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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7

[문학/소설] 나의 남자 는 여러 가지 아니 갖가지 생각이 드는 책이다. 1인칭 화자로 그것도 여자가 여자의 시선으로 수줍게 고백하듯, 아니 용기 있게 폭로하듯 자신의 흔들리는 감정을 써 내려간 이야기에 매료되고 말았다. 제목이 주는 묘한 호기심이 있기는 했지만 정작 이 책이 중요하게 가슴을 파고들었던 이유는 담담하게 이야기하듯 불륜에 대한 "사랑" 이야기다. 남편과 아들이 있는 한 여자. 10년째 건조한 삶을 살고 있는 작가인 그녀에게 우연히 찾아온 비 내리는 어느 가을밤의 두근거림은 읽는 이의 가슴도 덩달아 울렁이게 만든다. 관음증에 걸린 듯 그녀의 삶을 묘한 호기심으로 들여다보는 듯 한 느낌이다. 때로는 설레고 흥분되고 안타깝고 결국에 그렇게 되고 마는 사랑이라는 굴레를 실감한다. 소위 임자 있는 사람들에겐 임자를 벗어난 .. 2016. 3. 27.
[문학/소설] 황금부적 은 비밀리에 전해진 비기를 읽은 듯하다. 무협이나 토속신앙 적 색채가 짙은 소설이다. 오래 전 읽었던 이나 처럼 강렬하진 않지만 나름의 흥미로운 소재가 주는 색다름이랄까.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적절히 섞어 놓아 어디가 허구고 어디가 사실인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나 용인 할미산성은 집과 가까운데도 그러 곳이 있는지 조차 몰랐다. 기회가 되면 꼭 방문해 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 미래의 어느 날. 한국과 일본을 잇는 해저터널을 통과하던 버스가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전원 사망한다. 그리고 펼쳐지는 과거의 이야기들. 어렴풋하게 들어봤던 증산의 이야기. 실존 인물인지 가상의 인물인지 모르지만 강일순이라는 인물이 천지를 개벽하고 신인류를 재건한다는 이야기. 그리고 후세로 이어지는 이야기에는 신인류의 기.. 2016. 2. 15.
[문학/소설] 7년의 밤 소름돋을 정도로 무섭고 재미있는 소설이다. 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에필로그에 그녀도 말했듯이 "사실과 진실 사이에는 '그러나'가 있다."가 아닐까. 이 소설은 미친 흡입력으로 무장했다. 빠르고 섬세하고 거친 호흡을 토하며 읽게 된다. 무심히 프롤로그를 지나 첫 장의 제목을 읽는다. '세령호', 하필 작년 차디찬 바다로 가라앉은 배의 이름과 묘하게 어감이 비슷하다. 읽다보니 바다와 호수만 다를 뿐 차디찬 수심 깊이 감춰진 '무엇'에 대한 이야기다. 의도적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재빨리 발행년도를 찾았다. 2011년. 그렇다면 의도하지 않은 우연이다. 비슷한 어감의 배는 2014년에 침몰했으니. ​ ​정유정.. 정유정? 그러고 보니 낯익은 이름이다. 누구지? 그녀의 프로필에 가 눈에 띈다. 그 작품도 정.. 2015. 12. 18.
[문학/소설/동화] 나무 위의 고래 : 모노동화 1 이상하리만치 독특한 책을 읽었다. 모노동화라 부제가 달린 소설 다. 젊은 감각의 시인·소설가들이 창작하는 자기 고백적 동화 '모노동화'라는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모노 드라마를 연상 시키 듯 거대한 나무 위에 걸쳐진 보트 위에서 지내는 소녀의 자기 고백적 독백을 통해 독자의 다양한 삶의 성찰을 할 수 있게 한다. 예전 라는 영화에서 여자 김씨가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남자 김씨를 훔쳐 보듯 관찰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는데 이 소설에도 소녀가 누군가를 망원경을 통해 관찰하는 내용이 인상 깊다. 사람과 사람의 사이는 그것이 호기심이든 관심이든 어쨌든 자세히 들여다 보듯 관찰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책은 여러 부분에 걸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신 착란에 가까운 소녀를 통해 세상과의 소통의 혼돈, 단절의 .. 2015. 12. 5.
[문학/소설] 알바생 자르기 : Fired 묘한 책이다. 불편한 감정이 들지만 누구의 편(便)도 될 수 없는 어정쩡한 마음가짐이 된다. 눈에 띄는 최신 작가의 소설을 묶어 영문번역까지 진행하는 K-픽션 시리즈 중 13번째 작품인 를 읽었다. 솔직히 자극적인 제목에 이끌렸다. 삼포를 지나 오포세대가 널린 대한민국의 요즘 "자른다"는 행위 자체가 불편할 수 밖에 없는데도 제목을 이렇게 자극적으로 내세울 정도라면 소위 말하는 군림하는 "갑"과 휘둘리는 "을"에 대한 내용이라 생각했다. 마흔 중반을 넘긴 "을"의 입장에서 그것도 목숨 줄 간당간당한 계약직이라는 점에서 호기심이 생길 수 밖에. 제목뿐만 아니라 책 자체가 독특하다. 한쪽은 국문 다른 한쪽은 영문이다. 내용을 들여다 보면 의욕도 책임감도 없는데다 근태까지 별로인 알바생 혜미를 자르는 문제로 .. 2015. 10. 27.
[문학/소설/청소년] 옆집 아이 보고서: 비루한 청춘의 웃기고 눈물 나는 관찰 일기 제4회 한우리 문학상 청소년 부문 당선작인 는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말로 표현되지 않을 정도로 불안정한 고교 시절의 표상을 이야기 한다. 사람의 기억이라는 게 편리하게도 나쁘거나 아프거나 상처인 것보다 좋은 것을 더 많이 기억한다. 물론 당한 사람의 기억은 그 반대이겠지만. 이 책은 흔들리는 고교생들의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재미있는 대사로 일진이라든지 양아치라든지의 폭력적이거나 아픈 기억들을 끄집어 내며 무겁고 아픈 이야기로 공감대를 자극하려는 작위적인 내용을 피하고 있다. 하지만 어쨌거나 흔들리는 청춘들의 아픈 상처는 "어떻게?"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하고 있다. ​ 그냥 좀 말썽피고 제도에 비뚤지만 귀엽게 대항하려는 무민과 녀석의 소녀 혜령이, 그리고 왠만하면 옳은 일 따위는 하지 않으려는 녀석의 마음을.. 2015. 9. 22.