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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48

[영화/소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는 이미 영화로 충분히 아릿한 감정을 경험했음에도 아버지 료타에 빙의되 그의 섬세한 감정선과 표정이 떠오르며 읽는 내내 마음이 다시 한번 흔드렁거렸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자꾸만 시선이 게이타의 얼굴로 빠져들 듯이 집중되었다. 어떻게든 정신을 분산시키고 싶었다." p39 온갖 정성으로 6년을 키운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아닐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도대체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 솔직히 가늠은 되지 않지만 일에 빠지든 뭐라도 하지 않으면 깊어지기만 할 상처를 알기에 료타의 행동이 더 아프게 전해진다. 애정이 애증으로 바뀔 수 있는 그 간극을 상상할 수 있을까. 아이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 자체가 이미 미안한 일이 되어 버린 료타의 시선이 떨리듯 감정도 함께 떨린다. "역시 그런 거였어" .. 2018. 8. 14.
[곡성:哭聲] 나는 제대로 물렸다. 여기저기 입소문이 자자했던 을 봤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으리란 생각도 있었고 나홍진 감독의 전작을 보면서 그의 철학에 대한 영화적 표현이 잔인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부분에서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잔인한 장면이 없음에도 공포스러울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의 인터뷰를 보았을 때 잠시 흥미롭긴 했지만 이일 저 일로 기억 속에서 밀어내졌었다. 그러다 TV 예능 프로에서 영화를 패러디한 내용을 보면서 다시 내용이 궁금해졌다. "감독은 미끼를 던져분 것이고 나는 미끼를 물어분 것이다." 영화는 감독의 말대로 전작처럼 잔혹스럽게 때려죽이거나 심한 폭력적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심장을 쫄깃해진다. 인간적인 두려움이나 공포는 결국 잔혹스러워야만 만들어지는 건 아닌 게 확실하다... 2016. 7. 23.
[헬머니] 통쾌한 속풀이가 아닌 답답한 욕이다. 대중문화 콘텐츠는 '공감'을 이끌어 내야하는 막중한 임무가 부여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예술'이든 '쓰레기'이든 왈가불가 떠들기 좋기 때문인데 영화 는 어찌된 일인지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끌어들어 들이고는 있지만 공감적인 부분이 미흡하다. 요즘 티비의 한 코미디프로에서도 보여지는 윤회처럼 꼬리를 물고 돌아가는 인생사를 보여주는 '갑'과 '을'이라는 프로가 떠오를 만큼 욕쟁이 헬머니(김수미)의 굴곡진 인상사를 통해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는 인생을 이야기한다. 거기에 요즘 SNS나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욕을 쏟아내는 어른, 아이들의 가리지 않는 무분별한 행동을 꼬집는다. 특히 거침없이 쏟아내는 욕들을 '해석'해주는 해설자는 의미도 모르고 하는 욕을 제대로 지적하고 있다. 또한 오디션에.. 2015. 5. 5.
[살인 의뢰] 복수극이라고 하기엔 너무 가슴 먹먹하다. 비가 쏟아지는 음침한 거리, 우산을 든 여인이 종종걸음으로 걸어가고 뒤를 따르는 그림자. 여자는 이상한 느낌을 뒤를 돌아보다 뛰기 시작한다. 첫 장면은 의 오마쥬였던걸까. 역시 잔혹한 살인마에 대한 복수를 담는 영화라는 점을 보면 말이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사이코 패스적 살인마에 대한 봐왔던 영화 중에는 단연 으뜸이 아닐까 싶다. 이나 , 오래된 영화이기는 하지만 의미없이 퍽치기를 조명했던 등도 좋았지만 는 전개하는 방식이 드러나지 않는 살인마를 쫒는 형식이 아니라 대놓고 살인마를 드러내 놓고 "함께 복수하자!"라는 식의 직설적인 감독의 표현 방식이 맘에 들었다. 감독은 이 영화에서 두 가지 민감한 윤리적 부분을 던지며 "도대체 뭐가 옳으냐?"며 관객들에게 강력한 메세지를 던진다. 이 부분도 정말 좋다... 2015. 5. 4.
[이미테이션 게임::The Imitation Game] 천재이기에 앞서 소수자의 아픔을 조명한 영화 천재 수학자와 관련된 영화 이나 같은 영화를 몰입해 보게되는 이유는 그게 실존 인물이든 아니든 그의 삶을 조명하는데 집중하지 않고 업적이나 상황을 이야기하는데 어찌됐던 그들의 재능이 나에게는 구멍인 수학을 잘하는 인간이라서 그렇겠죠. 슬프게도. 그런 의미에서 역시 정말 몰입된 영화이긴 하지만 다른 영화들 보다는 관점이 달라 좀 흥미롭긴 했습니다. 게다가 튜닝 교수를 연기한 베네딕트 컴버베치는 연기가 아니라 그냥 튜닝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 배우가 연기를 잘하는지는 알았지만.. 처음이 스필버그의 였나? 중저음의 멋진 목소리에 말과 일치하게 긴 얼굴을 가진 배우로 기억되는.. 그리고 에서도 기억에 남았는데 암튼 이 영화는 그냥 베네딕트 컴버베치의 영화네요. ​ 영화는 시작부터 이미 체념섞인 목소리의 나레이.. 2015. 5. 2.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 요녀석, 그걸 기억하고 있었구나. 을 보고 난 소감은 "아쉽다"입니다. 물론 전작보다 상황이나 스케일은 커졌지만 그만큼 할 이야기도 많아져 버린 탓인지.. 통통 튀는 캐릭터는 저 혼자 살아 움직이듯이 조선의 셜록인 김민(김명민)과 조선의 왓슨인 서필(오달수)은 쉴새없이 뛰고 은근하게 웃음을 줍니다. 초반부터 중반이후까지 은괴의 출처를 쫒는 과정에서 자주 등장하는 어설프게 인간적인 산적떼의 명분과 불량은괴의 공장 피습 과정 등이 많이 긴박한 과정임에도 전혀 긴박스럽지 않으면서 느슨해져 버립니다. 거기에 여기저기 많은 이야기를 산만하게 만들어내 엮다보니 '추리'라는 기본적 공식자체도 흔들어 버렸네요. ​ 기발한 발명품과 그에 걸맞는 이름을 지어주며​ 친절하게 설명을 곁들이며 관객에게 웃음을 주고 서필과의 주고받는 만담에 가까운 이야기에 슬며.. 2015. 4.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