 도대체 나는 어떻게 생겨먹은 사람일까 분석해 보고 싶어졌다. 인터넷에 떠도는 심리검사처럼 알고 싶은 성격이 뚝딱 나오길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한데 저자는 "성격은 정서적, 인지적, 사회적, 종교적 특성을 포함하며, 상황적 요인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지속적 특성을 말한다."라며 전문적으로 나온다. 아, 이러면 곤란한 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다. 저가가 머리말에서 고백처럼 언급하긴 했지만 이론으로 무장된 전문가의 관점이다 보니 정신분.. 2020. 11. 30.
[자기계발/기획] 기획자의 습관 - 스치는 일상을 빛나는 생각으로 바꾸는 10가지 비밀 그렇게 조합해 보자면, '기획엔 정석이 없고, 그리하여 디자인이 된다.'라는 걸까? 이 책 내게 분명 쉽지 않은 의미가 될 것 같다. 일상의 모든 것, 그러니까 일어나고 씻고 밥 먹고 학교 가고 출근하는, 그렇게 존재를 통해 벌이는 모든 행위 자체는 우리가 '기획'하는 것이라는 기획자의 말은 쉽게 공감되진 않지만 이해는 된다. 그게 되려 혼란스럽다. 기획이라는 일이 거창한 경제 활동을 움직이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던 터라 아주 사소한 것으로부터 기획을 덧씌우는 것이 겸손을 가장한 잘난 척하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게다가 이 사람, 글을 너무 잘 쓰지 않는가. "그러한 습관이 반복되면, 우리는 일체의 반복되는 억압의 조건들을 극복해 '살아 움직여야 한다'라는 당위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 2020. 11. 29.
[예술/드로잉] 최고의 그림을 그리는 방법 - 무로이 야스오가 알려주는 작가의 을 읽었다. 드로잉을 오랜 숙원처럼 실행하지 못했었는데 따라 하다 보면 점점 형태가 만들어지는 게 신기하면서 재미가 쏠쏠했는데 이 책은 또 어떤 작화법을 소개할지 기대됐다.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애니메이션 제작 회사에서 디지털 애니메이터로 오래 일하면서 늘 갈증을 느끼던 부분이 다른 사람이 그려낸 그림을 디지털로 바꾸는 일이 아니라 작화지를 타프 구멍에 맞추고 움직이는 그림을 창조해내는 일이었다. 책을 보다 원화를 보니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호흡이 좀 가빠졌다. 작가는 그림을 단순히 그리는 법을 기계적으로 설명하는 게 아니고 그리고 싶다는 감정적인 부분을 시작으로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좋아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자신의 원화에 수강생이 그린 그림에 팁을 설명처럼 슬쩍 소개.. 2020. 11. 28.
[자기계발/에세이] 포기할까 망설이는 너에게 꿈을 채울 마지막 1도보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온도를 찾는 일. 그게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면, 그 어려운 걸 해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도 다른 건 몰라도 한 성실은 하는데. 요사이 복지관에서 새로운 일을 벌이느라 분주한데, 함께 콜라보를 하게 된 책방 여인이 있다. 대표 겸 작가인데 얼핏 보아 이십대의 후반을 불태우는 중인 것 같다. 그의 이십대를 보며 내 이십대가 처음으로 무척 아까웠다. 21살 중환자실로 들어가서 줄곧 병실 천장만 보고 지냈던 시간. 의사가 호언장담했던 죽을 거라거나 누워 숨만 쉬고 살아야 한다는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고 벌떡 일어선 것에 감격해 마지않던 내 푸르디푸른 이십대를 그동안은 사실 아파하거나 후회하지 않았는데 하루를 쪼개서 쓸 정도로 바쁘게 사는 그의 에너지에 .. 2020. 1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