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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23

[에세이] 어른의 무게 - 누구나 어른이 되지만 누구나 어른으로 사는 것은 아니다 제목이 참... 그랬다. 그동안 종종 '어른'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 담긴 책을 읽었지만 이렇게 묵직한 질문에야 선뜻 대답도 읽을 용기도 나지 않아 머뭇댔다. 이름도 장한 사람인 작가는 단호하게 말한다. "누구나 되지만 누구나 어른으로 사는 건 아니"라고. 그렇다면. 나는 그 무게를 견디고 있는가. 무사히 그리고 기꺼이? 아... 어쩌면 좋지? 더 읽어야 하나? 고민 한다. 시작부터 잠에 대한 그의 단상이, 그 깊은 황량함과 피폐함이 고스란히 활자에 눌려 옮겨 오더니 기어이 눈물을 짜내 버렸다. 뿌해진 시야에 한참을 읽기를 멈춰야 했다. 한마디를 덧붙일까 말까 망설였다. 최악의 인사고과를 받던날 퇴근길에 괴로움과 더러움을 씹고 집에 들어가던 그가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웃는 일이 괜찮은 걸까 싶었다. 나 역.. 2020. 12. 13.
[에세이/심리]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 이해하고 이해받고 싶은 당신을 위한 공감 수업 제목이 뭔가 비장함을 주는, 그래서 더 당부 받는 기분이 들었다. 이미 깨닫기 시작했고 그런 흐름에 내가 너무 늦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랄까. 공감, 그 흥미로운 이야기다. "공감은 늘 솔직한 자기평가를 수반하고, 우리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자기변화의 가능성을 드러낸다." p20 공감은 대부분 긍정적이지만 때론 부정적일 수도 있고, 방어적일 수도 공격적일 수도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에서 공감을 새로운 관점으로 집중하게 된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공감을 필요로 한다." p63 단순하게 신피질과 편도체의 메커니즘으로 공감을 분석해내는 것이 탐탁지 않지만 인간이 갖는 유일한 감정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말도 안 되는 일이기에 진화론적 혹은 생물학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동의한다. 저자는 '공감 부족'이라 느.. 2020. 11. 24.
[자기계발] 끌리는 말투에는 비밀이 있다 (10만 부 기념 한정판 리커버 에디션) - 사람의 마음과 인생의 기회를 사로잡는 대화법 결정의 90퍼센트는 감성에 근거하고 설득을 시도하려면 감성을 지배해야 한다. 처세술과 관련된 이 책은 늘 말에 대한 고민을 하는 내게는 남다르게 느껴졌다. 게다가 온라인 시대에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쳐 사람들과의 거리가 생긴 터라 대화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중이다. "말이란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아무리 진심이라고 해도 그것을 적절히 표현하지 못한다면 상대를 감동시킬 수 없다." p21 처세술이 대인관계를 넘어 성공의 키워드일지라도 진심보다 상대를 감동시키기 위해 머리를 굴리면서 말을 해야 한다면 삶이 얼마나 피로할까 싶지만 저자는 상대에게 자신을 각인시키기 위해 필요한 스킬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좀 당혹스러운 내용도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로 처세나 접대, 비위 맞추기 같은 것들을 못한다기보다 .. 2020. 10. 24.
[문학/소설] 퀴리나 부인과 두더지 손님 이라는 약간은 생소한 이탈리아 소설을 읽었다. 역시나 생소함은 낯섦과 같은가? 내용에 등장하는 각족 지명이나 명언 등은 몇 번씩 되뇌며 읽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준다. 친절하게 주석을 달아는 주었지만 읽어나가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작고 얇은 책이지만 그 안에서 우리에게 "공존"이라는 사유의 즐거움을 준다. 현대인은 회사 건 집안이 건 조그맣던 크던 나만의 영역을 갖고 싶어한다고 생각하는 데 이 책은 그런 나만의 영역,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퀴리나 부인과 두더지를 통해 명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어느 날 은퇴 후 자신만의 공간인 정원에 낯선 풍경이 만들어지고 그 주범이 두더지라는 결론으로 그 침입자를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춘 퀴리나 부인은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그런데 모두 허사로 돌아가고 어느새 '침입자.. 2016. 10. 3.
[문학/소설] 어쩌다 이런 가족 이란 제목이 왠지 부정적인 느낌을 미리 주고 싶어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막장 드라마보다 더 막장인 가족들의 이야기니까 기대들 하시라' 같은. 하지만 그런 이면에 한 가족사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려는 작가의 생각도 미리 짐작할 수 있지만 말이다. 각자의 삶에 충실하면서 서로에게 단절된 가족의 이야기는 많은 가족들의 이야기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예상했던 시나리오다. 막장 집안이라는 사회와 구분된 한정된 공간적 영역을 설정해 놓고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가족들의 이야기. 타고난 환경이 다른, 대를 금수저를 물고 타고난 종자들. 적당히 부유한 게 아닌 '시크릿 가든'에서 '통장에 돈이 얼마나 있는지 몰라야 좀 사는 거다'라는 주원의 말처럼 돈이 많고 적음이 별문제 되지 않은 가족들이 겪.. 2016. 9.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